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활동가들 ‘정의연’지지…"팩트체크부터 하라"
해외 활동가들 ‘정의연’지지…"팩트체크부터 하라"
  • 양재영 기자
  • 승인 2020.05.2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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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관련 한국 언론보도에 유감 표명...팩트체크 없이 추측성 기사에 일침
17명의 해외 활동가들이 25일 온라인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17명의 해외 활동가들이 25일 온라인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뉴스M=양재영 기자] 최근 한국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관련한 논란들이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포들에까지 번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호주, 뉴질랜드 5개국 19개도시 17명의 해외 활동가들은 지난 25일(일) 온라인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정의연' 사태와 관련한 한국 언론들의 사실 왜곡과 허위보도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해외 활동가들은 지난 18일과 22일(한국시간) 한국일보와 SBS 뉴스 등에서 다룬 보도 내용들에 대해 “심각하게 사실을 왜곡하고 있으며, 정의연 및 피해자들과 함께 해 온 해외활동가들의 운동의 역사와 의미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의연 해외 활동 자체와 운동방식에 대한 문제제기, △김복동 센터 관련 의혹, △해외 모금액의 불투명한 집행 의혹, △글렌데일 ‘소녀상' 관련한 김현정 대표(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 행동, CARE)의 모금 활동 의혹 등을 거론하며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한 정정을 요구했다. 

또한, 이번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 15일 해외에서 활동하는 30개의 시민단체들은 한국 언론보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정의연'에 대한 지지를 밝히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민단체들은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일부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쏟아져 나온 악의적 기사와 관련해 ‘인신공격과 인권침해가 심각하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윤미향 전 대표를 비롯한 정의연은 매년 여러차례 해외 지역들을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외국인들과 우리의 2세들에게 알리고,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강조하는 등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번 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언론과 정치인들, 그리고 수구단체들의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를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해외 활동가들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주고 받은 대화 내용을 정리했다. 

Q 정의연 해외 활동 자체에 대해 의혹을 다룬 언론 보도(5월 18일 한국일보)를 보면 ‘미 국무부 회담에 인턴직원만 나왔고, 역사적 맥락조차 모르는 통역을 데려와 면담 자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대목이 있다. 

A 사실이 아니다. 워싱턴 DC 방문 당시 인턴 직원 뿐만 아니라, 담당 부서 직원들도 나왔으며, 통역 등 문제가 없었다. 윤미향 대표와 할머니는 국제앰네스티 디렉터, NGO 대표 등과 면담을 진행했으며, 당시 주변에 있는 여러 대학교에서 강연회와 전시회도 가는 등 다양한 활동을 활발히 했다. 무엇보다 오랜 연대운동의 세월동안 정의연과 어떤 갈등이나 문제도 없었다.  

Q 한국일보는 지난 21일 ‘정의연 기부금 모아 김복동 센터 …’이상한' 미국재단 주소'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김복동 센터'와 관련한 의혹도 제기했다. 

A 지난해 11월 윤미향 대표와 정의연 관계자들이 우간다 방문 후, 우간다 지역의 정치적 상황 등 여러 요인으로 김복동 센터 짓는 것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에 센터 건립을 타진해 왔으며, 올해 2월에 결정하고 버지니아주에 사업자 등록을 했다. 

미국에서는 우편주소를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의 집주소로 등록이 가능하며 추후에 변경이 가능하다. 코로나 사태로 2월에 예정된 창립 총회가 연기되었으나, 자체 진행을 위해 비영리 단체 등록을 마쳤으며, 은행 계좌도 열었다. 그러나 (우리는) 정의연의 후원금을 받거나 미국에서 모금활동을 통해 정의연에 후원한 적이 없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한국일보에 정정 보도를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 

Q 정의연이 해외 모금액을 불투명하게 집행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어떻게 보나.  

A LA의 경우 정의연의 해외 활동을 위해 후원 모금행사를 한적이 없으며, 항공권 발권이나 현금 지급 등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정의연 관계자는 자비로 LA를 방문했으며, 금전적 문제와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전혀 없었다. 

워싱턴 DC의 경우에도 김복동, 길원옥, 이용수 할머니가 오셨지만, 그때마다 정의연이 자비 부담했다. 현지에서도 이를 위해 따로 모금행사를 한 적 없으며, 정의연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적도 없다. 비행기나 호텔비 일체를 정의연이 부담했다. 다만 현지인들은 예의상 할머니께 식사 대접 정도를 한 적은 있다. 오히려 ‘워싱턴 소녀상' 건립을 위해 길원옥 할머니($300), 김복동 할머니($300)가 기부를 하고 가셨다.  

Q 글렌데일 ‘소녀상’ 이전 및 보호 명목으로 진행된 김현정(CARE) 대표의 모금 활동과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글렌데일 시는 시 차원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센트럴 공원 재정 계획을 세웠고, 2019년 6월 4일에 1,850만 달러의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시는) 민간 단체의 기부를 받은 적이 없다.  그런데 김현정씨는 (시와) 사전 협의도 없이 ‘한인커뮤니티의 소녀상 이전 및 보호를 위한 5만달러 기금’ 모집을 시작했다. 이에 글렌데일시 크리스틴 파워스 코디네이터는 “글렌데일시는 소녀상 이전 계획이 없으며, 그에 따른 비용 역시 필요치 않다. 기부금을 받을 법적 근거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하지만 김씨는) 일방 통보식 이메일을 한차례 보낸 이외는 시와 어떠한 협의도 하지 않았음에도 모금활동이 지속되고 있어 현지 한인들의 의혹과 우려를 사고 있다. 

2014년 LA 나비기금 후원의 밤(사진=뉴스M 자료사진)
2014년 LA 나비기금 후원의 밤(사진=뉴스M 자료사진)

Q 김현정씨는 SBS 뉴스에서 “윤미향 대표가 위안부 운동에 전혀 참여한 적이 없는 사람들을 모아 ‘LA나비’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LA나비’는) 정의연의 LA 지부인가?”라고 주장하는 등 다른 단체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A 2007년 HR121(연방하원 위안부 사죄 결의안) 통과를 위해 당시 김현정씨와 함께 활동했던 ‘LA나비' 회원 존 유 변호사는 “(‘LA나비’는) 위안부 운동에 관심 있었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연대 단체이며 정의연의 LA 지부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LA나비' 안젤라 리 회장 역시 “그간 ‘LA나비'는 김현정씨가 대표로 있는 CARE(구 가주한미포럼)와 함께 ‘트리플 에이 프로젝트 후원’, ‘할머니 추모제’, ‘역사 교과서 서명운동'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에 와서 이런 문제제기를 하는 이유가 의아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Q 마지막으로 이번 정의연 사태에 대한 해외 활동가들의 입장을 부탁한다. 

A 정의연 사태는 방향과 방식을 섞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빚어낸 혼란이라 판단한다. 방식의 오류를 빌미로, 방향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현상이 상당히 우려스럽다. 이상과 같은 무분별한 한국 언론 보도로 세계적 위상의 여성인권평화운동으로서 일본군 ‘위안부' 운동이 손상되지 않기를 바란다. 운동의 의미가 계속 계승되길 진심으로 바라며, 지금처럼 앞으로도 정의연의 운동정신과 함께 할 것이다. 

2020년 5월 25일 성명서에 참가한 도시와 해외 활동가 명단

미국 샌프란시스코
손성숙 (사회정의교육재단, Education for Social Justice Foundation) 대표

미국 워싱턴 DC
서혁교 (미주동포전국협회, NAKA) 회장
조현숙 (워싱턴 희망나비) 대표
이재수 (김복동 재단, Kim Bok Dong Foundation) 이사장
이정실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회장

미국 로스앤젤레스
안젤라 리 (LA 나비, Nabifund LA) 회장
John Yu (LA 나비, Nabifund LA) 변호사
Linda Lee (LA 나비, Nabifund LA) 회원 / 사회자
이창엽 (글렌데일 자매도시 위원회, Korea Glendale Sister City Association) 위원장 / (글렌데일
도시계획 위원회, Glendale Planning Commissioner) 위원

미국 시카고
정혜윤 (여성핫라인, KAN-WIN) 지역옹호 및 교육 프로그램 담당자, Community Advocate

미국 커네티컷
장호준 목사 (장준하 선생 삼남, 미주희망연대 고문)

일본 도쿄
양징자(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전국행동) 공동대표

일본 오사카
방청자(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전국행동)

독일 베를린
한정화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대책위원회, AG “Trostfrauen”) 대표이사

호주 시드니
전영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 추진위원회)
박은덕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 추진위원회)

뉴질랜드
정 레베카 (더 좋은 세상 뉴질랜드 한인모임 , Korean New Zealanders for a Better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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