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특집, "대형 교회, 대형 마트의 길 따르는가"
[시사IN] 특집, "대형 교회, 대형 마트의 길 따르는가"
  • 진민용
  • 승인 2010.03.17 18: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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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사랑의교회 건축 문제 다뤄, 오정현 목사는 '조용기 이을 스타'

사랑의교회 건축을 둘러싼 논란이 기독교계뿐 아니라 일반 언론에서도 지적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시사주간지 <시사IN>은 지난 131호 특집 '사랑의교회, 초대형 예배당 신축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사랑의교회가 서초동 대법원 앞에 초대형 교회를 신축하는 데 대한 논란을 소개하면서, 사랑의교회가 성장과 성공의 신화에 사로잡혀 있다는 비난도 받는다고 지적했다.

또 이 잡지는 황영익 목사(사랑의교회 건축대책지역교회 협의회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사랑의교회가 오면 대형 마트가 구멍가게를 고사시키듯 우리 교회를 비롯해 수많은 작은 교회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랑의교회가 신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교회 일부 신도들과의 마찰을 소개하기도 했는데, "반대하는 신도에게 가룟 유다 믿음이 부족하다, 어려서 모른다고 말했다"며 소수 의견을 무시하는 교회 책임자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 한국의 시사주간지 <시사IN> 131호는 특집으로 '사랑의교회, 초대형 예배당 신축 논란'을 다루었다. ⓒ시사인
오정현 목사, 조용기 목사 이을 개신교 '스타'로 꼬집어

한편 이 잡지는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를 '조용기 이을 개신교 스타'라 평가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그리 긍정적인 평가가 아니다. 용산 참사에 대한 무관심, 촛불 시위자들에 대한 비하 등 이명박 정부의 나팔수 노릇을 하는 전형적인 행태를 꼬집는 내용이었다.

"지난 2월 오 목사는 개신교를 대표해 '용산 참사 기독교 장례 위로 예배'에서 설교를 맡았다. (오 목사는 용산 참사 현장을 방문하거나 유가족을 위해 활동한 적은 없다) 2007~2008년에는 <국민일보>에 '오정현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오 목사는 2008년 1월 13일 자 '대운하와 문명사적 소통'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대운하를 지지했다. '물길이 통하면 정신이 통하게 마련이다. 대운하가 한국 전체를 관통하면 산간벽지까지 이어지는 물길의 소통으로 우리 민족의 암적 존재인 지역 분열의 종식과 통합을 이루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대운하가 국력 결집과 우리 민족의 정신사적 소통을 이루는 생명의 물길로 자리 잡기를 소원한다'. 2008년 5월 11일에는 광우병 우려에 대해 썼다. '지금 거리에서 촛불 시위를 하는 학생이나 시민은 머잖아 제자리로 돌아가 있을 것이요,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텔레비전 화면은 또 다른 이벤트로 채워져 있을 것이다. 거짓과 허위의 난리와 소문은 진리의 영이신 성령께서 우리 사회를 장악할 때 그 힘을 잃을 것이다'. 칼럼 제목은 '진리의 영이신 성령으로'였다." (<시사IN> 131호 19쪽 기사 중)

가난함을 지향하는 '교회 없는 교회' 소개도

한편 이 잡지는 대형 교회의 건축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와 함께 가난하고 작으며, 투명한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들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는데, 서울 송파구 주님의교회(박원호 목사)를 그 예로 들었다.

"주님의교회 신도들은 정신여고 강당에서 예배를 본다. 예배당 건물을 소유하지 않고, 목사는 집과 통장을 소유하지 않고, 헌금은 선교와 구제에 먼저 쓴다. 주님의교회는 담임 목사가 10년 목회한 후 무조건 후배를 위해 사임한다고 한다." (20쪽 기사)

이 밖에도 남서울은혜교회의 교회 분립, 자발적으로 목사가 세금을 내는 경기도 부천의 예인교회(정성규 목사), 언덕교회(박득훈 목사), 너머서교회(안해용 목사), 역삼청년교회(최현락 목사) 등 예배당이 없는 교회들을 소개하면서 이들 교회들의 공통점이 투명한 재정 운영과 목사들의 독점권을 교인들과 나누는 것으로 소개했다. 
 

▲ <시사인>은 사랑의교회 건축 문제를 지적함과 동시에 가난함을 지향하는 '교회 없는 교회'들도 소개했다.
"맘몬을 섬기는 한국 교회, 세상 비판할 자격 있는가?"

마지막으로 이 잡지가 지적한 것은 지금의 한국 교회가 마치 중세 시대의 교황청과 같은 모습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것과, 대형 마트들이 슈퍼 슈퍼마켓(SSM)으로 동네 골목 상권을 장악하고, 서울대가 법인화를 통해 수익에 골몰하고, 이명박 정권이 토건 국가로의 회귀를 이끄는 것에 대해서 한국 교회는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세 교황청이 베드로 성당을 지으며 '영광의 신학' '번영의 신학'을 설파한 바 있다. 이에 맞서 '십자가의 신학' '고난의 신학' '약함의 신학'으로 나아갔던 개혁적 기독교의 역사가 있었다. 지금 한국 교회는 다시 중세 교황청의 모습으로 회귀하고 있다. 사랑의교회 건축은 교회를 신축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교회 전체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경의 본질적 가치를 잃어버리고 '맘몬'에 휘둘려 부패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교회사적 의미를 지닌 '사건'이다.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저항하지 않는다면 한국 교회가 이 세상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성남시청이 수천억 원을 들여 호화 청사를 만들고, 대형 마트들이 슈퍼 슈퍼마켓(SSM)으로 동네 골목 상권을 장악하고, 서울대가 법인화를 통해 수익 창출에 골몰하고, 이명박 정권이 토건 국가로 회귀하더라도…. 한국 교회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맘몬의 지배 아래 돈 권력 명예라는 모든 욕망이 뒤엉킨 초대형 교회 건축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고 있다. 수많은 성도가 눈물을 흘리며 애통해 한다." (21쪽 기사)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아니라, 세상이 교회의 빛과 소금 되는 꼴"

한편 이 기사를 본 한 목사는 "이제는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키기에는 너무 부패했다. 그러니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이 교회의 빛과 소금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 잡지에는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기자 간담회에서 했던 발언도 소개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내용 말이다. 그 때문일까. 최근 사랑의교회 약 1만여 명의 교인들이 단체로 장기 기증 운동에 동의하고 서약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등장했다.

물론 그중 순수한 마음으로 장기 기증 서약을 한 사람도 있을 줄 안다. 그런데 '오비이락'이라고 했다. 왜 하필 건축 논란이 불거지는 이 와중에 1만여 명이나 되는 교인들이 장기 기증에 서약했을까. 교회는 왜 이 시기에 교인들에게 장기 기증을 독려했을까. 그리고 왜 하필 이 시기에 그런 소식을 언론에 알렸을까. 기자가 확인은 못했지만, 이전에 장기기증 운동본부에 사랑의교회 교인들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장기 기증 서약을 한 경우가 얼마나 될까. 그래서 일부에서는 '호화 교회 신축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연막작전'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언제쯤이나 돼야 더 이상 세상이 교회를 염려하는 시대가 지나고,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시대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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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010-03-22 04:26:09
그거 부당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