"당회와 퀸사모의 갈등, 잘 해결되리라 믿는다"
"당회와 퀸사모의 갈등, 잘 해결되리라 믿는다"
  • 이승규
  • 승인 2009.07.31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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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이규섭 목사 인터뷰…"9월부터 본격적인 목회 시작하겠다"

▲ 이규섭 목사는 부임하자마자 퀸사모를 만났다고 했다. 당회 장로들은 싫어했지만, 사태를 잘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지난 2007년 말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퀸즈한인교회는 일대 혼란을 겪었다. 당시 담임목사였던 고성삼 목사가 사퇴를 했고, 약 10개월 동안 교인들은 담임목사 없는 교회를 다녀야 했다. 2009년 3월 이규섭 목사가 취임했지만, 담임목사 청빙 과정에서도 말이 많았다.

현재 퀸즈한인교회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다. 2년 전 교회를 혼란하게 만들었던 갈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퀸즈한인교회를 사랑하는 모임'(퀸사모)은 당회원들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고, 당회원들은 사퇴 대신 사과로 사건을 매조지하고 싶어 한다. 양쪽의 갈등은 폭발 여부에 따라 퀸즈한인교회를 2년 전으로 되돌려 놓을 수도 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규섭 목사는 자신감을 보였다. 퀸즈한인교회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인 '퀸즈한인교회를 사랑하는 모임'(퀸사모)과 당회와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겠냐'는 민감한 질문에도 "해결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부임하자마자 퀸사모들과 만났다고 했다. 당회원들은 이런 만남을 싫어했지만, 이 목사는 양쪽의 얘기를 다 듣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그리고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양쪽 모두에게 잘한 점과 잘못한 점을 얘기했다고 했다. 이 목사의 얘기를 들은 당회원들은 공개된 자리에서 퀸사모, 특히 출교자로 거론됐던 5명의 교인에게 사과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퀸사모는 당회원들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 목사와의 인터뷰는 7월 29일 퀸즈한인교회 담임목사실에서 약 2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취임한 지 8개월이 됐다. 그동안 퀸즈한인교회를 지켜본 소감은.

8개월 동안 관찰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우리 교회를 지켜봤다.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이 보인다. 장점은 계승하고, 단점은 고칠 생각이다. 9월부터 목회에 힘을 내려고 한다. 우리 교회 단점은 파벌이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게 개인이 잘못해서 생긴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의견이 다르다 보니까 생겼다. 서로 오해가 풀리고 이해하기 시작하면 얼마든지 없어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이렇게 된 건 엄격히 말하면 목사를 비롯해 장로들이 잘못했기 때문이다. 전임 목사가 사임하고 나서, 영적 리더십이 없었다. 영적 리더십의 부재가 우리 교회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지금은 대립 관계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섣불리 갈등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시간이 필요하다.

또 다른 단점은 교인들 사이의 관계가 끈적끈적하지 않다. 퀸즈한인교회에 다닌다는 소속감은 강한데, 공동체성은 매우 약하다. 아직 우리 교회는 대형 교회가 아닌데, 벌써 이렇게 공동체성이 약해지면 어떡하나. 공동체성 강화는 내년 목회 목표다. 2010년 초반부터 잘 시작하기 위해서는 가을부터 워밍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9월에 다락방이나 구역 등 조직도 완전히 개편할 생각이다.

이규섭 목사는 조직 개편을 통해 세워지는 평신도 지도자들과 자주 만나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담임목사 청빙을 할 때 대다수 장로는 이규섭 목사를 마땅치 않아 했다. 장로들과 인터뷰 할 때 한 장로와 이 목사 사이에 언쟁이 있었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장로들은 이 목사를 쉽게 다룰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상황에서 담임목사가 젊은 집사들과 가깝게 지내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

▲ 지난해 10월 교인들이 공동의회에서 담임목사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
평신도 지도자들과 자주 만나면, 장로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걱정하지 않는다. 얼마든지 좋게 끌어갈 자신이 있다. 경험도 있다. 당회에 속한 장로님들이 시무 기간이 짧은 상태에서 당회원이 됐기 때문에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선배 장로들이 잘못한 걸 따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점은 경험이 없다 보니까, 교회 운영이 미숙하다는 점이다. 담임목사 없는 기간 동안 당회원들이 훌륭하게 교회를 이끌어 오셨지만, 시행착오도 많았다. 교인들 중에는 당회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당회원들이 다 물러나야 된다고 말하는데, 그건 아니다. 교회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어쨌든 담임목사 없는 기간 동안 수고하지 않았나.

당회와 퀸사모의 갈등을 해결하기 쉽지 않다. 목사를 하나 떠나 보내는 아픔을 겪었지만 여전히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고, 언제 화약고가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미리 분명하게 말할 것은 진리 빼고는 중립이라는 점이다. 교회에 부임하자마자 퀸사모 쪽 교인 분들을 다 만났다. 물론 당회원들은 싫어했다. 내가 퀸사모에 영향을 받을까봐. 하지만 양쪽 얘기를 다 들어봐야 하지 않겠나. 퀸사모 분들이 얘기하는 불만 다 들었다. 오래 걸리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시간에 맡기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나. 퀸사모 쪽에는 교회를 나누려고 한 부분은 잘못한 것이라고 얘기했다. 교회를 나누려고 한 죄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당회원들에게는 당회장이 없는 상태에서 위임장만으로 공동의회를 연 것은 불법이라고 얘기했다. 그날 결정이 안 났으니까 망정이지, 만약 어떤 결정이 났으면 큰일 날 뻔 했다. 당시 공동의회에서 일부가 출교 당하고, 이들이 법에 호소했다면, 100% 당회가 졌을 것이다. 이런 얘기를 양쪽에 했다. 이해는 한 분위기였다. 당회원들은 공석에서 사과를 하겠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일부 퀸사모 쪽은 사과로 부족하다고 얘기한다. 상처가 너무 깊으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는 건 인위적으로 하면 안 된다. 어차피 1~2년 안에 지금 당회에 있는 분들, 자연스럽게 교체된다.

당회나 퀸사모 모두 설득할 자신이 있다는 얘긴가.

교회 행정은 다수결로 처리하면 된다. 또 대화와 토론을 통해 얼마든지 양보할 수 있다. 지금 당회원들은 교인들이 뽑았다. 퀸사모는 내가 부임해서 모든 걸 다 바꿔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성령이 일하시리라 믿는다.

▲ 퀸즈한인교회는 7월 26일 40세 생일을 축하하는 잔치를 열었다.
목회에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의 권위는 양보하지 못한다. 내가 다른 것은 다 양보할 수 있지만, 강단에 대해 간섭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성경은 분명히 담임목사는 말씀을 가르치는 자로 하나님께서 세우셨다고 말하고 있다.

강단의 권위를 강조하면 목사를 신격화할 수도 있지 않나. 지금 교회의 신뢰도가 떨어진 게 목사를 너무 떠받들었기 때문 아닌가.

나는 권위주의자가 아니다. 동문교회 건축할 때 얘기를 하나 해야겠다. 교회 건축할 때 가장 힘들고 더러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화장실 타일을 내가 깔았다. 무릎 꿇고 하나하나 일일이. 이런 목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권위의 리더십이 아니라, 섬김의 리더십. 내가 화장실 타일을 깔았다는 게 소문이 나서 교인들이 얼마나 화장실을 깨끗하게 썼는지 모른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뉴욕에 와서 보니까, 선교의 보고더라. 물론 해외로 나가는 미션도 중요하지만, 맨해튼에 있는 수많은 인종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곳은 세계에서 뉴욕이 유일하다고 본다. 미국까지 유학을 올 정도면 자국에서는 리더급 아니겠나. 구체적인 생각도 있다. 교회에서 월세를 내고, 무상으로 장소를 제공해준다. 예를 들어 이란 민족을 선교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이란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예배를 하겠다고 하면 무상으로 빌려줄 수 있다. 소수민족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사람이 와서 예배를 하겠다 그러면 역시 똑같이 할 수 있다. 또 해외 파송 선교사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 교회가 지난 15년 동안 선교사를 한 번도 파송하지 않았다. 기도했는데, 한 교인이 선교사로 나가겠다고 하더라. 2년 정도 훈련해서, 선교사로 파송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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