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교인이 메노나이트교회를 다니는 이유
장로교교인이 메노나이트교회를 다니는 이유
  • 최태선
  • 승인 2017.12.12 01: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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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단상] 불평등한 하나님 나라?

내가 예전과 다른 신앙의 길을 가게 된 것은 하나님 나라가 복음의 알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 관점을 가지면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인다.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오래도록 성서가 말하는 교회의 모습을 찾고 구해왔고, 지금은 함께 그 길을 걸을 씨드멤버들을 기다리는 중이다.

리전트 칼리지의 마르바 던 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장로교 교인인 자신이 메노나이트 교회를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피력했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교회 중 성서가 말하는 교회의 모습과 가장 가깝다는 것이 그 이유임도 밝혔다. 메노나이트교회는 제세례파이고 장로교 원조 격인 칼빈은 제세례파를 이단으로 정죄한 바 있다. 그래서 나도 메노나이트 교회와 제세례파(아나뱁티스트)에 관한 글들을 열심히 찾아 읽었고 던 교수의 선택을 공감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알게 된 참된 교회들 중 가장 어필하는 교회는 브루더호프 공동체이다.(참고로 브루더호프 공동체는 다섯 나라에 있...지만 던 교수가 있는 캐나다에는 없다) 호주에 있는 브루더호프 공동체를 다녀온 분의 글 가운데 이런 내용이 있었다.

“그곳에서의 3일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빈부와 귀천도 없고 강자와 약자도 없었다. 공동체에서 일하는 의사 형제도, 간판공장에서 일하는 형제나 농장에서 일하는 자매와 마찬가지로 한 푼도 받지 않고 일한다. 몸이 불편한 Anne 자매님은 자신의 예술가적 기질을 십분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고, 휠체어에 기대어 거동이 불편한 Henri 할아버지도 마을의 전자제품을 수선하는 일을 하신다. 누구라도 공동체를 위해 다소의 기여할 수 있고 동등하게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는다 한다. 공동체의 핵심 원리는 평등이라 말한다.”

기존 교회에 익숙한 한국 교인들에게는 이런 내용에 별 감흥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겐 가슴이 뛰도록 정말 생생하게 살아있는 하나님 나라가 보인다. 필자는 공동체의 핵심원리가 평등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평등이란 하나님 나라의 가장 현저한 특징이다. 부루더호프가 공동체라는 사실은 결코 특이한 것이 아니다. 참된 교회는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 존재하든 공동체일 수밖에 없다. 그런 교회에서는 브루더호프 공동체에서 그렇듯이 모든 사람이 인간답게 살 수 있고 소외된 사람도 없다.

세습을 철회한다 해도 명성교회는 결코 이런 교회가 될 수 없다. 그 교회는 큰 것을 자랑하고 경쟁에서 이겨 다른 이들과 같지 않음을 하나님의 은총으로 감사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 교회와 그 교회에 희망을 건 모든 사람들은 결코 하나님 나라의 평등을 이해할 수 없다. 그 사람들은 죽은 후에 가는 하나님 나라조차도 ‘맨숀’이 있고 ‘하꼬방’이 존재하는 불평등한 나라로 만들어 놓았다. 나는 오늘날 한국 교인들이 죽어서 가는 그 천국에는 갈 생각이 전혀 없다. 죽어서 가는 불평등한 하나님 나라는 성서가 말하는 하나님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럿 가운데에 가장 중요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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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도를 찾는 사람 2017-12-12 09:38:02
회개하는 마음으로 글을 읽었습니다. 공동체성, 공교회성을 회복해 나가는 한국교히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주여, 우리를 도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