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목사,“슈퍼갑 남한, 통큰 양보 필요”
이영훈 목사,“슈퍼갑 남한, 통큰 양보 필요”
  • 편집부
  • 승인 2015.01.1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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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신년 기자간담회, 남북관계 입장 밝혀
   
▲ 이영훈 목사가 지난 15일(한국시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제공: 한기총)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회장이자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인 이영훈 목사의 최근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통일에 관한 발언이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 한기총 회장들의 보수 일색 북한관련 발언에 비춰볼 때 파격이라는 단어도 사용되고 있다.

“남은 통일 문제에 있어서 ‘슈퍼갑’의 위치에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남한은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잘 사는 만큼 북한을 자극하는 행위들을 자제하고, 일일이 맞대응하거나 한마디에 발끈하지 말고, 대인답게 통 크게 양보하면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역대 보수 정권의 원군을 자청하며 보수 기독교를 대변해온 한기총의 회장이자, 조용기 목사와 그 가족들의 비리로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인 이영훈 목사가 지난 15일(한국시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가진 한기총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이다.

지난해 강화도 애기봉 성탄트리를 점등하지 않겠다고 해 북측의 반발을 잠재웠던 이 목사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 성탄트리가 오히려 갈등을 야기하고 북측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자제를 요청해 와 그렇게 했다”며 “국내 보수와 진보 세력 간에도 서로 대화하면서 조화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수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서도 “북을 자극해서 도움 될 게 없다. 자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국교회에 통일기금 조성을 언급하면서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올해부터 1%의 예산을 통일기금으로 조성한다”며 “사라진 북한교회들을 통일됐을 때 재건할 수 있도록 교회마다 1% ‘통일기금’을 적립하자”고 제안했다.

이영훈 목사는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되어 온 한기총의 금권선거 예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출산 문화를 장려하는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한기총의 금권선거 논란은) 대부분 선거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라며 “한기총 대표회장 선출과 관련해서는 선거 제도를 탈피하고 교단장들과 교계원로의 협의를 거쳐 추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진보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의 연합에 대해 “진보가 있어야 개혁이 되고 보수가 있어야 전통이 지켜지는 법 아닌가”라며 “종북좌파니 보수 꼴통 운운하는 대립을 극복하고 보수와 진보가 서로 대화하고 조화를 이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2012년 이후 중단된 부활절 연합예배를 재추진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한기총과 NCCK와의 통합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목사의 이번 기자간담회 발언은 그동안 한기총 지도부를 비롯한 교회 지도자들의 노골적인 정권유착과 극우적 행보로부터 선을 긋고 있다는 평이다. 더 이상 한기총이나 교회가 우익집단의 들러리로 서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들린다. 과거 세월호 사건 직후 천 명의 교인들과 함께 안산 재래시장 장보기를 실천할 때부터 보여온 행보가 교계에 어떤 영향력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편집부 / <뉴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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