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팔아 헌금, 아니면 비자금 조성
떡볶이 팔아 헌금, 아니면 비자금 조성
  • news M
  • 승인 2014.08.12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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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유명 떡볶이 체인점 아딸, 교회 통해 비자금 조성 의혹

떡볶이 프렌차이즈 '아딸'의 대표 이경수씨가 수익금 일부를 제 3자를 통해 교회로 송금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2000년 8평 규모로 시작한 떡볶이 집은 현재 전국 850개 매장에 연매출 1200억원을 올리는 대형 체임점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중국 베이징에도 점포를 열었다. 창업주 이경수 씨의 성공사례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주요 언론 뿐 아니라 <기독공보>(통합측)를 비롯한 교계언론, 여성지에 수없이 실릴만큼 최근의 보기드문 성공사례로 꼽혀 왔다. 

최근에 <주간한국>은  아딸에 식재료를 납품해온 한 물류사의 수익금 일부가 교회로 흘러 들어 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지역 아딸 가맹점에 식재료를 공급해온 A사 대표는  2008년 8월부터 2010년 9월까지 총 26개월간 한 교회에 38억9,186만원 상당을 송금했다. 이는 아딸의 2010년 한해 당기순이익인 14억7,060만원의 270%에 달하는 규모다. 아딸 측은 비자금이나 탈세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 졌다. 교회에 흘러간 자금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일은 없다는 입장인데 "교회로 전달된 자금은 해당 교회에서 정상적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A사는 아딸측이 교회에 송금을 지시한 자금이 비자금화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A사는 소장을 통해 "교회가 일종의 비자금조성을 위한 자금세탁경로가 된 것"이라며 "이를 위한 증거를 추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가 비자금 조성을 위해 사용되었다는 주장은 창업주 이경수씨의 종교 이력을 보면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경수씨는 기독교 매체와의 인터뷰때는 이경수 전도사로 소개되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로 인한 성공사례로 간증집회에도 여러 차례 불려 다녔다. 개척교회 목사(신림 침례교회)의 아들로 태어난 이경수씨는 일반대학을 나와 침례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아버지의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하던 중 교회가 재정적 위기를 맞자 튀김집을 하던 장인의 노하우를 빌려와 ‘아버지와 딸’을 줄인 떡볶이 집 아딸을 시작했다.

그는 <기독공보>와의 인터뷰에서 '성공을 향해 가는 길'을 '소통의 과정'으로 표현했다. 성공과 행복은 하나님과의 소통,사람과의 소통이 원활할 때 얻어진다며 정직과 성실을 강조했다. 그런데 지난 2013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경수씨는 수영장 운영을 맡았던 때의 노하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그가 하나님과의 소통과는 관계없는 방법으로 성공했다는 대표적인 사례다.

배 나온 중년 강사가 가르치는 반은 회원이 없고 젊은 총각강사 반은 북적북적해요. 50~60대 여자분들도 젊고 잘 생긴 남자를 보면 가슴이 뛴대요. 그래서 키 크고 잘생긴 총각들로 강사를 싹 바꿨습니다. 강사들한테 삼각 수영복 입히고 사진 찍어서 전단을 만들었죠. 그 전단을 오후 6시부터 두 시간 동안 근처 아파트 집집마다 붙였습니다. 관리사무소에서 당장 떼라고 전화하더군요. '예, 알겠습니다' 하고 안 뗐습니다. 우리가 안 떼도 주부들이 수영복 남자들 사진보고 다 떼가거든요. 그 다음 날부터 전화가 쏟아지는데, 회원 수가 1500명까지 늘었습니다.

이 ‘전도사’는 초기에 사업에 실패했을 때 목회자의 길을 가지 않은 것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라고도 생각했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전도사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위 <조선일보> 인터뷰는 다음과 같이 끝맺는다.

이 사장에게 "목회를 해도 잘할 것 같다"고 했더니, 그는 "목회를 해야 할 때가 오면 할 것"이라며 "늘 내게 주어진 것에 순종하고 감사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목회를 하면 몇 개월 내에 '스타 목사'가 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목회도 성공의 범주에서 이해하는 사회의 시선이 <조선일보> 기사에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누구보다도 헌금의 생리를 잘 아는 ‘전도사’의 수상한 교회 계좌로의 송금 요구가 그의 말대로 정말 교회를 위해 사용하려는 것이었는지 비자금 조성을 위한 것인지는 앞으로 판결에서 드러날 것이다. 

편집부 / <뉴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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