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교협 부총회장 선거, 올해도 시끌시끌
뉴욕교협 부총회장 선거, 올해도 시끌시끌
  • 유영
  • 승인 2016.11.01 0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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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김전 목사 사퇴로 지지자들과 선관위 의심스럽다며 목소리 높여
42회 정기 총회에는 237명이 사전 등록했으나 165명이 참석했다.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중구난방.'

10월 마지막날 열린 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뉴욕교협) 제42회 총회 운영과 분위기를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특히 뉴욕교협 최대 관심사인 회장 부회장 선거는 그야말로 중구난방이었다. 재석 인원 과반을 얻어야 하는 규정 때문에 참석 인원수를 확인하는 작업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165명이 참석해 개의한다고 발표했지만, 10명의 투표 위원은 이 숫자가 맞는지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여기저기서 이래라 저래라 말이 터져나왔다. 그러자 전 총회장 중 한 목사가 나서 진행발언을 했다. 

"목사가 아량과 눈치가 있어야 하지 않냐. 박수로 받으면 되지 않겠나. 총회에서 박수로 받으면 기분이 좋지 않겠는가. 이제 곧 점심 먹으러 가야 할 시간이다. 회의를 이런 걸로 너무 오래 끄는 건 좋지 않다.”

41회기 부회장이었던 회장 단독후보 김홍석 목사는 박수로 추대됐다.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결국 총회장 단독후보였던 김홍석 목사는 투표 없이 박수로 추대됐다. 지난 회의록을 보니, 이전 회기에도 같은 방식으로 선출했다. 한 목사는 “오랜 관행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칙에는 과반 득표로 되어 있지만, 박수를 득표로 하자는 동의안이 올라오면 상황은 그렇게 끝난다. 방청석에서 투표를 보았다던 한 교인은 “아무리 단독후보라도 그렇지, 보기 안 좋았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상황은 부회장 선거에서 일어났다. 김전 목사, 이만호 목사 두 명이 뉴욕교협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최창섭 목사)에 후보 등록을 마친 상황이었는데, 공지되었던 부회장 후보 김전 목사가 총회 이틀 전 갑자기 사퇴했다. 사퇴 후보 지지자들은 선거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지 항의하고 나서면서 회의장이 소란스러워졌다. 

부회장 선거에서 맞붙을 뻔 했던 김전 목사(뒤)와 이만호 목사(앞) 모두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선관위원장 최창섭 목사는 사퇴 경위를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선관위원장은 "김전 목사가 뉴욕교협의 화합을 위해 사퇴하겠다고 본인이 직접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목사가 이후에도 목회를 원활히 하며, 뉴욕 교계를 섬길 수 있도록 사퇴 이유는 밝히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다.

선거를 진행하는 최창섭 목사(선관위원장).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김전 목사 지지자들은 거세게 항의하고 나섰다. 실제 사전등록 받은 총대는 237명이었는데, 김전 목사 사퇴로 70여 명이 참석하지 않았다. 김 목사 지지자들은 회원들의 총회 불참이 선관위 탓이라고 강조했다. 뉴욕교협 선거관리위원회가 일방적으로 한 후보를 지지해 일어난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더불어 사이비 언론과 결탁했다는 의혹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한 목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선관위 말을 믿을 수 없다. 지난 28일, 일방적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고, 우리가 제시한 서류는 볼 필요도 없다고 했다고 들었다. 본인의 자진 사퇴가 아니고, 선관위가 일방적으로 내친 것 아닌지 의혹이 있다. 선관위 몇 사람이 후보자들을 따로 만난 일도 있고, 또 사이비 언론과 접촉한 증거 자료가 있다.”

김전 목사 사퇴가 선관위의 일방적 결정이었다고 주장하는 이준성 목사.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선관위는 김 목사의 목회와 앞으로 행보를 위해 밝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회의에 참석한 김전 목사와 총대들이 허락하면 녹음 파일과 사유 전부를 공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원장은 “우리는 부회장 후보로 등록한 김 목사의 관련 서류를 다 받았다. 그래서 목사 안수 증명서가 어디에서 발행되었는냐에 대해….”라고 이야기를 시작하려 했다. 그러자 전 총회장들이 “이 이상의 말은 덕이 되지 않는다”며, 나서서 말렸다. 

여러 정황과 선관위원장이 목사 안수 확인증을 들고 이야기한 것으로 보아 뉴욕 교계에서 이야기가 오가던 ‘목사 안수’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 목사가 제시한 서류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해외총회로 되어 있다. 현재 87세가 넘은 김전 목사는 지난 1996년, 예장합동 해외총회에서 전도목사로 안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합동 총회신학교에서 M.Div를 졸업한 그해에 목사 안수를 받았다. 당시 나이 67세였으니, 상당한 노령이었다. 

투표 위원들에게 명찰에 투표 용지를 받은 표시를 하라고 알려주는 선관위원들.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투표하는 뉴욕교협 총대들.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이의제기가 잦아들자, 이만호 목사의 부회장 당선 가부를 묻는 투표가 진행됐다. 전체 투표 참여 인원은 161명이었다. 이중 찬성 92표, 반대 67표, 무효 2표를 얻어 이 목사는 부회장에 당선됐다. 선출된 임원은 다음과 같다. 회장 김홍석 목사(뉴욕 늘기쁜교회), 부회장 이만호 목사(뉴욕 순복음안디옥교회), 평신도 부회장 이상호 안수집사(뉴욕성결교회), 감사 김영철 목사(순복음중앙교회).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뉴욕교협 깃발을 이양받는 것으로 진행한 신구 임원 교체식.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선출된 신구 임원 기념 사진.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회칙 개정이 이뤄졌다. 뉴욕교협 회장 부회장 입후보 자격에 ‘현직 목사회 회장은 출마할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를 두고 ‘뉴욕교협 헌법 6조, 모든 회원은 의결권, 선거권, 피선거권을 갖는다고 명시한 것과 상충한다’며, 몇 목회자가 반대 발언을 했다. 

하지만 ‘목사회 회장으로 있으면서 뉴욕교협 회장 선거에만 힘을 쓰려고 하면 어떻게 하나, 목사회 회원들을 뉴욕교협 회장 선거를 위해 총대로 등록하게 하는 등 활동이 있을 수 있어 막아야 한다’고 이를 반박했다.

결국 이 사안은 표결에 붙여졌다. 거수 투표로 진행됐고, 165명 중 110명이 찬성해 재석 인원 2/3가 넘어 입후보 자격 조항으로 신설됐다. 

회칙 개정안이 표결에 붙여졌고, 찬성 인원을 개수하는 서기 한준희 목사.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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