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 가족의 ‘재림’에 순복음교회 부글부글
조용기 목사 가족의 ‘재림’에 순복음교회 부글부글
  • 조현
  • 승인 2011.04.07 17:0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친인척 중용 배제’ 등 약속 깨고 조 목사·아내·장남 요직 꿰차

세계 최대 단일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3년 전 은퇴한 조용기 원로목사의 가족들이 최근 교단 주요 직책들을 차지하면서 내홍에 휩싸였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달 27일 현 담임인 이영훈 목사 주재로 임시 운영위를 열어 조 목사의 부인 김성혜 씨는 한세대 총장직과 해외 선교만 하고, 조 목사의 장남 조희준 씨는 엘림복지타운 또는 해외 교회 관련기관 중 택일해 재임하고, 차남 조민제 현 <국민일보> 사장은 <국민일보>만 관장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조 목사에 대해선 여의도교회의 모든 재산과 인사권을 관장하는 (재)순복음선교회 이사장과 (재)사랑과행복나눔 이사장, <국민일보> 발행인 겸 회장직을 유지하도록 했다.

김 씨가 지난 2월10일 여의도교회 명예 목사로 추대돼 설교에 나서는 등 가족들의 ‘컴백’이 노골화하자 현 교회 지도부가 제지하고 나선 것이다.

내홍 휩싸인 교회

▲ 조용기 목사와 김성혜 씨. ⓒ뉴스앤조이 신철민
조 목사 가족들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김 씨가 순복음선교회와 사랑과행복나눔, 순복음실업인연합회 이사로, 조희준 씨가 엘림복지회 대표이사와 사랑과행복나눔 대표 사무국장으로, 조민제 씨가 순복음선교회 이사로 입성했다. 조 목사는 3년 전 교회개혁실천연대의 질의에 답변한 ‘여의도순복음교회 향후 계획’ 공문에서 ‘(재)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을 최장 3년까지만 하겠다. 여의도교회와 독립될 지성전, (재)순복음선교회에 친인척 중용을 배제한다’고 약속했으나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교회와 장로들이 이례적으로 조 목사 가족들을 제지하고 나선 것은 ‘김 씨나 그의 동생 김성광 목사가 담임목사가 될 것’이란 소문까지 나돌면서 ‘현 이영훈 목사 체제 흔들기’가 더는 좌시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씨와 김 목사의 어머니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초기 전도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최자실 목사다.

조용기 목사도 지난달 한 인터넷 교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안팎에서 자꾸 이 목사의 결점을 말하고, 그를 끌어내리려고 나와 이 목사 사이에 분열을 조장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 바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담임직이 3년 전 이 목사로 승계됐으나 조 목사가 교회에 상주하면서 최근에도 허동진 장로 회장의 회장직 사퇴를 권고하는 등 여전히 ‘상왕’처럼 군림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이 목사 쪽은 김 씨가 교회를 장악하기 위해 조 목사를 움직여 정지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보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국민일보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

김 씨의 교회 관련 기관 장악 논란은 <국민일보> 경영권을 둘러싸고 시작됐다. 김 씨가 지난해 조민제 사장의 장인인 노승숙 회장 사퇴를 종용하자 <국민일보>는 김 씨와 <국민일보> 전 회장을 지낸 장남 조희준 씨 모자가 경영권 접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노사공동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꾸려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조희준-민제 ‘형제의 난’이란 관측도 있었으나 <국민일보> 노조는 6년 연속 흑자를 낸 ‘노승숙-조민제 체제’에 대해 우호적인 편이었다. 실제로 비대위는 <특보>를 7호까지 내며 김 씨가 ‘헌금으로 자기 땅에 빌딩을 지어 한세대에 팔아넘겼다’고 폭로하는 등 김-조 모자가 헌금을 빼돌린 비리를 파헤치며 경영권 침탈과 교회 장악 시도를 비판해왔다. 이런 반발로 김-조 모자의 <국민일보> 입성은 무산됐고, 결국 지난해 11월 조 목사가 <국민일보> 회장 겸 발행인으로 취임했고, 사직한 노 회장은 국가조찬기도회 업무 쪽을 맡게 됐다. 그러나 최근 조민제 사장이 어머니에 대한 고발에 반대하면서 비대위는 와해된 상태다. 하지만 조상운 노조위원장은 “이미 변호사를 선임했다”며 “13일까지 김 씨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 <국민일보> 사옥. ⓒ뉴스앤조이 유연석
교회개혁실천연대도 최근 △조희준 씨의 <국민일보> 평생회원 기금 380억 원 횡령 및 유용 △김성혜 씨의 서울(한세)빌딩 관련 배임 및 횡령 △김 씨의 조용기목사기념관 건립 비용 일부 횡령 등의 의혹을 해명하라고 요구하는 질의서를 조 목사에게 띄웠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이와 함께 “조 목사는 원로목사로 추대된 뒤 3년 동안만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을 수행한다는 애초 약속대로 3년이 되는 5월14일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의 남오성 사무총장은 “김 씨와 조희준 씨가 조 목사가 떠난 뒤에도 돈줄이 끊어지지 않을 파이프라인을 만들려고 하는 것을 조 목사가 앞장서서 돕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성혜·조희준 모자를 대변해온 (재)사랑과행복나눔의 김규원 기획경영실장은 “<국민일보> 노조의 고발은 막을 길이 없지만 나중에 무혐의가 되면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임시 운영위원회 결정과 관련해) 재단 직책은 급료를 받지 않는 봉사직인데다 독립 단체여서 교회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허 장로회장에 대한 조치는 교회 갈등을 두고 볼 수 없던 조 원로목사의 자체적 판단인데, 이 목사 쪽이 오히려 반대파들을 교회에서 쫓아내려 한다”고 역공했다.

본보 제휴사 <한겨레>,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동행 2011-04-11 08:19:24
사람이 아무리 인품이 고매하고 좋아도 늙으면
어쩔수가 없는가 봅니다.
저도 한국의 여의도 순복음교회 출신이고...
그래서 많이 마음 아파했었는데, 다들 마음에 욕심이
과하다는 생각만 드는군요.
다들 초심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특히 조목사님은 자식들을 잘못 키운 장본인으로서
성도들한테 미안한 마음을 머리를 조아리고 사죄해도
모자를판에...너무 욕심을 부리는 모습이 참 가관입니다.
멋지게 살아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