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의 밤’, 선정성 등의 정체성 논란 일어
‘밀알의 밤’, 선정성 등의 정체성 논란 일어
  • 양재영
  • 승인 2016.08.02 09: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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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베델한인교회 ‘바다' 공연이 도화선
지난해 밀알의 밤 초청 게스트인 가수 '바다'와 올해 게스트인 가수 박완규.

[미주 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장애인 학생 장학금 모금을 위해 매년 열리는 밀알선교단 주최의 ‘밀알의 밤'이 계속되는 인기가수 초청과 관련해 정체성 논란이 일고 있다.

밀알선교단은 지난해 아이돌 그룹 출신의 ‘바다'를 초청해 ‘밀알의 밤'을 개최했다. 또한, 오는 10월 열리는 ‘밀알의 밤'에 뉴욕, 남가주, 필라델피아 밀알선교단이 메인 게스트로 락가수 ‘박완규'를 초청해 ‘밀알의 밤'을 가질 예정이다.

논란은 지난해 남가주 마지막 공연이었던 베델한인교회 공연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밀알의 밤’은 남가주,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텍사스 등에서 열렸으며, 베델한인교회 공연은 ANC 온누리교회, 주님의 영광교회를 이어 마지막 날 열렸다.

‘밀알의 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한 동부지역 밀알선교단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베델한인교회 공연에서 가수 ‘바다’의 지니치게 선정적인 의상과 종교다원주의적 언급으로 논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연 도중 남가주 밀알 선교단의 한 임원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으며, 가수의 종교다원주의적 언급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한 김한요 목사에게 밀알선교단이 사과를 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라며 “남가주 밀알선교단 이사회의 임원인 한 목회자가 ‘바다’ 공연 이후 사임한 것 역시 같은 배경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전했다.

남가주 밀알선교단의 전임 임원이었던 관계자 역시 “당시 공연을 보면 복음성가는 단 한곡이었으며, 나머지는 모두 대중가요였다. 가수의 선정적인 의상으로 인해 보는 내내 불편했다. 이러한 공연이 교회 예배당에서 열려야 하는지 깊은 회의가 들었다"고 전했다.

“공연 기획의 어려움과 정체성 논란"

지난해 논란이 된 '밀알의 밤' 베델한인교회 공연 중 한 장면

밀알선교단의 미주 총단장을 맡고 있는 이영선 단장 역시 이에 대해 일정정도 사실임을 확인해줬다.

이 단장은 “목회자의 신앙적 배경에 따라 포용할 수 있는 영역과 그렇지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게스트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조사했지만, 지난해 바다의 공연은 무리한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공연의 정체성에 대해 좀더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남가주 밀안선교단 이사회 임원의 사임과 베델한인교회에 사과를 전한 부분에 대해서도 비슷한 언급을 하였다.  

이 단장은 “바다 공연 이후 이사회의 한 임원이 사임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았다. 장소를 제공해준 베델한인교회의 김한요 목사 역시 공연과 관련해 불편해 하는 부분이 있어 사과를 했다”고 전했다.

이 단장은 ‘밀알의 밤' 초청 인사를 선정함에 있어서 여러가지 고충이 있음도 설명했다.

그는 “밀알의 밤의 수익금 전액은 장애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전해진다. 일부에서 흥행을 위해 지나치게 인기와 지명도 위주로 메인 게스트를 선정한다는 비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지명도가 떨어지는 게스트 선정은 홍보에 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금년에도 여전히 대중가수 박완규를 선정한 것에 대한 정체성 논란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남가주 밀알선교단의 임원을 역임한 한 목회자는 “몇년간 ‘밀알의 밤' 게스트를 보면 ‘소향'을 제외한 대부분이 대중적 인지도를 근거로 선정된 것이 사실이다. 만약 장학금 모금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면 차라리 교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충고를 했지만, 금년에도 인기가수 박완규를 초청해 진행하는 것을 보면 특별히 수정된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부정적 입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남가주의 한 목회자는 "지난해 공연을 직접 봤다. 예배당을 지나치게 성스럽게만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다. 초청 게스트 역시 기독교적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대중가수가 예배당에 설 수 없다는 논리는 구시대적 발상일 뿐이다"고 전하며 이번 논쟁의 무의성을 강조했다. 

교계의 중진 목회자는 “그동안 밀알선교단이 보여온 장애인 사역에 대해 폄하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이번 논란을 ‘밀알의 밤'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장애인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밀알의 밤'과 관련한 이번 논쟁이 어떤 논의로 발전할 지 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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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ㅈ 2019-09-13 13:05:41
수익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는 말부터 거짓이랍니다. 적자 메우고 쓸 거 다 쓰고, 남는 돈 조금 장학금으로 준답니다.

밀알 공연을 보고 2016-08-08 07:31:20
장애우들을 위한 선교의 공연보다는 거의 돈을 걷기 위한 수단인 것 같아 굉징히 씁쓸했다.
바다라는 가수가 지금 세상 방송에서 부르는 노래를 보면 이런 사람이 은혜를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과연 진정한 기독교인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