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평신도가 꿈꾸는 교회"
[팩트체크] "평신도가 꿈꾸는 교회"
  • 김동문
  • 승인 2017.01.0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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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사대로 동역하는 자비량 공동체 글의 구약 인용 짚어보기

이 글은, 신성남 님의 <평신도가 꿈꾸는 교회, 은사대로 동역하는 자비량 공동체>(2016.12.30.) 글 가운데 구약 관련한 주장과 구약 본문, 레위인에 관한 사실 확인을 짚어보는 글이다. 이 글은 신성남 님의 논지 자체에는 주목하지 않는다. 다만 주장의 근거로 사용하고 있는 구약 성경본문과 관련 개념에 대해서만 주목한다. 그 이유는 필자가 구약을 공부하는 학생이고, 성경 시대 문화와 일상에 관심이 한국 교회에 더 잘 자리잡기를 바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먼저는 글쓴이의 논지를 따라가면서 인용 출처를 확인하고, 다음으로는 구약 성경 본문 자체에 글쓴이 신성남 님의 논지를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근거가 있는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신성남 님의 글을 읽으면서, 그 비슷한 논지를 가진 Kiyoung Lee 님이 자신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올려 놓은 글(2016년 12월 27일)과 다른 인용 글들을 비교하였다. 이글에서는 성경 역본은 개역개정을 기본으로 사용한다.

'글쓴이의 글 따라 읽기'

신성남 님의 글 가운데 구약 관련 언급을 글의 흐름을 따라 짚어가고자 한다.

일부 교인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사실일 수 있겠지만, 레위인은 늘 제사 업무만 한 게 아니라 대부분의 일상을 주로 생업에 종사했다. 우리는 흔히 구약의 레위인들은 생업에 종사하지 않고 오로지 제사 업무만 관장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목사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일지는 모르겠으나 레위인도 생업이 있었다고 합니다. - Kiyoung Lee 님이 페이스북 담벼락글에서 

이 두 글을 보면, ‘목사들에게는’ -> ‘일부 교인에게는’으로 대상이 바뀌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글의 강조점은 닮은 것으로 보인다.

성경을 보면 레위인에게는 모두 48개의 성읍과 가축을 위한 초장이 주어졌다(민35:1-8). 거기에는 그들이 받은 성읍의 크기까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관련 성경 본문은 아래와 같다. 온라인을 통해 살펴볼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 옮겨본다.

1 여호와께서 여리고 맞은편 요단 강 가 모압 평지에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그들이 받은 기업에서 레위인에게 거주할 성읍들을 주게 하고, 너희는 또 그 성읍들을 두르고 있는 초장을 레위인에게 주어서 

3 성읍은 그들의 거처가 되게 하고 초장은 그들의 재산인 가축과 짐승들을 둘 곳이 되게 할 것이라. 

4 너희가 레위인에게 줄 성읍들의 들은 성벽에서부터 밖으로 사방 천 규빗이라. 

5 성을 중앙에 두고 성 밖 동쪽으로 이천 규빗, 남쪽으로 이천 규빗, 서쪽으로 이천 규빗, 북쪽으로 이천 규빗을 측량할지니 이는 그들의 성읍의 들이며, 

6 너희가 레위인에게 줄 성읍은 살인자들이 피하게 할 도피성으로 여섯 성읍이요, 그 외에 사십이 성읍이라. 

7 너희가 레위인에게 모두 사십팔 성읍을 주고 그 초장도 함께 주되, 

8 너희가 이스라엘 자손의 소유에서 레위인에게 너희가 성읍을 줄 때에 많이 받은 자에게서는 많이 떼어서 주고 적게 받은 자에게서는 적게 떼어 줄 것이라. 각기 받은 기업을 따라서 그 성읍들을 레위인에게 줄지니라.

 글쓴이는 다시금 글의 강조점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 근거는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다.

'레위 제사장'도 생업에 종사했다. 그들은 24개 반(역대상23-24)으로 편성되어 제사 업무를 담당했는데 각 반은 매년 단지 약 2주 동안만 제사를 수행했다. 
레위지파는 24개조로 나뉘어서 (역대상 23~24장) 한 조가 일년에 드리는 제사는 약 2주였다고 합니다. 상당히 적은 일수죠. - Kiyoung Lee 님이 페이스북 담벼락글에서 

시대적 배경과 상황이 다른 것에 크게 주목하지 않고 인용 본문에 대한 건너띄기가 이뤄진 것 같다. 구약시대에 레위인 남자들 모두가 세습된 존재였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제사장 가문을 24조로 구성하는 장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 묘사가 중앙성전 근무가 없을 때, 다른 노동을 하였다고 단정지을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이 본문은 아직 예루살렘에 성전이 지어지지 않은 때였음을 주목해야 한다. 중앙 성전이 없던 시절, 심지어 중앙 성전이 생기고 나서도 지역 성소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도 참고하여야 한다. 오히려 지역 근무와 중앙 근무를 오가는 순환근무 성격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니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을 생업에 종사한 건 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 48개 성읍의 인근에는 초장이 있었는데 이들은 거기서 노동해서 먹고 살았다. 레위 제사장은 파트타임 사역자였다.

그럼 일년중 나머지 대부분의 세월동안 어떻게 먹고 사는가? 레위지파가 거주하도록 지정된 48개의 시의 외곽에 레위지파를 위한 초장이 있었는데 (민수기 35장 1~3) 
제사가 없는 일년의 대부분을 이 땅에서 일을 해서 먹고 살았다고 하네요.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일하면서 먹고 살았다고 합니다. - Kiyoung Lee 

그런데 글쓴이 등이 언급한 성경 본문에서는 “이들은 거기서 노동해서 먹고 살았다. 레위 제사장은 파트타임 사역자였다“ 거나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일하면서 먹고 살았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구절이 제시된 것은 없다. 그럼에도 신성남 님은 “레위 제사장은 파트타임 사역자였다”는 강조점을 다시 내세운다. 주장만 반복되는 느낌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레위 제사장으로 글쓴이가 지칭하는 이들의 ‘생업’을 이렇게 묘사한다.

"그들은 다른 성읍과 마찬가지로 농사를 하고, 유목을 하고, 도기를 굽고, 그리고 옷을 만들기도 했다." 

이 주장의 근거는 온라인에서 검색할 수 있는, Jeremy Myers가 쓴 Pastoral Pay and the Levitical Priesthood이라는 글에 나오는 아래 단락이다.

So the Levites worked in their cities and the surrounding fields. Some were farmers, while others were herdsman. A few were potters, or weavers. Every trade that could be found in any other city would also be found in a Levitical city.

그런데 이 인용 출처 글 어디에도 이런 주장의 근거에 대해 따로 제시하고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나중에 레위인 중 상당수는 교사, 의사, 사서, 악사, 가수, 판사, 그리고 행정가로 일하기도 했다. - 신성남
평소에 선생, 판사, 의사, 출판업, 도서관원, 가수, 연주가, 경찰, 건축업 등에 종사했다고 합니다. - Kiyoung Lee님의 페이스북 담벼락 

이 주장의 출처는 온라인에서 검색할 수 있는, Ernest L Martin의 The Levites Place in Society에 나오는 아래 단락이다.

And while the ordinary Israelite gave his tithe every third year to the Levites (and the destitute), look at the services he got besides the management of the Temple. Israel got teachers for their children, physicians for their ills, scribes, musicians, singers, judges, and law enforcement officers.

글쓴이의 강조점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원글에 있어 보인다. 레위인들의 역할이 성전 봉사에만 머물러있지 않았다는 것을 원 더 강조하는 것으로 읽힌다.

'글쓴이의 논지 근거 따라 읽기'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신성남 님의 자신의 주장을 그 글에서 계속 강조했다. 성경 본문도 언급이 되었다. 그러나 언급된 관련 본문에서는 직접적인 그 주장을 확인할 수 없었다. 조금 더 관련 본문을 본문이 말하는 맥락안에서만 짚어보자.

1) 레위인이 곧 레위 제사장은 아니다.

제사장이 레위 지파 사람인 것은 맞지만, 레위인 자체가 레위 제사장은 아니다. 물론 그런 표현상의 차이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칭하는 범위에 대상에 대해 혼용하는 것은 문제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각 호칭과 용어, 그 지위와 역할 등은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출애굽시기 다르고, 사사시대 다르며, 왕국 시대도 시대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구약시대 전반적으로, 제사장은 레위지파의 아론과 그 자손들에게만 세습되는 것이었다. 모세오경의 제사장은 세속권력에 의해 임명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지정한 레위지파 아론 자손에게만 세습되는 신분이었다. 그런 이유로 레위 제사장이라는 표현은 일반적인 표현이 아니다.

2) 레위인은 종교업무만 맡지 않았다.

신성남 님이 언급한 성경 본문은 레위인 즉 레위지파 사람들을 통칭하는 표현으로 봐야 한다. 그들은 성전 봉사에 있어서 다양한 실무를 맡았다. (참조 민수기 4장) 또한 왕국 시대에 들어가서는 다양한 새로운 운영체계가 만들어졌다. 역대상 23, 24장은 이스라엘 왕국시대 초기, 제사제도의 제도화가 이뤄지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레위인 남자들 모두는 세습 종교인이었다. 레위인에 맡은 역할 중에 오늘날의 공무원에 해당할 수 있는 관원과 재판관이 언급된다. 종교국가 체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3) 레위지파에게 주어진 48개의 성읍과 그 들이 있었다. 이 들은 동물과 가축을 위한 공간, 즉 목축 공간이었다. 이것은 종교국가 체제에서 세습종교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였다. 언급된 분문 배경을 통해, 레위지파의 주업이 목축이었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레위 지파가 키우던 양과 염소, 지역에 따라 소과 일부 특수 동물은 성전제사에서 중요한 제수용품이었다. 왜냐하면 그 시절 육류가 일반인들의 식탁 품목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창세기 1장에 창조 사건 서술에 언급되지 않은 수많은 것이 창세기 1장 바깥에 존재한다. 창세기 2장, 3장에 그리고 이후의 성경 본문에 언급하지 않은 실체들이 성경 밖 역사 속에, 그리고 지금 우리 일상에 존재한다. 기독교인으로서 성경을 읽으면서 현재를 비춰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현재를 통찰하기 위한 용도로 성경을 근거로 활용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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