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 즈음한 그리스도인들의 선언"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 즈음한 그리스도인들의 선언"
  • 뉴스M 편집부
  • 승인 2024.04.03 13: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과 미주를 비롯하여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기독교 인사가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선언문을 발표했다. 기독교 신앙에 근거하여 총선의 의미를 밝히고 투표를 독려하는 선언문이다. 30인의 발의인 뿐만 아니라 뜻을 같이 하는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연명할수 있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이다.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 (아모스 5:24)”.

“하나님의 나라는 음식 가려 먹는 문제가 아니고 성령의 도움을 받아 정의와 평화와 (만인의) 기쁨/행복을 이루는 것이다” (롬 14:17)

지금 21세기의 민주주의는 한국과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엄청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사회 내의 여러 가지 분쟁과 갈등을 자유롭고 평등한 선거를 통해 조정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자유와 정의와 평화를 가장 광범위하게 누리게 하는 정치제도입니다. 그러나 이 민주주의 제도의 틀에서도 정의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벌거벗은 욕망도 함께 춤을 춥니다. 이 때문에 민주주의 선거를 통해 정의가 무력해지고 인간의 죄와 욕망이 당당하게 판을 치는 불의한 역사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20세기 초반 독일에서는 민주적 선거제도를 통해 히틀러의 나치당이 집권하여 반공주의를 빙자,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우익 파쇼 독재 정부를 수립하였고, 급기야는 2차 세계 대전을 일으켜 수천만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불행히도 당시 독일 기독교는 “복음에 합당하게 정치/생활하지” (빌 1:27) 못하고, 대거 히틀러와 나치당을 지지하여 그 참혹한 죄악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70여 년 사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공산 파쇼주의에 맞서 민주주의를 점차 성장시키고 자유와 정의와 평화가 증진되어 갔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근대 민주주의 발상지 중 하나인 미국에서 반민주적이고 유사 나치 독재 성향을 가진 트럼프가 집권하게 되었고, 이어서 그 비슷한 현상이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 오늘날 세계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의 미국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진실성과 도덕성, 약자에 대한 측은지심 등을 결여하고 독재적 성향을 가진 인물이 대통령으로 등장하였습니다. 그러자 지난 100여 년간 일제 식민 통치와 공산주의 위협, 이승만 독재와 군사독재의 엄청난 고난 속에서 피땀 흘려 쌓아 올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급속히 무너져 가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금, 이 나라에서는 놀랍고도 끔찍스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예언자들은 거짓으로 예언을 하며, 제사장들은 거짓 예언자들이 시키는 대로 다스리며, 나의 백성은 이것을 좋아하니, 마지막 때에 너희가 어떻게 하려느냐?” (예레미야 5장 30~31절)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치른 후 한국의 사회와 정치는 어떠합니까?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증진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있는가요? 불행하게도 이 정부는 잦은 거부권 행사와 모법을 거스르는 시행령으로 법치를 무력화하고 있습니다. 검찰권의 편파적 행사는 대통령 가족과 측근의 범죄에 대한 소추는 외면하며 야당과 비판 세력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는 수사와 기소를 반복하면서 사법 절차를 형벌로 사유화하고 있습니다. 5조 원 이상의 연구개발 예산을 삭감, 심각한 인재 유출과 과학기술 발전의 위기를 촉발하고 있습니다. ‘국가 소멸’ 경고등이 켜진 최악의 저출생 국면에서도 부동산 투기와 사교육 시장은 가열되고 있으며, 노골적인 부자 감세와 물가 관리의 무능으로 국민들은 의료비, 교육비에다 식비마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있습니다.

정권의 횡포로 고통받는 현실을 감추는 언론, 법치 무력화와 특권계급 옹호에 부역하는 법조인, 성별․세대․장애를 갈라치기 하면서 반(反)정치를 일삼는 정치꾼, 자기 경전(經典)을 비틀어 더러운 이(利)를 탐하는 종교업자들, 우리는 이들 타락한 세력들을 시민적 탄핵을 통해 공론장에서 축출해야 합니다.

총선을 맞아 입으로는 “자유민주주의”, “정의와 자유”, “공정과 상식” 등을 외쳐댑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검찰 권력에 기대어 언론자유와 사회정의를 파괴하며 국민을 협박하면서 독재 통치를 떠받드는 무리들이 국회마저 장악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군사독재에 이어 검찰독재로 질식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됩니다. 이에 우리는 이번 국회의원선거를 맞아 최우선 과제로 의회민주주의를 복원할 수 있는 의석수에 유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는 대통령의 부당한 거부권 행사로 무력화된 삼권분립과 법치를 되살리려는 유권자의 마지막 수단이며, 검찰 권력에 의지하여 독재를 일삼아 온 검찰정부와 여당이 자초한 결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자세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는 지난 세기 독일에서와 같이 그리스도인들이 민주주의 퇴행을 조장하는 세력에 동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21세기 미국 트럼프주의의 가장 강력한 지지기반인 백인 복음주의자들(White Evangelicals)이 자유와 평등, 평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큰 위협 세력이 된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복음주의자들”이 평생 복음이 명령하는 가치들과 행동양식에 반대로만 살아온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역설적이고 통탄할 노릇입니까!

지금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정신은커녕 품위마저 무너뜨리고 있는 전광훈 류의 천박한 극우적 기독교 세력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들과 거리를 둔다는 많은 목회자들도 ‘하나님의 나라(통치) 복음’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또 그 복음에 “믿음의 순종”을 하도록(마 28:18-20; 롬 1:1-5) “제자 훈련”하는 일을 소홀히 합니다. 그들은 또 소극적인 경건주의에 빠져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평화와 (만인의) 기쁨/행복”(롬 14:17)을 개인 윤리적 차원을 넘어 사회 윤리적 차원에서도 실현하려 힘쓰지 않습니다. 또 그 가치들을 사회와 국가 및 온 세상에 실현하기 위해 그리스도인들의 올바른 정치참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도리어 “교회 내에서는 정치를 논하면 안 된다”는 소극적인 구호만 되풀이하면서, 교인들로 하여금 낡은 반공 이데올로기적 이슈들에만 집착하게 합니다. 그 결과 그들을 결국 극우적 정치 세력의 지지자들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다수의 그리스도인들이 거짓으로 국민을 속이고, 자유를 억압하며 특히 약자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불의한 정책과 법 집행으로 갖가지 갈등을 증대시키는 등, 사단의 나라 가치들을 더 실현하는 독재자들을 추종하게 됩니다. 이점에 있어서는 오늘날의 한국 교회들은 1950~80년대의 이승만 독재 및 군부독재 시대와 비슷한 모습이라 해도 부정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오는 9월 세계 복음화를 위한 4차 국제로잔대회가 한국에서 열립니다. 1974년 제1차 “로잔 언약”은 복음 선포와 전도를 “구령사업”으로만 여기던 전통적 복음주의의 한계를 넘어, 성경적 가르침에 합당하게 “그리스도인들의 사회적 책임”을 전도와 선교의 본질적 일부로 고백했습니다. 2차 및 3차 로잔대회에서 채택한 “마닐라 선언”과 “케이프타운 결의”는 이를 더 심화하여 “온 세상에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웃 사랑의 계명에 입각해서 불의와 차별, 박해와 억압을 적극 규탄하고 자유와 정의와 평화, 그리고 환경보호 등을 위해 교회가 더 힘써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한국 교회가 이 고백과 결의를 실천하려 노력했다면, 지금과 같이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로잔 언약과 결의를 역행해 온 한국의 교회 지도자들은, 민주주의의 붕괴를 막기는커녕, 오히려 검찰 독재를 방조하거나 그 선봉에 서는 행태를 보입니다. 참으로 부끄럽고 가슴을 치며 회개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여, 한국 교회의 목회자들이여, 이제라도, 오는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들인 진실과 사랑, 자유와 정의, 평화와 행복을 더욱 증진시킬 수 있는 정당과 후보들을 지지하도록 합시다. 이 땅에 참다운 민주주의가 꽃피고 하나님 나라의 샬롬이 열매 맺도록 합시다! 불과 2,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독재국가에서 민주국가로 발전한 모범 국가로 칭송받던 그 대한민국을 회복하도록 합시다. 당대에 독재국가의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그 치욕적 평판을 면할 수 있도록 합시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 적극 참여하여 민주주의 부활의 절호 기회를 마련합시다!!!

                                       2024년 3월 27일,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할을 기리는 절기에

                                                                                                                 발의인(30인, 무순)

이만열, 김세윤, 이병주, 백종국, 이광우, 박득훈, 방인성, 이문식, 정종훈, 류대영, 태원우, 김형원, 이효재, 이대경, 이흥용, 이광하, 강경민, 엄예선, 조흥식, 이철규, 윤환철, 김동일, 김응교, 노동래, 김주열, 이병헌, 김승태, 왕보현, 양희삼, 박대영

 

참여는 다음 링크를 통해 할수 있다.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RlupVxauMFCB4LRtK2INgYxLuITHspPbb9WsMXNMgeN0ZLQ/viewform?vc=0&c=0&w=1&flr=0&pli=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