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도 여러 가지가 있다
자살도 여러 가지가 있다
  • 지성수
  • 승인 2015.08.06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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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성수 목사 ⓒ <뉴스 M>

자살도 여러 가지가 있다. 자살로 오인할 수 있는 타살도 있고 안죽으려고  했는데 실수로 죽을 수도 있고 저항용 자살도 있고 책임을 지는 자살도 있다.

결정적 증거를 가지고 있는 국민걱정원 직원이 자살을 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여러가지가 수상하다. 사건의 내막을 잘 모르는 나같은 사람 눈에도 '감사합니다.'로 끝나는 유서는 정말로 이상하다. 자기를 죽게 만든 조직을 향하여 '감사하다.'니?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수가 없다.

그래! 정보기관이라는 조직의 생리대로 모든 비밀을 않고 영원히 침묵을 지키기 위하여 죽었다고 일단 믿어주자! 그러나 “지나친 업무에 대한 욕심이 오늘의 사태를 일으킨 듯하다.”라는 표현이 나를 주목하게 만들었다. 유서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때 그 직원은 '왜 그런 욕심을 가졌을가?'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창 ‘안기부 불법도청’ 문제로 시끄러울 때 안기부에서 정년퇴직을 한 친구와의 대화가 생각났다. 내가 “분명히 안기부에서 한 일인데 왜 책임 소재가 밝혀지지 않느냐?”고 물으니까 대답이 “분위기로 일하는 사회라서 그렇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박 통이 외국에 나가 자기를 비난하는 김형욱을 보고 “이 사람 안 되겠구먼!”하고 한 마디 하면 알아서 김형욱을 납치해서 회를 쳐버리는 사건 같은 경우인 것이다.

이번에 자살한 직원의 경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민을 사찰을 하는 분위기가 그런 일을 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인 것이다.

   
▲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위조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국가정보원 협력자 김 모 씨가 자살을 시도하였다.

어떻든 언제 어디서든 분위기 파악은 중요하다. 예수도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애곡하여도 너희가 가슴을 치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라고 하면서 분위기 파악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았던가?

우리에게 아나키스트의 대표적 존재로 교과서에 소개되어 있는 미하일 바쿠닌이라는 인물이 있다. 바쿠닌은 19 세기 중반 유럽 혁명전선에서 마르크스와 쌍벽을 이룰만한 라이벌이었지만 지금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는 혁명을 위해서 전 생애를 바쳐서 혁명의 냄새가 나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쫓아 다녔지만 “항상 임신 3 개월을 9 개월로 오인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역사의 분위기를 파악 못한 사람으로 길이 남아 버린 것이다.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것은 날 때부터 눈치가 없는 선천성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신념체계가 균형이 맞지 않게 한 쪽으로 쏠려 있는 경우이다. 어리석거나 둔한 사람이 분위기 파악을 못할 것 같지만 의외로 약아빠지거나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람도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자기주장이나 생각에 빠져있는 때이다.

 

지성수 목사 / '군종, 교목, 원목, 빈민목회, 산업목회, 개척 교회, 이민 목회등을 거쳐서 지금은 현장 목회를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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