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
  • 전현진
  • 승인 2012.03.15 0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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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뉴프론티어교회 류인현 목사…"뉴욕은 지금 '사사기 신드롬'"

뉴욕시가 교회를 향해 창끝을 겨누고 있다. 뉴욕시와 교회의 싸움에 대해 팀 켈러 목사(리디머교회)는 2월 7일 교회 홈페이지에서 공립학교 예배 장소 사용 금지 판결을 내린 피에르 러발(Pierre Leval) 판사를 비판한 바 있다. "예배는 그것이 수행되는 장소를 신성하게 하며 그 장소를 성전(교회)으로 만든다"는 판결에 대해 팀 켈러 목사는 '신학적 오류'라는 말로 판결을 떠받치는 '교회는 건물'이라는 인식을 꼬집었다. 교회 건물을 성전이라 부르는 한국교회의 인식에 물음표를 던지는 말이다.

▲ 맨하탄 뉴프론티어교회 류인현 목사. (사진 제공 류인현 목사)
'교회란 무엇인가'에 대해 몸소 느낀 교회가 있다. 맨해튼 뉴프론티어교회이다. 이 교회는 뉴욕시 교육 당국의 퇴거 명령으로 학교를 떠나 유대회당을 예배 장소로 사용했다. 최근 다시 공립학교로 돌아온 뉴프론티어교회 류인현 목사에게 지금 뉴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들어봤다.

- 뉴프론티어교회를 소개해달라.

뉴프론티어교회는 2006년 뉴저지초대교회 맨해튼 젊은이공동체로 시작되었다. 2010년 뉴저지초대교회가 본 교회를 분립 개척하였고 현재 700여 명의 젊은 부부, 직장인, 학생 등의 20-40대 성도들이 출석하고 있는 젊은 교회이다.

- PS11 공립학교로 돌아온 과정을 말해달라.

현재 예배 장소로 사용하고 있는 PS11 공립학교는 2008년 2월부터 예배 장소로 사용했다. 지난해 12월 뉴욕시 교육 당국과의 소송에서 브롱스 믿음의집(Bronx Household of Faith)이 패소했다. 이에 따라 뉴욕시 공립학교를 예배 장소로 사용하고 있는 모든 교회들은 2012년 2월 13일부터 공립학교로부터 나와야 됐다. 두 달여 동안 간절히 기도하고 여러 각도로 노력한 결과 감사하게도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었다. 교인들은 예배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 경험이었다고 한다.

- 특별히 유대회당으로 간 이유가 있다면.

생각보다 더 완강한 뉴욕시를 보고 퇴거 기한 까지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유대회당은 수용인원이 600명이다. 식당과 교실도 갖추고 있다. 교통이 편리한 미드타운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대관비는 공립학교의 3배 정도지만 다른 곳보다는 저렴했다.

- 유대회당에 대한 교인들의 반대는 없었나.

유대회당으로 이전하는 것을 반대하는 교인은 거의 없었다. 예배 장소보다 중요한 것은 예배자임을 기억해달라고 부탁했다.
▲ 뉴프론티어 교회는 2주간 유대회당을 예배장소로 사용해야 했다. (사진 제공 류인현 목사)

- 뉴욕시와 교회, 갈등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뉴욕시 주장은 공립학교가 예배 장소로 사용되면 일반인, 특히 학생들이 학교와 교회를 동일시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대부분은 주말에 자기 학교가 예배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도 잘 모른다. 그런 착오를 일으킬 만큼 아이들이 어리석지 않다. 신학적으로도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교회들이 학교 건물을 빌려 사용하는 것은 학교라서가 아니라 예배와 주일 학교를 진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 예배 장소 논란이 최종 해결 되지 않은 상태다.

당분간은 공립학교를 예배 장소로 사용하는 것이 자유로울 것 같다. 앞으로 판결에서 여론과 연방법원 판사의 전례를 보면 '영구적 연장 명령'(permanent injunction)이 판결될 확률이 높아 보여 계속 공립학교를 예배 장소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것을 위해 많은 분들이 기도하고 있다.

- 미 동부 뉴욕에 대해 '사사기 신드롬'이라고 평가했다. 뉴욕의 영적 분위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에서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면서부터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갔다. 풍요로움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멀어지게 한 것이다. 그때마다 하나님은 사사들을 세우셨지만 백성들은 다시 하나님께로부터 멀어지는 반복을 사사기에서 보게 된다. 이것을 일컬어 '사사기 신드롬'이라 부른다.

뉴욕이 지금 그런 것 같다. 9.11이나 2008년 금융위기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 등은 하나님께로 다시 무릎 꿇고 돌아오라는 하나님의 초청이라고 여겨진다. 뉴욕은 지난 해 동성결혼을 합법화시켰고 바로 옆 주인 뉴저지도 상하원 모두 동성애 법안을 통과시킨 상태이다. 포스트모더니즘에 의해 교회들도 혼합주의로 흐르고 신앙의 정결과 거룩함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복음과 진리를 끝까지 파수하는 교회가 더 많이 생겨나야 한다.

- 뉴욕 교회 사이에 동성애 이슈가 논란이다.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가.

이미 미국의 상당수 교단들이 동성애 안수를 인정하고 있고 얼마 전 미국 장로교단 중 가장 큰 규모인 PCUSA(Presbyterian Church of USA)가 동성애 목사 안수를 인정함으로써 큰 파장을 일으켰다.

동성애 이슈의 핵심은 ‘소수의 권리라는 인권적인 접근이냐 도덕에 어긋난 죄라는 성격적인 접근이냐’인 같다. 성경은 동성애에 대해 죄로 규명하고 있고 명백한 죄를 습관적으로 행하는 사람을 목회자로 세우는 것은 성경에서 말하는 목회자의 자질에서 벗어난 것으로 생각한다.

- 타지에서 본 한국교회는 어떠한가.

한국을 떠나 온지 벌써 13년이 되어서 쉽사리 이야기하기가 두렵다. 좋은 소식보다는 좋지 못한 소식들을 더 접하게 되는 것 같다. 매스컴을 장식하는 그런 교회들보다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묵묵히 주의 나라를 일구어 가는 소금 같은 교회들이 있다고 믿는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소위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대표선수'들의 실수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다.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에 대한 환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이는 교회를 넘어 보내고 파송하는 사도적인 교회로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한국교회는 계속해서 한국사회로부터 외면 받을 것 같다. 한마디로 예수님처럼 가르치고, 전하고, 고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가르치고 전하는 것에만 집중한 것 같다. 이제 예수님의 마음으로 불쌍한 영혼들을 살피고 긍휼히 여기는 '고치는 사역'(healing ministry)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교회의 비전과 개인적인 소망은 무엇인가.

뉴프론티어 교회는 유학생 교회를 넘어선다는 비전이 있다. '비전 2020'은 2020년까지 킹덤 프로페셔날센터(KPC)를 맨하탄에 세워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에 투자할 계획이다. 다양한 인종이 예배하고 뉴욕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선교적 비전을 말한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감당해야 할 주의 일들이 많은데, 변질되지 않고 끝까지 주님을 사랑하며 나의 영광이 아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쓰임 받는 목회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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