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 80% 지지로 '장로 재신임' 예고
교인 80% 지지로 '장로 재신임' 예고
  • 양재영
  • 승인 2016.05.16 1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시공동의회, 김경진 목사 지지 확인.... 고성과 야유도 오고가
나성영락교회는 15일 약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정장정 개정'을 위한 임시공동의회를 열었다 © <뉴스M / 미주 뉴스앤조이>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적법성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실시된 나성영락교회 임시공동의회에서 범수습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주장한 ‘행정장정 개정안’이 교인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로써 김경진 목사를 지지해왔던 대책위가 향후 행보에 탄력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나성영락교회는 1997년 박희민 목사 재임시 공동의회를 통과한 행정장정 제 10장 부칙 제 36조 개정을 위한 임시공동의회를 개최했으며, 투표자 1025명 중 찬성 826명(79.5%), 반대 170명(16.5%), 무효 29명(4%)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공동의회 의장인 김경진 목사는 “(안건 통과에 관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사안은 다수결로 결정한다”며 약 80%의 찬성으로 행정장정 개정안이 통과됐음을 알렸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세례교인 300명 이상의 제청이 있으면 의장 직권으로 공동의회를 공고할 수 있으며, 의결사항은 즉시 공포·효력을 발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나성영락교회는 해외한인장로교(KPCA) 헌법에 규정한 '당회의 결의' 없이 교인들과 의장의 직권으로 공동의회를 소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당회를 견제할 수 있는 내규를 얻게 됐다는 평이다.

나성영락교회 한 관계자는 “나성영락교회는 그동안 당회의 전횡을 지켜보면서도 이를 견제할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 통과로 당회를 견제할 수 있게 됐다. 우선 4월 24일 담임목사의 ‘휴무’를 제기한 당회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공동의회를 통해 제기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범수습대책위원회가 제시한 행정장정 개정안의 내용 © <뉴스M / 미주 뉴스앤조이>

“전례없는 교인들의 참석과 관심”

행정장정 개정을 위해 소집된 임시공동의회는 나성영락교회 역사상 가장 많은 교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회원점명을 통해 서기장로는 “공동의회에 이렇게 많은 인원이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라며 1059명에 달하는 교인이 이번 사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참석했음을 언급했다.

서기장로는 '장정 개정'에 대한 토론이 이뤄지기 전 당회원들에 의해 제기된 김경진 목사의 ‘터키난민 지원 10만불 재정 미보고’ 의혹에 대한 해명과 사실관계를 먼저 발표했다.

그는 10만불 재정보고에 대한 근거와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터키난민 지원에 대한 재정 미보고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온라인을 통하여 공개적으로 교우들에게 거짓 소문 유포와 음해, 개인명예 훼손을 한 장로들은 정신적, 도덕적, 법적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700명이 서명한 ‘행정장정 개정’에 대한 발제를 통해 한 은퇴장로는 “최근의 당회 내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함으로 교회의 위상을 추락시켰다. 이번 장정 개정을 통해 비상구를 찾고 주님께 영광돌리고자 한다”고 주장했으며 다수의 교인들이 박수로 호응했다.

행정장정 개정에 찬성발언을 나선 모 은퇴장로는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지 장로들의 교회가 아니다. 당회는 교회를 다 망가뜨렸다. 인간의 부족한 면이 이번에 드러났다. 그러한 것에 대한 안전장치를 위해 대책위에서 제안한 행정장정 개정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20년간 교회를 출석한 집사라고 밝힌 한 교인은 “이번 개정안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전혀 없었다. 어떤 상황인지 알지 못하면서 이렇게 감정적으로 휩쓸리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처사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으나 다수의 개정안 지지 교인들의 야유와 질책을 받았다.

반대 발언을 하려던 모 은퇴 안수집사는 회의 진행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몇몇 교인들에 둘러싸여 퇴장했으며, 이 과정에서 “손만 대기만 해”, “시끄러워” 등의 고성이 오가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행정장정 개정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가 진행됐으며, 김 목사는 투표 교인수의 약 80%가 개정안을 찬성했음을 발표했다.

폐회 전 한 교인은 건의발언을 통해 ‘시무장로 재신임 안’을 제기했으며, 김경진 목사는 “이 안건은 향후에 논의할 수 있다”며 폐회를 선언했다.

나성영락교회는 15일 약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정장정 개정'을 위한 임시공동의회를 열었다 ©<뉴스M / 미주 뉴스앤조이>

한편, 공동의회 소식을 접한 당회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결과에 대한 평가와 향후 대책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공동의회 소집이 적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다수의 젊은 측이 참석하지 않았기에 온전한 교회의 목소리라 볼 수 없다”고 평가하면서 구체적인 언급은 삼가했다.

당회를 지지하는 한 교인은 “장정 개정은 시무장로 불신임안으로 이어져 교회를 분열로 몰고갈 수 있는 위험성이 다분하다. 교회를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양측이 지혜로운 결정을 해야할 것이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 통과는 ‘공동의회 적법성여부’와 ‘설교표절’ 등으로 궁지에 몰렸던 김경진 목사의 행보에 무게를 실었다는 평이다. 또한, 향후 ‘시무장로 재신임’을 위한 공동의회 소집여부에 따라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회의 전횡을 견제해야 한다’는 대책위의 주장과 ‘교인을 대표하는 장로들의 치리를 준수해야 한다’는 당회원들의 주장이 양립하고 있는 나성영락교회 사태의 추후 진행 방향에 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