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그림교회 양춘길 목사

미국장로교(PCUSA) 뉴저지 필그림교회(양춘길 목사)와 동부한미노회가 교단탈퇴를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필그림교회는 2012년 12월 미국장로교의 ‘동성결혼’을 비롯한 신학적 방향을 따를 수 없어 ‘은혜로운 결별정책’(Gracious Dismissal Policy)에 따른 관계해소 청원을 올렸다. 이후 3년여동안 노회와의 협의 속에 교단탈퇴를 준비해왔으며, 오는 11월 15일 공동의회 투표를 통해 ‘결별’을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노회, 행정전권위 파송 강행"

하지만, 지난 13일 노회가 필그림교회에 행정전권위(Administrative Commissions, 이하 AC) 파송을 결정함으로 ‘교단탈퇴’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됐다.

동부한미노회는 13일 필그림교회에 AC 파송을 결정했으며, 뒤이어 당회 해산과 양춘길 담임목사 3개월 직무정지(유급휴가 방식) 등을 통보했다.

필그림교회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AC는 교회 내 분규 등의 사유로 개교회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고 판단될 경우 행정 전반을 감독하기 위해 파송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인 교육자료, 신학적 해석 등을 거론하며 AC를 파송한 것은 교단법 절차에도 위배되는 조치라 그 적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회는 △‘교단과 관련한 잘못된 교육자료로 교인들을 교육하며 교단을 비난한 점’, △ ‘노회해체 안건을 상정함으로 노회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은 점’, △‘노회의 권한 아래 있는 교회의 재산권을 사회법정을 통해서라도 관철시키겠다고 교인들에게 표현한 점’ 등을 거론하며 AC 파송 결정 사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필그림 교회 관계자는 “2년전 PCUSA 목회자의 약 45%정도가 ‘예수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유일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자체 조사결과(Presbyterian Panel Survey) 등에 대한 교인 교육을 한 점과 작년 221차 교단총회를 통해 ‘결혼에 대한 정의 변경’을 보며 동부한미노회의 점진적 해체를 주장한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이 모든 사항들은 교단과 노회의 입장을 수용해 취소 또는 철회했는데, 1년 이상이 지난 지금 이를 근거로 AC를 구성했다는 점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 필그림교회 교육자료 중 일부(미국장로교 목회자 신학적 경향 조사결과)

그는 “지난 3년간 교단탈퇴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해 온 노회가 11월 15일 공동의회를 통해 탈퇴가 가시화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을 것이다”라며 “노회 내 가장 큰 재정을 분담해왔던 필그림교회 탈퇴가 다른 교회들에게 미칠 영향이 두려워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필그림교회는 현재 AC에 대처하기 위한 변호인단을 구성한 상태이며, ‘동부한미노회의 AC구성이 미국장로교 교단법에 위배되는 조치’라는 가처분신청이 동북대회(Northeastern Synod)에 접수돼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필그림교회의 한 교인은 “이번 사태를 맞아 교인들은 40일 대각성 기도회을 위해 매일저녁 본당에서의 기도와 체인 금식기도를 진행 중에 있다”며 “노회와 분쟁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활한 관계해소를 이루는 것이 담임목사를 위시한 교인들의 일관된 견해이다”고 전했다.

뉴저지 파라무스에 위치한 필그림교회는 1997년 양춘길 목사가 10가정과 함께 시작해 현재 약 2100명의 교인을 보유한 뉴저지 최대 한인교회로 성장했으며, 미국장로교와의 신학적 입장차 등으로 분리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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