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기간 중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일으킨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교회를 방문한다. 물론 한국 교회를 방문할 수야 있지만, 참석 예정인 모임이 '한국 전쟁 60주년 평화 기도회'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평화 기도회는 '분단을 넘어 평화로!'라는 제목으로 6월 22일 오후 5시 30분 서울시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준비위원회는 대회장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준비위원장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총무 고명진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로 구성됐다. 기도회 강사는 조용기 원로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김장환 원로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 김삼환 목사 등이다.
부시 전 대통령 초청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장환 원로 목사는 "6·25를 경험한 목회자들이 한국 전쟁 경험담을, 부시 전 대통령이 평화 통일과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평화 기도회에서 간증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던 2003년 "이라크에 대량 살상 무기가 있다"며 이라크 침공을 명령했다. 하지만 2010년 현재까지 이라크에서 발견된 대량 살상 무기는 없었고, 전쟁 통에 민간인 사망자 최소 65만 명 난민 450만 명의 피해가 있었다고 추산한다.(미국 대학 조사단, 2007) 또 2001년에는 테러와 전쟁한다며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국제 사회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박성용 대표(비폭력평화물결)는 "전쟁 주범인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에 책임 있는 발언이 없었다"며 비판하고, "기도회에 평화 운동가를 초청해야 한다"고 했다. 평화를 위한다며 대형 집회만 생각하는 교계에 대한 아쉬움도 토했다. 그는 "전쟁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실제적인 치유 사역은 없다"며, "한국 교회가 분단의 아픔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영적인 치유 사역을 해야 한다"고 했다.
송강호 교장(개척자들 부설 코메니우스학교)은 남북 관계가 급랭한 상황에서 호전적인 성향의 부시 전 대통령을 초청한 것에 대해 "한국 교회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더욱 악화될 것"이며, "전쟁을 주도한 부시 전 대통령은 신앙인의 모델이 아니다"고 했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반대하는 운동을 해 온 염창근 씨(평화바닥) 역시 "부시 전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10년 간 전쟁을 벌이며, 온 국민을 처참한 나락으로 빠뜨린 장본인"이라며, "이번 방한에 반대하는 행동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철 / 한국 <뉴스앤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