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회사 바그너 배후에 있는 종교는?
러시아 용병회사 바그너 배후에 있는 종교는?
  • 김기대
  • 승인 2023.06.27 1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음모론 투성이의 러시아 사태

러시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의 반란 해프닝이 지도자인 에브게니 프리고진의포기 3 천하가 되고 말았다. 표면상으로는 러시아 군부에 불만이었던 프리고진이 모스크바를 공격대상으로 삼은 쿠데타의 형태이지만 워낙 뜻밖의 일이라 많은 가설과 음모를 낳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이 프리고진을 꼬드겨 푸틴을 공격하게 했다는 설과 전혀 반대로 미국은 프리고진의 돌출 행동이, 예를 들어 그가 함부로 핵을 사용한다든가하는 행동이, 사태를 악화시킬 있다고 보고 오히려 푸틴정권의 편을 들었다는 말도 있다.

푸틴과 프리고진의짜고 치는 고스돕이라는 주장도 있다. 러시아 태생의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정보 분석가인 레베카 코플러의 주장에 따르면 이번반란해프닝은 푸틴이 자신의 정치적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프리고진과 함께 계획한 ‘가짜 깃발 작전’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추가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다시 활발하게 하려는 기획이었다는 것이다.

바그너 그룹은 모스크바 200 지점까지 진격했다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철수했다. 쇼를 통해 푸틴은 러시아군의 군기를 새로이 다잡고 그를 만만하게 서방세계에 대한 경고의 효과를 노렸다는게 세번째 음모론의 요지다.

전쟁중에는 온갖 프로파간다다와 역정보가 흘러 나오는 , 어느 하나가 이번 사태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프로파간다의 관점에서 보면짜고 맞아 보인다. 레닌이 볼세비키 이후 소련을 만들면서 쿨락(koulak, 부농) 세력을 분쇄하기 위해 여러 프로파간다를 사용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지금 지지부진한 우크라이나 사태로 푸틴에겐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많은 상태다. 바그너 그룹을 이용한 프로파간다는 이런 내부의 적을단도리하기에는 가장 좋은 수단이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개인 용병회사(PMC) 바그너는푸틴의 요리사라고 불리는 프리고진과 퇴역 중령 드미트리 우트 킨이 2014년부터 러시아를 위해 사병들을 모으면서 시작되었다.  여기에는 사면을 약속받은 죄수들, 영화 대장 부리바로 유명한 코사크족 전사, 네오 나치즘에 경도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프리고진은 생부 계부 모두 유대계인데 네오 나치즘을 이용했다. 회사이름 바그너도 히틀러가 좋아하던 음악가 바그너다. 유대계와 네오나치즘이 이렇게도 만난다.

발크넛
발크넛

이들을 데로 엮어주는 이데올로기로 슬라브 신이교주의( Slavic Neo Paganism) 주목을 받고 있다. 신앙은로드노베리에라고 불리는데 이는 슬라브족의 민족종교를 현대에 재현하려는 시도를 통칭한다. 범신론적 다신교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슬라브 전통 신들을 숭배하고 슬라브 고유 문화와 민속에 관심을 한마디로 민족주의 종교다.

티와즈

1990년대 러시아 국가 평의회에서 활동하던 명의 작가가 신이교사상을 확산시켰다.

유리 세르게예프(1948~2021) 세르게이 알렉세예프(1952년생) 신이교도 사상의 확산과 함께 군사화의 기초를 놓았다. 세르게예프는 반기독교적 성격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9세기의 위조된 텍스트인 소위 '벨레의 책'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알렉세예프는 소설 시리즈 '발키리의 보물' 통해 모든 민족을 '신세계 질서' 종속시키기 위해 '북부 아리아 인' 문명을 파괴하려는 시도를 조심하라고 선동했다.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려는 서구의 가장 적은 스탈린이다. 다시말해 스탈린은 서구에 맞서 싸운 영웅이라는 것이다.

프리메이슨 유대인으로부터 러시아를 지키기 위한 전사의 이미지를 두사람은 계속해서 강조해 왔다. 이들에게 기독교는 '자유를 사랑하는 러시아인의 진정한 신념' 죽이는 '노예 종교'.

신이교주의자들 사이에 여러 분파가 있는데 폭력을 서슴없이 사용하는 무술 단체도 속해있다. 바그너 그룹이 돈바스크 지역에 개입했을 이미 신이교주의자가 활동했다는 증언도 있다

2017 가을 바그너에 합류한 신이교주의 루시치(Risich) 구성원들은 나치 문향을 변형한 상징을 달고 있었다. 부대는 로드노베리에 신도들이 주구성원이었다. 이들은 군사 리더십을 강조하는 고대 이교도들의 티와즈(tiwaz) 사후세계를 상징하는 발크넛(valknut) 문양을 주로 사용한다그밖에 시리아, 중앙 아프리카 지역에 참전한 러시아 용병들도 이러한 문양들을 달고 있었다.

나치 문양을 변형시킨 신이교주의 문양. 팔축 스와스티카(8 beam swastika)로 부른다.
나치 문양을 변형시킨 신이교주의 문양. 팔축 스와스티카(8 beam swastika)로 부른다.

바그너 그룹의 지휘관은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저에게는 양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기독교 이전의 것이 가깝습니다. 키예프 루스(지금의 우크라이나 지역, 모스크바 공국이 러시의 중심지가 되기 이전에 있던 러시아 문화의 시원지) 본래 있었던 거죠, 그것이 제가 이교도인 이유입니다. 저를 민족주의자라고 생각하세요. 그게 뭐가 잘못됐나요? 러시아 남자는 전사입니다. 조국, 어머니, 여성을 위해 싸울 의무가있는 전사입니다. 신은 페룬(Peru, 정교회로 개종하기전 러시아인들은 페룬을 최고의 신으로 숭배했다)입니다.

이처럼 바그너 그룹 안에는 신이교주의 추종자들이 광범위하게 포진되어 있다. 이미 2016년에 러시아 정교회의 브세볼로드 채플린 대주교는 신이교주의자가 절반을 차지하는 부대가 국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불평한 적이 있다. 그는 종교가 동료 기독교인들과 계속 마찰을 일으킨다고 지적했었다.

자신의 민족 종교를 신앙하는 일이 비난받아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종교가 불의한 권력의 프로파간다 역할을 그것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라 폭력의 영역이 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계를 놓고 나토(NATO) 끌어들인 우크라이나를 비난하는 쪽이 있었고, 원인이야 어디있든 침략을 쪽이 잘못이라며 러시아를 비난하는 쪽이 대립했었다. ‘약소국 침략’(과연 미국과 유럽, 대한민국, 일본의 후원을 받아가며 대리전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약소국이라 부를 있는지 의문이지만)이라는 윤리적인 측면에서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힘을 실어주던 목소리들이 이번에는 불의한 용병그룹 바그너가 푸틴을 쳐주기 바라는 내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건 무슨 모순이지? 바그너 그룹이 어떤 자들인데

종교가 우익이데올로기를 견인하는 시대다. 천공은 윤석열을 이끌고,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크리스천들은 트럼프를 결사보위하고, 푸틴은 러시아 정교회를 후원하는 척 하면서 신이교주의자들과 손을 잡고, 일본의 정치인들은 야스쿠니 신사를 앞다투어 찾는 시대에 희망찬 미래를 꿈꿀 있을까? 북한의 지도부는 이렇게 외칠지도 모를 일이다. “ 주체사상만 갖고 그래! 너희들도 같구먼!”

! 주여 속히 오시옵소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