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뒤끝] 민주당 선거 끝나니 명낙대전?
[뉴스뒤끝] 민주당 선거 끝나니 명낙대전?
  • 지유석
  • 승인 2022.06.08 0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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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패배 두고 친연·친명 책임공방, ‘성찰’은 실종
최근 민주당에선 친명과 친연간 갈등이 심각하다. 이 같은 갈등은 5월 12일 양승조 당시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 선거사무고 개소식에서 이미 감지됐다. 당시 이낙연 전 의원(왼쪽)과 이재명 당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오른쪽)는 나란히 개소식에 참석했지만 서로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최근 민주당에선 친명과 친연간 갈등이 심각하다. 이 같은 갈등은 5월 12일 양승조 당시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 선거사무고 개소식에서 이미 감지됐다. 당시 이낙연 전 의원(왼쪽)과 이재명 당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오른쪽)는 나란히 개소식에 참석했지만 서로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지난 1일 일제히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국민의힘 약진, 더불어민주당 참패로 막을 내렸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새정부 초반 안정적 국정동력을 확보했다며 의기양양하다. 반면 민주당 선거 패배 책임을 두고 책임공방이 거세다. 

공방은 이낙연 전 의원 쪽이 책임론을 꺼내들면서 시작했다. 편의를 위해 친명, 친연으로 쓰기로 하자. 공방은 친연 쪽이 먼저 책임론을 꺼내들면 친명 쪽이 반박하는 양상이다. 지난 대선경선을 치르면서 형성된 이낙연 vs 이재명’ 양강구도가 제2라운드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지방선거 국면에서 선거 후 민주당은 계파갈등에 휩싸일 것이란 소문이 당 안팎에서 팽배했다. 특히 이재명 의원 지지층은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이 의원에게 책임론이 제기될 것이라며 극도로 경계했다. 현 상황을 따져보면 선거 국면에서 당 안팎에서 끊이지 않았던 소문이 전혀 근거가 없지는 않았던 셈이다. 

사실 이재명 의원과 이낙연 전 의원 간 갈등의 불씨는 이미 감지됐다.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민주당 양승조 당시 충남지사 후보는 천안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가졌다. 

바로 이날 이재명 의원과 이낙연 전 의원은 나란히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재명 의원의 개소식 참석이 의미 있는 건, 대선 이후 첫 공식일정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경합했던 이낙연 전 의원도 참석이 예고됐으니 둘의 만남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다. 개소식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낙연 전 의원이 잠깐 인사말을 건넨 뒤 자리를 떠난 것이다. 행사 시작 전, 이재명 의원과 이낙연 전 의원은 나란히 앉았는데 두 사람은 서로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두 사람의 냉랭한 분위기는 향후 감정싸움을 예고한 셈이다.

민심은 민주당 외면, 왜? 

민주당은 경기·호남을 제외한 전지역에서 패했다. 호남의 경우 압승했지만, 전통적 텃밭인 광주광역시 투표율은 37.3%에 그쳤다.  

이 지점에서 의문이 든다. 왜 유권자들은 민주당을 외면했을까? 친연 측 주장대로 이재명 의원이 대선 패배 후 조기등판해 선거를 지휘해서일까? 아니면 이재명 의원 측근인 문진석 의원(천안 갑)의 말대로 ‘제갈공명이 와도 이길 수 없는 선거’였을까?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패배 후 치르는 선거라 민주당으로선 고전할 수밖엔 없었다. 그러나 중앙정치 공학으로 지방선거 패배 원인을 찾으려 해선 중요한 지점을 놓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여세를 몰아 도정·시정도 교체하자고 외쳤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정책 연속성을 내세워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결과는 국민의힘의 압승이었다. 민심은 변화를 갈망한 셈이다. 그렇다면 왜 민심이 변화를 택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도정·시정을 맡은 민주당 출신 지자체장이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을 못한 게 결정적 패인이었다. 

눈여겨 볼 건 투표율이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49.8%로 딱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요약하면 절반의 국민은 국민의힘을 선택한 셈이고 역으로, 민주당 지지층은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런 결과를 감안해 볼 때,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벌어지는 민주당 내 책임 공방은 아무 의미 없다. 그보다 각 계파가 서로 선거 패배 책임을 물으며 옥신각신 하기보다, 왜 절반의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외면했는지 먼저 물어야 한다.

2030남성 마음 얻기에도 실패한 민주당 

민주당은 대통령 선거에 이어 6.1지방선거에서 연거푸 패했다. 더욱 심각한 건 민심이 민주당을 외면하고 있다는 징후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흐름을 감지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다음 선거도 어렵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민주당은 대통령 선거에 이어 6.1지방선거에서 연거푸 패했다. 더욱 심각한 건 민심이 민주당을 외면하고 있다는 징후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흐름을 감지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다음 선거도 어렵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이뿐만 아니다. 민주당으로선 언론이 흔히 말하는 ‘이대남’, 즉 2030남성의 마음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는 걸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무엇보다 4050이 주축인 강성 지지층은 검찰개혁을 지상과제처럼 여기지만 정작 2030세대는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이들은 그보다 미래에 불안을 느낀다. 이런 이유로 종종 ‘금수저’를 부러워한다.

젊은이들이 미래를 느끼지 못하는 세상을 만든 책임은 분명 기성세대에게 있다. 문제는 586이다. 줄세우기 교육, 스펙 쌓기에 올인하는 젊은 세대에게 민주당 주축인 586은 이런 세상을 타파하기보다 오히려 편승한 ‘꼰대’ 집단에 지나지 않는다. 

2030세대가 공정에 목말라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각자 출발선이 다르지만 적어도 경쟁만큼은 공정하게 해달라는 게 이들의 염원이다. 이런 점에서 이대남은 문재인 정부가 여성에게 여러 우대정책을 핀 걸 못마땅해했다. 

이런 현상이 바람직하다고는 볼 수 없다. 오히려 퇴행 중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노골적으로 혐오정책을 들고 나온 국민의힘 20대 시의회 후보가 당선됐다. 

이런 퇴행 앞에서 민주당은 무엇을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퇴행을 바로잡고 물줄기를 돌려 앞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 사실 이게 더 어렵다. 불만과 불안을 부채질 하는 건 쉽지만 말이다. 

민주당으로선 친연·친명 계파로 갈려 책임공방을 벌일 시간이 없다. 그보다 지금 젊은 세대들이 불안을 느끼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했음을 반성해야 한다. 이런 반성이 없다면, 민주당은 앞으로 2년 뒤 치를 총선은 물론, 다음 대통령 선거마저 가망 없다. 

민주당에게 희망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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