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행복과 기쁨
진정한 행복과 기쁨
  • 정요석 목사
  • 승인 2019.07.2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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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으로부터도 합리적 보수라고 인정받는 정두언 전 의원이 7월 16일에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 1957년생의 그는 1980년에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20여 년 동안 공직의 요직을 거쳤다. 2000년에 정계에 입문하여 2002년∼2003년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고, 2004년 17대부터 19대까지 서대문에서 3선의 국회의원이 됐다.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는 데 큰 역할을 하여 개국공신이 되었지만,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2선 후퇴를 강력하게 요구하다가 권력싸움에서 밀려났다.

그의 우울증은 2000년에 국회의원 출마에서 2000표 차이로 낙선되었을 때에 발생하였고, 2007년에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들과 사이가 틀어지며 비주류로 밀려날 때, 그리고 2016년 총선에서 낙선할 때에 도졌다고 언론은 분석한다. 언론이 이렇게 분석할지라도 그의 개인적인 감정의 굴곡과 우울함을 제3자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죽음도 무엇으로 기인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인상적인 것은 그의 화려한 이력도 그의 죽음을 말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3번이나 국회의원을 지냈다.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으니 최고의 학벌이라 할 수 있다. 23세에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주요 부서를 역임했다. 게다가 노래를 잘 하여 음반도 4개나 냈고, 엔터테이너 소질이 있어 학창시절부터 좌중을 이끄는 인기 사회자였고, 그 소질이 그대로 발휘되어 국회의원 낙선 후에도 방송에서 인기 패널로 최근까지 활동했다.
  
이런 이력을 가진 그에게 부러운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수많은 한국 사람들은 그의 화려한 이력들 중 한두 가지만 가져도 행복할 것이다. 서울대만 나와도... 행정고시에 합격만 해도... 국회의원에 당선만 되어도...방송에 인기 패널로 활동만 해도...
  
좋은 것들을 이른 나이에 그리 어렵지 않게 얻은 이들은 그것들이 얼마나 좋은지 감동 있게 맞이하지 못하고, 세세히 누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10대 후반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이들보다 30대에 금메달을 따는 이들이 대부분 눈물을 흘리고 감격스러워한다. 학력이 높고, 재산이 많다고 행복감과 기쁨이 크지 않다. 선진국이 후진국보다 행복감이 크지 않다.
  

기쁨과 행복의 원동력이 무엇일까?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에서 나오는 세상의 모든 것은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고, 잃으면 상심되고 우울해진다. 이것들이 인생의 어느 한동안에 열심히 살게 하는 동기와 활력소가 될 수 있지만, 손으로 잡을 수 없는 헛된 것들이다. 특히 사람이 늙고 병들수록 마음의 깊은 곳에 평안과 만족을 주지 못한다.
  
낙엽 하나도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로 존재하고 유지함을 아는 자가 진정 행복한 자이다.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만족할 줄 아는 자가 진정 자유로운 자이다.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기도와 믿음을 통하여 하나님의 능력으로 더 좋은 대학과 더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왔음을 아는 자일수록 믿음이 좋은 자이고, 진정한 행복과 기쁨을 아는 자이다. 놀라운 것은 세상도 지나가고, 사람의 강한 정욕도 지나간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식욕도, 정욕도, 명예욕도 지나가며, 잠 한번 깊게, 음식 한번 맛잇게 먹고 싶은 욕구가 존재한다.
  
나는 오늘 사랑할 수 있는 배우자와 자녀들이 있음에, 대학교육을 받은 자임에, 탁구를 칠 수 있는 건강이 있음에, 섬길 수 있는 성도들이 있음에, 글을 쓰면 읽어주는 이들이 있음에, 매일 아침 아내와 함께 샌드위치와 커피를 맛있게 먹으며 대화할 수 있음에 크게 행복하고 기쁘다. 신앙생활을 할수록 육신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을 멀리 하고,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며 평안 속에서 노력하는 자가 되고 싶다. 우리 각자를 정확하게 판단하시는 분은 하나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요석 목사 / 세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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