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주류 교단'을 규정했나?
누가 '주류 교단'을 규정했나?
  • 김성회
  • 승인 2010.08.27 20: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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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미국 주류 교단의 형성사로 본 기독교 문화

소위 주류 교단(Mainline Denomination)이라 불리는 미국 교단은 어떻게 구분지어진 것일까. 1607년 제임스타운의 건설을 시작으로 1789년 헌법 제정까지 200여 년의 초기 미국 사회에는 성공회 교인들, 조합 교회주의자들(Congregationalist), 장로교인 들이 세 축을 이루며 종교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영국에서 시작된 교단인 성공회 교인들은 미국 독립 전까지 버지니아와 그 남쪽을 중심으로 가장 큰 세를 이루고 있었다. 조합 교회주의자들은 매사추세츠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했는데 영국 교회와 돈독한 관계를 계속 유지했다. 이들은 청교도인들 중에 가장 부강하고 잘 조직된 그룹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 뒤를 쫓아 장로교인들도 영국 청교도 교회의 정수를 따르려고 노력하며 세를 형성하고 있었다. 조합 교회주의자들과 장로교인들은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을 따르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새로운 교단의 출현

성공회와 조합 교회와 장로교는 종교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나 영토 관리에 있어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반면 플리머스에 정착한 청교도 분리주의자들은 자신들을 순례자로 여기고 이 세상에서 정착할 집은 필요 없다는 교리를 유지했다. 자연스럽게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지지 못한 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게 되면서 중산층과 상류층으로 구성되어있던 3개의 주류 교단으로부터 멀어졌다.

또한 퀘이커와 오순절 계통의 교인들도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계층에서 부흥하고 있었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이미 자리 잡은 성공회, 조합 교회, 장로교의 제도화된 교회에 괴리감을 느꼈고, 그들의 이론적인 접근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자연스레 퀘이커와 오순절 교회의 교인들은 하나님과의 사적인 경험을 통해 신앙심을 굳히는 풍토를 만들게 됐다.

초창기의 주류 교단은 엘리트 중심으로 구성됐다. 장로교단이 처음 총회를 소집했던 1780년대만 하더라도 5~10%의 기독교인들만이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고 있었다. 당시 500만 명이었던 미국 전체 인구 중 장로 교인의 숫자는 단 2,000명에 불과했다. 당시의 미국인들은 기독교인이었으나 정식으로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사람이 훨씬 많았고 그런 풍토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미국인은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인해 19세기 중엽 3,000만 명에 육박하게 된다. 1790년 당시 인구의 95%에 달하던 개신교인의 숫자는 1860년에 60%로 급격히 감소했다.

서부 개척과 신흥 교단의 부흥

19세기 초부터 시작된 서부 개척은 종교계의 구성을 뒤흔들었다. 성공회, 조합 교회, 장로교회는 이미 동부에 정착한 상태였기 때문에 서부 개척자들을 따라 나설만한 목회자가 없었다. 감리교, 침례교, Disciples of Christ는 당시만 해도 성직자에게 정규 학력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lay pastor(평신도 목회자)들을 서부 개척자들과 함께 보내며 세를 성장시켜 갔다. 1850년을 기준으로 개신교인의 70%는 감리교, 침례교, Disciples of Christ 소속이었다.

이러한 미국 초기 250여 년의 역사를 통해 성공회, 조합교회,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Disciples of Christ의 6개 교단이 개신교 주류 교단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Mainline이라는 말은 사실 필라델피아 시의 철도의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 도심에서 외각으로 나가는 이 Mainline 철도를 따라 6개 교단의 교회가 모여 있어서 지어진 이름이다.

주류 교단의 공통 가치

이 미국 주류 교단들은 미국 형성 초기의 문화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천주교의 영향권 밖에 있던 앵글로색슨의 문화와 기독교 문화가 만나 독특한 미국 문화를 형성한 것이다. 이들이 가지고 있던 공통점은 다음의 여섯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우선은 분리주의(Separatism)다. 미국은 영국이라는 나라에서 분리해 나와 다른 나라를 만든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교회가 있어도 그 옆에 새로운 교회를 세우는 것이 천주교의 경우와는 달리 이들에게는 당연한 문화였다.

▲ 잭 로저스, "Claiming the center".
두 번째는 선민의식이다.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하나님이 선택한 민족으로 세계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으며, 하나님의 왕국을 건설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혁명(American Revolution)은 하나님의 특별한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었다고 여기고 있다.

세 번째는 신앙 부흥 운동(Revivalism)이다 신앙 부흥 운동은 자신의 변화와 사회적 변화에 대한 수긍이다. 개인은 신앙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며 그렇게 거듭난 기독교인들이 사회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네 번째는 상식주의이다. 뉴턴의 물리학 법칙이 발표된 이후, 성경을 상식으로 해석하려는 문화가 있었다.

다섯 번째는 도덕주의다. 미국인들은 모두가 알고 있고 반드시 따라야 할 궁극적인 도덕 법칙이 있다고 믿는다.

여섯 번째는 천년주의(Millennialism)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천년 왕국이 도래할 것을 믿고 있다. 최근의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50년 안에 예수가 재림할 것이라고 믿는 미국인이 4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사는 잭 로저스 교수의 <Claiming the center>의 내용을 참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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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단 2010-09-06 04:31:57
Congregationalist를 조합교회주의자로 번역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정확한 번역은 아니지만, "회중교회파"나 회중교회주의자"정도로 번역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합은 노동조합이나 신용협동조합과 같은 특정 비기독교 집단의 의미를 풍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말의 배경을 보면, 1620년 청교도들이 미국 Plymouth에 도착하여, 교회를 구성하는 회중 그 자체가 교회의 주인이라는 원칙 아래 교회를 세웠습니다. 교회 구성원 그 자체가 목하를 선택할 수 있고 해고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전통에 따라 미국의 많은 교회들이 현재에도 교회를 의미할 때 church라는 단어보다도 congregation을 교회의 의미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참조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