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아이티 성금 두고 헤매는 남가주 교계
남은 아이티 성금 두고 헤매는 남가주 교계
  • 박지호
  • 승인 2010.03.23 03:1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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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3만 불 들여 다녀오고 남은 10만 불 '어떻게 쓸지' 기자에게 물어

남가주교회협의회·남가주목사회·오렌지카운티교회협의회가 공동으로 아이티 성금을 모금해 그중 3만여 불을 사용하고, 10만여 불을 남겨둔 상태다. 긴급 구호를 하고 현지 상황 파악하고 오겠다며 3만 불을 쓰고 왔지만, 주최 측은 오히려 언론사 기자들에게 "(남은 금액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물었다.

최근 남가주 교계의 아이티  성금 사용을 놓고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CTS 기자 두 명의 체류비 및 항공료를 성금으로 지출한 것을 두고 '성금 유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교협은 지난 3월 8일, 해명성 기자 간담회를 열고 '언론사를 차별한 것을 사과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정작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남은 구호금의 사용 방안이다. 교협 임원진 역시 "현재 10만 불이 넘는 돈이 모여 있다. 진행 과정도 문제지만, 어떻게 마무리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합의된 계획은 없었다. 교협 스스로 "교회 개척과  고아원 설립을 하도록 지정 헌금이 많았다"고 말했지만, 기자 간담회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대형 선교 집회", "선교 센터", "텐트 구입" 등의 계획이 나왔고, 그마저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 남가주 교계가 아이티 모금을 독려하며 올린 광고.
지용덕 남가주교협 회장은 선교 센터 건립과 대형 선교 집회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면서 오히려 기자들에게 질문을 했다.

"아이티 땅을 기증하겠다는 사람이 있었다. 가보니까 지을 수 없는 위치였다. 그걸 보고했더니 교회들이 난리였다. 꼭 지어야 한다고. 어떤 사람은 빵을 주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선교센터 지으라고 하니까 참 고민이다.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고 싶다. 돈은 모여 있고, 아이티 선교 사역을 확대해서 언론의 도움을 받고 효과적으로 해야겠는데, 계속해서 지원하고 김삼환 목사 불러서 집회도 하고."

지난 번 간담회에서 교협 임원들이 성금 사용 방안에 대해서 거듭 기자들에게 조언을 구하자, 어느 기자는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데 누가 돈을 모아주겠나"고 꼬집기도 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기자가 "수십만 명이 죽으니 급하게 쓰라고 준 돈 아닌가. 선교 센터를 짓는데 쓰자는 게 말이 되냐"며 따졌지만, "건물을 사서 리모델링하면 올해 안에 할(지을)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구호 성금을 전문 구호 단체에 맡기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박효우 목사(남가주한인목사회 수석부회장)가 설명했다. 박 목사는 구호 단체에 기부하면 "예수님 이름이 안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선교 기관들이 쓰나미 때 25만 불 걷어서 적십자에 줬다. 예수님 이름이 안 나타났다.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말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교회가 모은 것이니까 교회 이름으로 전달되게 하자고 결정했다. 그래서 직접 갔다."

주최 측은 '아이티 지진 대 참사 구제를 위한 특별 헌금'을 모금하면서, "조속한 시일 안에 해달라"고 광고했다. 하지만 주최 측은 지금까지 구호금 사용 방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다.

남가주교협 측에서만 남은 금액만큼 텐트를 구입해서 아이티의 170여 군데 교회에 전달하기로 내부 결정을 마쳤다. 하지만 아직 공동 주최 측 중 하나인 오렌지카운티교협과 최종 협의를 마치지 못한 상태여서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오렌지카운티교협 임원 중 한 명은 "처음부터 선교센터와 교회와 고아원을 지어줄려고 협의가 됐던 것이다. 갑자기 자기들 마음대로 바꾸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남가주교협 임원 중 한 명은 "며칠 내로 결정해서 발표할 것이라며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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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 2011-11-12 23:13:46
Which came first, the problem or the solution? Lukcily it doesn't matter.

2 2010-03-30 11:57:43
구호하라고 모아놨더니가서 선교한다니.. 먹튀하냐 사기꾼...

simonpark 2010-03-24 20:05:20
미국 주류교단의 선교사이고, 재난 구제를 위하여 여러나라 (아이티, 인도네시아, 니제, 콩고, 파키스탄, 엘살바도, 말라위, 미국 등...) 에서 사역 하였읍니다. 여기 남가주 목사님들의 어처구니 없는 주장처럼 생색만 내고 구제 대상에는 관심이 없는, 없지만 못한 구제사업을 너무 많이 보아와서 분통이 터집니다. 혹시 진정코 옳바른 방법은 모색 한다면 도울 용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