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망' 떠난 씨뿌리는교회, 원망 아닌 소망으로 간다
'한소망' 떠난 씨뿌리는교회, 원망 아닌 소망으로 간다
  • 전현진
  • 승인 2012.12.25 18: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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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새로운 가정 공동체·자녀 교육 사역 시작, "하나님 인도 기대한다"

▲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굳은 뿌리에서 뻗쳐오르는 새싹. 나무 장식이 유난히 눈에 띄는 뉴저지 한 유대회당 Temple Avodat Shalom은 씨뿌리는교회(이승준 목사)가 새로 찾은 예배 장소다. 지난 9월 미국장로교(PCUSA) 동부한미노회에서 이승준 목사와 한소망교회의 목회관계 해소가 결정된 이후 모이기 시작한 씨뿌리는교회는 이 목사를 둘러싼 계속되는 의혹 제기에도 그를 믿어준 서른 두 가정과 함께 12월 23일 이곳 유대회당을 예배 장소로 정한 뒤 정식으로 모이게 됐다. (관련기사 : 말 안 듣는 목사는 나가라?)

이 목사는 지난 12월 열린 PCUSA 동부한미노회에서 제명됐다. 이 목사는 노회 결정 직후 심경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건 기자로부터 제명 소식을 처음 들었다고 했다. 연이은 노회의 결정이 이 목사를 구석으로 몰아넣었지만 그는 의외로 목소리가 밝았다. 이 목사는 "나를 둘러싼 공격보다 새로 시작되는 사역이 기대가 된다"고 했다. 교회 분쟁 속에 겪은 상처와 모난 마음을 오히려 희망을 품으며 넘어보자는 것이다. 새로 시작하는 씨뿌리는교회, <미주뉴스앤조이>가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기쁨의 성탄, 원망보단 소망으로

씨뿌리는교회는 여느 교회와 다름없이 성탄을 맞았다. 하지만 갈 곳 없이 떠돌 수 있었던 회중들의 대화 속에서 새롭게 정착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감격과 기쁨이 함께 묻어났다. 분쟁을 겪으며 상처와 원망을 품고 교회를 떠나는 이들이 있는 반면, 건강한 교회를 세워가자는 소망을 품는 이들도 있다. 앞으로의 소망을 보고 가겠다는 것이 이날 씨뿌리는교회에 웃음이 떠나지 않은 이유다.

이 목사는 자신이 교회를 개척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그는 "힘든 시간들이지만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길을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억울한 마음보다 새로운 사역을 더 기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예배 뒤 이어진 식사와 장기자랑 시간 동안에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이어졌다. '성탄가족맺기'로 맺어진 가정들이 서로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성탄 선물을 주고받고, 기도 제목을 나누기도 하는 이 가정들은 씨뿌리는교회에 모인 이들이 새로 맺은 또하나의 가족이다. 새로 생긴 자녀들을 바라보는 어른들과, 새로운 할아버지·할머니를 바라보는 아이들은 성탄 분위기를 더 깊이 느낀다.
▲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뿌리와 새싹, 'Roots and Shoots'라고 이름 붙인 가족 맺기 행사는 30대 전후의 젊은 가정과 60대 이상의 가정들이 교회 안에서 맺은 새로운 공동체다. 젊은 가정과 연륜이 묻어나는 가정들이 서로 뿌리와 새싹이 되어 서로에게 배우고 기도해주기 위한 것이다. 이 가족맺기는 씨뿌리는교회의 서른 두 가정이 40~50대의 중년층 가정이 적고 각각 열두 가정 정도로 나뉘어져있는 상황에서 탄생했다. 젊은 가정은 할아버지 세대의 경험을 배우고, 60대 교인들은 자녀를 위해 기도하듯 새로 맺게 된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고 후원하며 그들의 장점으로 서로를 세워주려는 것이다.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과, 부모 세대와 친교하며 배우는 것. 씨뿌리는교회가 중점을 두고 있는 가족 공동체의 핵심이다. 한 교인은 가족맺기 행사로 다가가기 힘들었던 젊은 세대들과 함께 교제하고, 새로 생긴 손자·손녀를 위해 기도해줄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세대 간의 장점을 서로 나누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교인들은 지난 시간 동안 있었던 교회 분쟁의 상처보다 새로운 활기를 느끼고 있었다. 원망과 분노만 남기 쉬운 교회 분쟁에서 오히려 새 소망을 품어보자는 것이다.
▲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자녀 세대 위한 새로운 공동체로

씨뿌리는교회는 앞으로 자녀 교육을 사역의 중요한 방향으로 정하고 자라가기로 했다 이 목사가 그동안 교육 사역에 관심을 가져왔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씨뿌리는교회는 한인 교회로는 드물게 자녀 교육 사역 전문 단체인 오렌지(Orange)의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노스포인트처치(North Point Church)에서 처음 시작한 오렌지 사역은 일주일에 한번 진행되는 교회 사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가정 안에서 진정한 성경적 교육이 이뤄진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교회와 가정이 함께 자녀를 교육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교회와 가정이 그들의 자녀들을 바른 정체성을 갖추며 자라나도록 함께 돕는다는 얘기다. 부모와의 시간에서 자녀들이 자라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오렌지 사역은 부모 교육도 함께 진행된다.

씨뿌리는교회가 이 사역을 중점적으로 실시하려는 이유는 역시 자라나는 세대들의 미래를 향한 소망 때문이다. 상한 마음을 아이들에게 전하지 않고, 새로운 교육 방식으로 성숙한 신앙인으로 자라가도록 하겠다는 사역 방침인 셈이다.

"하님님 인도 따라 그저 기대하고 나아갈 것"

▲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한소망교회와의 명예훼손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한소망교회와 노회측은 법원을 향해 이 목사를 두고 벌어진 갈등이 '법률적으로 명예훼손을 판단할 문제가 아닌, 교회 내부의 문제이므로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소송을 그만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한 바있다. 하지만 법원은 12월 7일 교회와 노회측의 요청을 기각하고 이 사안을 '명예훼손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문제'라고 결정했다. 이 목사의 문제가 단순한 교회 행정상의 문제가 아닌 명예훼손의 여부를 가려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없지만은 않다는 이 목사는 "부정적인 마음에 압도되지 않고, 소망을 갖고 사역할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나름대로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새로 시작하는 교회와 함께 하는 교인들을 위해 사역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을 따라 그저 기대하고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진 기자 / jin23@n314.ndsof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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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개똥 2013-05-09 09:54:26
참 어지간한 목사이다
세상에 이런 목사도 있다니
하나님이 참으시느라 얼마나 안타까우실까?
말하고 행동하고 얼마나 이율배반적인가? 떠나온교회 소송건수가 자그만치 10 여건이라는데 ... 그러나 그의 속사람은 진실을 알겠지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