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가서도 성경의 무대를 찾지 않는다?
성지순례 가서도 성경의 무대를 찾지 않는다?
  • 김동문
  • 승인 2023.03.05 0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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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베랴 바다와 벳세다 들녘이 눈 앞에 있어도 안간다
Tiberias, with lake Galilee, Israel. David Roberts, 1842

이스라엘 성지순례 프로그램을 보면, 갈릴리 지역 방문에 빠지지 않는 장소들이 있다. 그 가운데 '팔복교회', '오병이어기념교회', '베드로 수위권교회' 등이 고정 방문 장소로 등장한다. 이스라엘을 여행하는 기독교 단체의 갈릴리 지역 일정 중에, 아마도 거의 100중 99단체가 가는 곳이다.

갈릴리 호수의 항구 유적지

'팔복교회'에서 예수의 산상수훈과 팔복을 이야기한다. '타브가'(Tabgha)로 부르는 '오병이어 기념교회'에서 벳새다 들판의 오병이어 이야기를 나눈다. '베드로수위권교회'에서 요한복음 21장을 베드로와 예수님의 마지막 만남을 말한다.

©Jesus Trail

요즘은 일부 단체 여행자가 팔복교회 아래쪽 이른바 산상수훈 언덕을 걸어서 둘러보는 경우가 있다. 이른바 'Jesus Trail'을 따라 걷기이다. 옛길을 따라 걸으면서 2천 년 전 배경 예수의 발걸음을 떠올려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Google Maps

오병이어 이야기의 무대인 벳세다 들녘은 오병이어 기념교회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요단 강과 갈릴리 호수가 만나는 곳에 있다. 성경 속 오병이어 이야기의 무대이다. 현장 접근이 어렵지도 않다. 그런데도 벳세다 들녘이 아닌 오병이어기념교회만을 가는 일정은 아쉽다.

©Google Maps

베드로수위권교회, 요한복음 21장의 디베랴 바다, 예수께서 베드로를 교회의 머리로 위임했던 것을 기념하는 기념교회이다. 그런데 요한복음 21장의 디베랴 호수는 이곳이 아니다. 이 교회에서 20여 분 정도 떨어진 오늘날 현대도시 티베리아스 근처의 고대 도시 티베리아스 앞 호수이다. 디베랴 성 앞 갈릴리 호수가 바로 디베랴 바다이다. 요한복음 21장의 무대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도 가지를 않는다.

©Google Maps

기념교회 방문도 물론 의미가 있다. 그런데 예수 시대 예수의 말씀,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가고자 그곳을 간 것이 아닌가? 성경 이야기의 무대가 엄연히 근처에 있는데도, 그 현장이 아닌 기념 교회 안에서 그 본문을 읽어야만 하는 것일까? 성경을 이해하기 위하여 그 기념교회를 간 것일까? 아니면 그 기념교회를 방문하기 위해서 성지순례를, 갈릴리 지역을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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