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선교를 위해 창의적이고 상식적인 갑질을 하자
교회는, 선교를 위해 창의적이고 상식적인 갑질을 하자
  • 김동문
  • 승인 2023.01.0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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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문
아랍의 언론 ⓒ김동문

필자는, 일상과 특별한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갑질을 해보거나, 누군가로부터 당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갑질'도 갑질 나름인 것 같다. 필자는 이른바 '선교' 영역에서 갑질을 보곤 했다. 단지 후원한다는 이유로 선교현장도 모르면서, 아니 무관심하면서도 선교사나 선교 사역을 통제하는 경우도 적잖이 목격했다. 이런 갑질은 사라지면 좋겠다. 그런데 다른 뜻의 '갑질'을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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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로부터 이슬람 강의를 듣는 동남아시아계 이집트 유학생들 ⓒ김동문

아랍 이슬람 지역에서 사역한다는 이들, 아랍어가 어렵다고 다들 말한다. 그곳에서의 체류 기간이 그리 짧지 않음에도 머물고 있는 나라의 기본적인 생활 아랍어 구사 능력도 늘지 않는 것의 이유가 되는지는 모르겠다. 언어 장벽, 문화 장벽이 있어서 현지인과의 소통이 쉽지 않다는 말,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기는 하다.

그런데 당신이 사역한다는 그 나라 출신의 한국 내 체류 외국인이 궁금하지 않는가? 11,182명(2021.12.31) 가운데, 이집트인 2,845명, 시리아인 1,544명, 모로코인 1,405명, 예멘인 1,081명, 사우디아라비아인 854명, 리비아인 571명, 이라크인 530명, 요르단인 492명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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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어디에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지 않는가? 당신이 아는 그 나라와 한국의 어떤 차이때문에, 이들 한국 거주 외국인 체류자는, 한국에 살면서 무엇을 가장 힘들어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아마, 전혀 궁금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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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당신이 하는 그 나라 말의 수준보다 한국에 사는 그 나라 출신 외국인의 한국어 구사 능력이 뛰어나니, 의사소통의 어려움, 전혀 핑계 삼지 않아도 된다. 당신이 하는 한국어 수준이 당신이 사역한다는 그 나라 출신 국내 거주 외국인보다는 뛰어나지 않는가? 그러니 언어 장벽 말하지 않고,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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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중인 아랍계 미국 이민자 ⓒ김동문

한국교회가 만남이 바탕이 되는 선교를 위해, 건강한 갑질을 할 수는 없을까? 후원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현장도 모르면서 사역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갑질을 멀리하자. 그것 말고. 파송했거나 후원하는 아랍 지역 사역자에게 가르침을 요청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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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 지역에서 아랍계 외국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한국인들 ⓒ김동문

한국의 국내 거주 그 나라 출신 외국인 체류자 현황과 어떻게 교회가, 기독교인이 이웃으로 잘 살수 있는지에 대해, 제안서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역자가 교회를 방문하면 교인들과 더불어 그들을 함께 만나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은 거의 벌어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크게 벌어질 것 같지 않다. 우리곁의 이웃과의 만남, '사람'에 관한 관심이 없이도, A 국가 선교를 후원하면, 번거로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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