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공화당원도, 민주당원도 아니다
하나님은 공화당원도, 민주당원도 아니다
  • 전현진
  • 승인 2012.11.06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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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보수 기독교 가치 대안은?…"빈곤과 평화, 진정한 성경적 이슈"

▲ 짐 월리스는 "선거는 불완전한 선택이다"며 "진정한 성경적 이슈인 빈곤, 소외, 환경, 평화의 문제를 고려해 투표하자"고 당부했다. (<미주뉴스앤조이> 자료사진)
향후 4년, 미국은 물론 세계 각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대통령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정치·경제 이슈를 비롯한 종교 이슈 역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낙태·동성애 문제와 공화당 대선후보 미트 롬니의 모르몬교 정체성까지 선거 기간 내내 기독교 이슈로 꼽히는 문제들이 주요 담론으로 논의됐다.

낙태·동성애 이슈가 개신교 정채 이슈의 주요 담론을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빈곤과 소외, 환경과 평화가 진정한 기독교 이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성경이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 이슈를 전체인 것처럼 주장하지 말고, 성경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복지와 반전 등 진보 이슈를 주장하고 있다.

짐 월리스, "정치 선전 아닌 진정한 성경적 이슈에 투표하자"

'기독교인이라면 성경적 가치에 투표하라'는 말과 '공화당에 투표하라'는 말이 함께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보 성향의 복음주의 잡지 <소저너스> 대표 짐 월리스(Jim Wallis)는 11월 5일 "하나님은 공화당원도, 민주당원도 아니다"며 "성경 전체가 말하고 있는 진정한 가치에 투표하자"고 호소했다.

짐 월리스는 "선거란 타락한 세상 속에서 불완전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 선전에 편향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짐 월리스는 낙태·동성결혼 문제만을 '생명의 가치'라고 주장한 보수 교계와 공화당을 비판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향한 성경의 메시지와 하나님이 창조한 소중한 지구를 관리하도록 청지기로 부름 받은 기독교인의 책임, 군사력을 우상처럼 신봉하는 대신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한 '성경적 생명 가치'라고 주장했다.

짐 월리스는 그동안 기독교 이슈를 '낙태와 동성애'로만 제한한 공화당과, 성경이 강조하는 가치를 정치 역영에서 기독교 담론으로 끌고 가지 못하는 민주당을 모두 비판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종교 멘토로 통하는 짐 월리스는 '빌리그래함복음주의협회'가 미트 롬니 후보를 만나 뒤 모르몬교를 이단으로 설명한 내용을 삭제한 것을 두고, '성경적 가치를 주장하던 보수 복음주의 지도자들의 신앙과 정치적 이데올기 사이의 갈등은 이데올로기의 승리로 마무리 됐다'며 "민주당 후보가 모르몬교였다면, 복음주의자들과 공화당은 어떤 비난을 했겠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두 가지 문제를 성경의 전체 가치로 보지 말고, 경제적 불평등 속에 사는 아이들과 중동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위기 해결이라는 가치에 투표하자"며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가 이 세계 속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행동하자"고 말했다.

보수 복음주의 중심의 미국 우파, 영향력은?

짐 월리스의 이 같은 주장에도 미국 내 기독교인 다수는 미트 롬니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미국 기독교 우파 세력은 '신앙의 전통성'이 아닌 정치 이데올로기에 따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복음주의권의 대부로 꼽히는 빌리 그래함 목사의 미트 롬니 지지 선언과 '모르몬교 이단 제외' 논란, 일리노이 주 상원후보 토론회에서 나온 '강간 임신' 발언 등 전통적 공화당 정치 구호와 기독교계 '성경적 가치' 호소가 일치하는 경향도 여전했다.

복음주의권의 정치 보수화는 1920년대 진화론 교육 반대 운동에서 시작했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이후 금주법(The Prohibition Law), 반공주의 운동 등을 거치면서 미국 우파의 핵심 집단이 된 개신교계는 낙태·동성결혼 문제로 진보 진영과 날선 대립을 이어왔다.

미국 내 개신교인이 인구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개신교 영향력이 사상 최하를 기록하고 있다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도 있어, 빌리 그래함 목사 등 복음주의권의 미트 롬니 지지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짐 월리스가 주장한 '진정한 성경적 가치' 역시 일부 정치권과 교계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일반 기독교인들에겐 와 닿지 않는 주장도 있다. 빌리 그래함은 전통적 보수 기독교 이슈와 짐 월리스의 진보 기독교 이슈. 미 개신교 유권자들은 어느 쪽에 손을 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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