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짐의 철학
삐짐의 철학
  • 지성수 목사
  • 승인 2023.06.14 1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라인 사도행전(26)

아마 모든 것이 인연이라는 연기론을 설파하신 부처님도 온라인 인연이라는 것이 생길 줄은 몰랐을 것이다. 온라인에서 만난 인연이란 가볍다면 한 없이 가벼운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많은 내용이 오갔다고 하더라도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끝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얼마든지 가벼울 수 있는 인연을 소중하게 바꿔가는 건 전적으로 본인의 몫이다.

단체에는 어디나 오는 사람 가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더욱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진 단체에서는오고 감이 더 쉽다. 아무리 신앙의 공동체라고 할지라도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니만큼 감정적 충돌은 피할 수가 없다. 아둘람에서도 3년 동안 함께 하다 보니 마음에 맞지 않아서 그만 둔 사람도 생겼다. 어떤 사람이 참석을 중지할 때 다른 사람들이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경우와 알 수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는 특별한 사건은 없었지만 정서적으로 다친 경우라고 하겠다. 그런 경우에는 비대면 관계에서는 다른 방법으로 풀 수가 없기 때문에 문제점이 더욱 첨예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신앙적으로 차이가 있는 사람들은 조용하게 떠난다. 하지만 성격적인 이유로 떠나는 사람 중에는 뒤끝 있게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사건을 겪으면서 배운 것이 있다. 건축을 할 때 설계에 따라서 건물의 크기는 조절할 수 있지만 땅의 넓이는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건평은 넓힐 수 있지만 지평은 넓힐 수 없다는 상식적 이치를 깨달은 것이다. 공부와 경험과 포용력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다. 타고난 천성이라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인간관계 속에서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인간관계는 서로 상처를 주고 받으며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은 반드시 악한 의도에서만 생기는 일이 아니다. 나쁜 의도가 전혀 없는데도 때로는 미숙해서, 무지해서, 편견과 아집에서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한다.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것이 아주 많다. 남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기 본위의 시각을 가진 사람, 특히 자기감정이 중요한 사람처럼 위험한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하고, 즉 자기의 느낌 안에만 머무르려고 할 때 퇴행적인 길을 걷게 된다.

사람이 사람을 마주하면서 드는 느낌들은 피차의 상호작용 속에서 온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과 마주치면서 드는 느낌들은 전적으로 주관적이다. 그래서 이 작용은 얼마든지 정확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감정이나 기분을 절대적으로 적용할 때 사소한 일로 불행이 싹틀 수가 있다. 무엇보다 자기감정이 제일 중요한 사람, 세상에서 가장 골치 아픈 사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