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교회 '한 길' 걷기까지
두 교회 '한 길' 걷기까지
  • 박지호
  • 승인 2011.01.06 14:27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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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세계로교회와 헤브론교회 한길교회로 통합해

남가주 LA에 있는 헤브론교회와 세계로교회가 '한 길'을 걷기로 했다. 양쪽 교회가 공동의회를 거쳐 통합을 결의하고 작년 12월 5일 통합 예배를 시작으로 '한길교회(노진준 목사)'라는 이름으로 거듭났다. 교인들의 공모를 통해 결정한 한길교회란 이름은 두 교회가 함께한다는 의미와 예수 그리스도라는 유일한 '그 길(The way)'을 걷겠다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분열의 역사 하나 됨으로 새 출발'

▲ 노진준 목사는 교인들에게 새로운 교회 이름을 '한길교회'로 결정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름이 교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이름을 만드는 것임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교회를 대표한다는 교단이 둘로 갈라지면서 내건 이름이 역설적으로 '하나 됨'을 의미하는 '합동'과 '통합'이다. 갈등과 분열이 만연하긴 미주 한인 교회 역시 마찬가지. '미주 한인 교회 성장은 교회 분열이 만든 결과'라는 비아냥이 이를 웅변한다. 두 교회 역시 한 때 혹독한 분쟁으로 분열을 경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헤브론교회는 90년대 초반과 2000년대 초반, 두 차례에 걸쳐 분쟁을 겪으며 한인 사회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세계로교회 역시 90년대 후반 나성한인교회가 분쟁으로 어려움에 휩싸이자 교인 중 일부가 나와 세계로교회를 세우고 오늘에 이른 것이다. 역사적으로는 두 교회 모두 갈등과 분열의 역사를 통합이라는 열매로 마무리하고 새 출발을 하게 된 셈이다.

두 교회의 통합은 양쪽 교회의 현실적인 필요 때문에 촉발됐다. 세계로교회의 경우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사용하던 예배당도 올해 7월 이후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된 상황이었다. 다시 예배당을 빌리려니 마땅찮고, 구입하려니 재정적으로 벅찼다. 극심한 불경기에 예배당 구입으로 교인들에게 재정적 부담을 주기 싫었다는 노진준 목사는 교인들에게 한 달간 매주 월요일마다 예배당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세 번째 기도회를 가질 때 헤브론교회가 통합을 제안해왔다.

헤브론교회는 한때 교인 수가 500명에 이르렀지만 수년 동안 내홍을 겪어온 탓에 많이 줄어들어 교회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기에 벅찬 상황이었다. 교회를 처분하거나 예배당을 노회로 넘기고 해산할까 고민하던 헤브론교회는 다른 교회와의 통합을 모색했고 세계로교회를 선택한 것이다.

헤브론교회가 모든 것 내려놓은 게 통합의 원동력

▲ 통합의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던 안효진 장로는 자신이 두 교회의 통합에 장애물이 될까 하는 염려 때문에 임기를 1년 반 여 남겨둔 상황에서 조기 은퇴까지 선언했다.
두 교회는 자연스럽게 교회 연합을 놓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선 양쪽 교회 당회원들이 모여 통합위원회를 구성하고 실무 작업에 들어갔다. 장애물은 없지 않았다. 두 교회는 교단부터 달랐고, 교회 내규에서부터 조직 체계까지 서로 다른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의외로 통합 과정은 신속하고 순조롭게 진행됐다. 첫 번째 통합위원회 회의는 한 시간도 채 넘지 않고 끝났다. 헤브론교회에 담임목사가 없던 것도 주요 원인이었겠지만 노진준 목사는 "헤브론교회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통합 절차에 참여한 것이 통합을 가속화시킨 이유"라고 말했다.

"헤브론교회가 숫자가 적기 때문에 무시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또 그러지 않으려고 우리 것을 챙기고 기득권을 내세우려했다면 통합이 어려웠을 텐데 헤브론교회 측에서 전권을 내려놓은 것이 통합을 앞당기게 된 원동력이다." (노진준 목사)

헤브론교회 측에서 통합을 주도했던 안효진 장로는 "기득권을 내세우자면 한도 끝도 없다.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기에 양보나 협상이란 단어도 적절치 않다. 전적인 내려놓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을 추진하면서 "통합 이후 지역사회를 위한 구제 사업과 선교 사역에 더 애를 쓰자는 단 두 가지 조건만 내걸었다"고 말했다. 안 장로는 한 걸음 더 나가 은퇴를 1년 반 여 남겨둔 상황에서 조기 은퇴까지 선언했다. 혹여나 자신이 두 교회의 통합에 장애물이 될까 하는 염려에서다.

통합이냐 흡수냐

통합 과정의 전권을 넘겨받은 세계로교회로서는 교인 수도 월등히 많기 때문에 헤브론교회를 통합이 아닌 '흡수'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통합이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 세계로교회는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한길교회라는 이름으로 바꾸기로 하고, 양쪽 교회의 직원들과 사역자들 제직들을 동일하게 인정하기로 했다. 공동의회도 기다렸다. 원래 11월에 공동의회를 가져왔던 세계로교회는 한 달을 기다려 모든 부서의 편성 및 임원 선출 등을 통합 이후인 12월로 미뤘다. 교회 요람을 만들면서도 세계로교회와 헤브론교회의 역사를 모두 빼고 한길교회로 새로 시작하기로 했다.

같은 장로교회긴 하지만 체질이 다른 두 교회가 단 6~7개월 만에 통합하는 것이 너무 성급하지 않냐는 지적도 가능하다. 또 통합하면서 교회 이름까지 바꾸는 대폭적인 변화를 시도하는데 교인들의 반대 의견이 없을 리 만무하다. 노 목사는 "통합하는 과정에서 교인들에게 서둘러서 억지로 몰아가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교인들에게도 통합을 결정한 이후에도 법적인 내용이나 절차상에 문제가 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약속도 했다.

▲ 통합 이후 함께 예배드리는 한길교회 회중들.
"자유롭게 반대할 수 있어 좋았다"

이를 위해 노 목사는 "최대한 소통하려고 애를 썼다"고 말했다. 게시판에 반대 의견이 올라와도 지우지 않았다. 반대 의사를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노 목사는 "통합하려 한다고 광고하고 바로 투표하지 않고 한 2주 정도 교인들이 소화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고 말했다. 또 공동의회를 통해서 그동안에 진행되는 일들을 소통하고, 공청회를 열어서 관계자들과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통합을 반대했던 한 교인은 "통합하는 과정에서 자유롭게 반대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목사님을 비롯한 리더십이 귀를 기울여줬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통합하는 과정에 의미를 부여했다.

12월 5일 열린 통합 예배에 참석한 한 교인은 "교회의 연합이야말로 예수님의 사랑을 밑거름으로 얻어지는 열매라고 생각한다. 오늘 예배를 통해 헤브론교회 식구들과 세계로교회 식구들이 비로소 한 가족이 되었음을 실감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헤브론교회에 있던 교인 중 한 명은 "편한 신발을 신다가 맞지 않는 신발을 신은 느낌이다. 불편한 건 왜 없겠나. 그래도 좋은 일이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니까 기쁘게 여기고 있다"고 솔직하게 심경을 털어놨다.

통합 소식을 듣고 처음 방문했다는 한 교인은 "교회는 말할 것도 없고 한인 사회가 분열의 연속 아닌가. 오죽하면 LA 한인회도 두 개다. 이런 마당에 교회가 연합하는 소식을 들려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통합 이후 한길교회가 그려갈 그림은?

 

 세계로교회와 헤브론교회가 '한길교회'로 거듭나면서, 내건 기치는 "커뮤니티를 섬기는 공동체"다. 공교롭게도 헤브론교회 측에서 통합 과정에서 내건 핵심이슈도 "지역사회를 위한 구제 사업"이었고, 노진준 목사 역시 "사회정의와 봉사, 구제 사역"에 더 중점을 두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노 목사는 작년 10월에 쓴 목회 칼럼에서 크리스챤 슈바르츠가 쓴 <자연적 교회 성장 : 한국 교회를 바꾼다>라는 책을 언급했다. 

"크리스챤 슈바르츠가 쓴 <자연적 교회성장: 한국 교회를 바꾼다>에 보면 세 가지 색깔의 교회가 나옵니다. 제자훈련, 성경 공부 등의 교육을 많이 강조하면 빨간색 교회입니다. 예배와 영적인 체험을 많이 강조하면 파란색 교회입니다. 사회정의, 봉사, 구제를 많이 강조하면 초록색 교회입니다. … 세 가지 색깔이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건강하게 성장하는 교회이기 때문에 영적 균형을 이룸에 부족한 부분을 나침반이 가리킬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 목사는 세계로교회에 부임한 이후 지난 1년 동안을 "원래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빨간색을 좀 더 선명하게 하는 일에 집중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그 세 가지 색깔의 균형이 요원하지만 제 손에 익숙한 물감보다 균형을 위해 필요한 물감을 과감히 선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만일 세계로 교회가 정말 빨간색 교회라면 빨간색의 강점을 잘 이용해서 내년에는 초록색과 파란색을 좀 더 드러내볼까 합니다. 예배가 살았으면 좋겠고, 기도를 통한 하나님의 임재도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배운대로, 체험한대로 실천하며 그리스도의 빛을 드러내는데 주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노 목사의 바람처럼 통합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파란색과 초록색을 덧칠할 여건이 마련됐다. 노 목사는 "한인타운에 자리 잡게 됐고, 자연스럽게 한인타운과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히스패닉 주민을 어떻게 섬길 것인지 고민하면서 지역봉사위원회를 신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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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dia 2011-12-30 12:53:29
Just the type of ignshit we need to fire up the debate.

H A J A 9 9 . ⓒⓞⓜ 2011-02-04 17: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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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kim 2011-01-20 03:16:03
이 말세의 시대에 연합은 하나님의 것입니다(요한복음 15장)
하나님의 교회와 사람들이 세상에 영향력을 줄 수 있은 길은 예수님이 보이신 한길입니다. 승리하길 기도합니다.

youngpalro 2011-01-14 09:57:18
얼마전에 기사를 보았음니다 헤브론교회성도님들 그리고 세계로교회 성도님들 참훌륭들하십니다 특히 안효진장노님 모든겄을 다 내려노앗다는 말씀에서 감명을 바덨음니다 이것이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은헤가아니겠음니까 하나님게 그영광을 돌여드리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