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점지하는 목사 앞에서 필리핀 정치인들 '벌벌'
대통령 점지하는 목사 앞에서 필리핀 정치인들 '벌벌'
  • 김성회
  • 승인 2010.04.26 02:1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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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퀴볼로이 목사, '생일날 하나님이 지명한 대통령 후보 밝히겠다' 선언

▲ 비행기 타는 시간을 아끼라고 하나님이 주셨다는 전용기 앞에 선 퀴볼로이 목사.
필리핀 대선을 앞두고 선거 운동 진영 간 아폴로 퀴볼로이 목사의 환심을 사기 위한 물밑 각축이 치열하다. 퀴볼로이 목사는 "하나님의 약속된 아들"이라 자칭하는 대표적인 필리핀 TV부흥사이다. 그런 그가 환갑 생일을 맞아, 올해 있을 필리핀 대선 후보 중 하나님이 계시해준 사람을 발표하기로 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퀴볼로이 목사는 필리핀의 다바오 지역에 서 24살에 안수를 받았고 27살에 하나님의 계시로 다바오 지역을 세상의 물의 중심으로 선포했다. 현재 이 지역을 "돌아온 에덴동산"이라 이름 짓고 Sonshine 방송국을 직접 운영하며 전 세계를 상대로 텔레비전 선교를 하고 있다. '예수그리스도왕국' 측은 600만 명의 신도를 거느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목사가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도 열어
 
올 초 퀴볼로이 목사는 직접 대선 토론회를 주최하기도 했는데,  현재 가장 앞선 대선 주자인 베니뇨 아키노 3세 상원의원과 마뉴엘 빌라 상원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아키노 의원은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데, 비염으로 불참했으나, 이후 다바오 시를  찾아와 퀴볼로이 목사를 별도 면담하기도 했다.
 
마뉴엘 빌라 후보의 부통령 후보인 로렌 레갈다 상원의원은 <월스트릿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퀴볼로이 목사의 '예수그리스도왕국'이 가장 중요한 유권자 그룹 중의 하나”라며, "퀴볼로이 목사의 신도들은 단일한 지지 세력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레갈다 의원은 자신이 퀴볼로이 목사의 친구이긴 하나 그의 지지를 받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했다.
 

'예수그리스도왕국'의 정확한 신도 숫자와 그들 중 몇 명의 신도들이 퀴볼로이 목사의 지시에 따라 투표에 임할지는 알 수 없으나, 다른 교단 관계자들은 70% 정도의 신자들이 공동 행동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나님이 소환한 "하나님의 약속된 아들"
 
필리핀의 종교 지도자들은 선거에서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할 수 있다. 아키노 3세 상원의원의 가장 강력한 상대 후보인 마뉴엘 빌라 상원의원은 '이글레시아 니 크리스토 교회'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했으며, 다른 후보들은 천주교 그룹의 평신도 리더인 '마리아노 "마이크 형제" 베랄데'의 지지를 얻기 위해 애쓰고 있다. 
 

▲ 자신은 거짓 선지자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는 유튜브 동영상.(출처: 퀴블로이 목사 유튜브 채널 갈무리)
그 중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퀴볼로이 목사는 2005년 4월 13일 하나님이 자기를 소환해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로 지목했다며, 본인을 "Appointed son of God"라고 칭하고 있다.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가 못 다 이룬 왕국 건설의 책임자로 자신을 지목했다는 것이다. 오순절 계통의 교회에서 독립해 나와 '예수그리스도왕국'을 세운 퀴볼로이 목사는 현재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세를 넓혀가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필리핀인 선거 투표가 가능하다. 퀴볼로이 목사의 방송은 현재 홍콩, 중동, 유럽, 미국 등의 필리핀인 거주 지역에서 시청 가능하며, 노동자 계층을 주로 공략하고 있다.  필리핀 출신의 필립 봉 목사는 "필리핀에서 퀴볼로이 목사는 존경받는 사람들 중 하나다. 퀴볼로이 목사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저소득층과 노동자 계층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많은 필리핀 사람들은 퀴볼로이 목사의 이야기를 경청할 것이다"며 퀴볼로이의 지지 선언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퀴볼로이 목사의 선택은?
 
퀴볼로이 목사는 <월스트릿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고인이 된 어머님이 꿈에 나타나 마뉴엘 발리 상원의원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이자 민주주의의 상징인 고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도 자신의 꿈에 등장해 그의 아들을 지지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퀴볼로이 목사는 지난 2004년 대선에서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의 당선을 예언하여 맞춘 전례가 있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는 노릇이라며 돌아오는 4월 25일 자신의 생일에 하나님이 계시해준 후보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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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 2010-04-30 12:27:15
완전히 울 나라 대형교회 먹사들과 똑 같네

smokybear 2010-04-27 04:47:51
웃음만 나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