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세력 색출법
종북세력 색출법
  • 김기대
  • 승인 2014.11.28 01:4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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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누가 정말 북한을 과대평가하는지

<재미 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의 작가 신은미씨가 황선(전 민노당 부대변인)씨와 전국 순회중인 토크 콘서트에서 북한을 찬양했다며 종편 채널을 비롯한 대부분의 매체에서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 위성 채널을 통해 한국 방송을 시청하는 교민들에게도 이 뉴스가 전달되어 종북 논란이 미주 교민사회까지 확대되고 있다. 심지어는 신은미씨가 어느 콘서트에선가 슬쩍 언급하고 지나갔을 LA의 출석교회까지 도마에 올라 있다.

대구의 보수적인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독실한 기독교인이기도 한 신은미씨의 저서는 문화 관광체육부 선정 우수 교양도서로 채택되었고, 통일부에서 신은미씨를 소개할 정도로 ‘친 한국적’ 이었는데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하루 아침에 종북인사로 낙인찍힌 것이다.

한국 언론의 이같은 입장 돌변은 곧 있을 통합진보당 해산 재판에 유리한 여론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사회에서 정당의 해산은 국민들의 비판 여론을 피해갈 수 없기에 상황의 역전을 위해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토크콘서트에 대한 비판 내용은 황당하기 이를 데 없어 ‘대동강 물이 맑다’, ‘사람들의 표정이 밝다’ 등이 북한을 고무 찬양한 발언이 된다.

하지만 빌미를 제공한 주최측도 비난을 피해가기는 어렵다. 신은미씨의 방북기는 무이념 무정파의 감성적 내용으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받아 왔었다. 신은미 씨 자신도 현재는 이념적 이론적 통일논의 보다는 감성적으로 통일에 접근해야 한다고 밝혀 왔다. 실제로 신씨의 방북기는 기존의 통일운동 인사들이 해 온 것보다 더 많은 감동을 주었었다. 이런 점 때문에 신은미씨의 강연은 이른바 ‘친남’ 혹은 ‘친북’ 성향의 통일 운동 인사들 모두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주최측은 신씨의 이런 이미지를  빌어 박근혜 정부하에서 침체에 빠져 있는 기존 통일운동의 회생을 꾀하려 한 것으로 보이나 오히려 역풍의 덫에 걸려 버린 것이다. 신은미씨는 정파적으로 중립지대에 두었어야 했는데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가장 큰 피해자는 한국 사회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신은미씨가 바라본 북한에 대한 인식 조차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라면 그것은 통일의 의지가 전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당장은 보수적인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도무지 논리적으로 앞뒤가 없는 어리석은 여론의 조성이 결국은 부메랑이 되어 한국 사회의 성숙한 발전에 큰 상처를 주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래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발행되는 <Koreatown Weekly> 신문에 실렸던 기자의 글이다. 다시금 종북 논쟁이 가열되는 것을 보면서 수정 보완해서 올린다.

종북세력 색출법

언제부터인가 ‘종북’이란 단어가 ‘친북’이란 말을 대신하게 되었다. 상대방과 원수가 되기 보다는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평화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친북이라는 단어가 주는 적대감이 약하다고 느꼈던 것일까? 북한을 맹종한다는 의미의 종북이 상대방을 매도하는 아주 좋은 무기가 되어 버렸다. 전쟁을 경험한 세대에게 북한은 여전히 두려운 대상이기에 종북 세력이 존재한다면 색출을 위한 기준을 만들어 보는 작업도 의미 있을 것 같다.

종북을 색출하기 위해서는 대중들이 바라보는 북한의 이미지를 먼저 살펴 보아야 한다. 북한 전문 연구가들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비친 북한의 이미지 중 첫번째로 다가오는 것은 폭력이다.

분단 후 북한은 모든 폭력의 진원지다. 남쪽에서 저지른 학살도 많았다는 실증적 역사는 필요없다. 보수세력이 생각하는 북한은 그냥 폭력을 즐겨하는 악의 축이다. 설명되지 않은 모든 사건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말해 버리는 순간 더 이상의 합리적 토론은 사라진다. 심지어는 최근 상영된 어느 다큐멘타리에서 남쪽의 보도 연맹 학살사건 자료 화면이 북한의 소행으로 둔갑하는 일도 있었다.

북한하면 떠오르는 두번째 이미지는 권력 세습이다. 김일성에서 김정은까지 이어지는 권력의 세습은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선출하는 사회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낯설다.

세번째 북한의 이미지는 자유가 없는 사회라는 것이다. 한국의 정보기관이 쏟아내는 고급 정보(?- 댓글 다느라  바쁜 중에 언제 이런 고급 정보를 입수했는지 의심은 가지만)에 따르면 북한은 사소한 실수로도 처형당하는 무시무시한 사회다. 누가 이런 사회를 추종하는지 모르겠으나 하여튼 종북이 있다고 하니 이 이미지를 기초로 종북세력을 색출해 보자.

네번째 북한은 가난한 나라라는 것이다. 이렇다할 산업은 없으며 백성들이 굶어 죽어가는데 핵이나 개발하고 간부들은 호의호식하는 사회다. 물론 북한이 고난의 행군 당시 많은 기아를 배출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많이 나아졌고 이들의 고난 극복에는 남쪽의 지원도 크게 한 몫했다.

그런데 이런 북한을 추종한다고 생사람 잡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종북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자유와 민주주의 질서가 훼손되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들의 의사라도 표현하는 장소에는 항상 폭력적으로 그 집회를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방해세력은 집회하는 사람들을 향해 빨갱이 종북, 북한에 가서 살라는 말을 던진다. 재미있는 현상이다.

민주주의의 훼손을 걱정하는 사람들과,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구호를 견뎌내지 못하고 그들을 향해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행하는 사람들 중 누가 더 그들이 만들어 놓은 북한의 이미지에 어울리는지는 초등학생들도 알만한 질문이다.

작년 8월 이곳에 신경민 민주당 의원이 강연을 왔다가 한인회관 측의 처사로 길거리 강연으로 대치한 적이 있었다. 그때 강연을 방해하러 와서 박근혜 만세를 외치는 사람들에게서 독재의 추억과 권력의 세습에 익숙한 북한 사회가 겹쳐 나타났다.

물론 민주적인 선거 절차를 통해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을 북한의 세습과 연결짓는 것이 억지일 수 있다. 그런데 그 민주적인 절차라는 것이 지금 강하게 의심받고 있다.

권력세습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 얽인 모든 일을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러고 보니 이들의 특징이 또 하나 있다.  군이 정치를 앞서 있는 선군 정책도 북한의 특징 중 하나인데 위에 소개한 사람들은 집회 나올 때 군복을 즐겨 입곤 한다.

또 북한은 가난한 사회인데 ‘대동강물이 맑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 사람들이 있다. 물이 오염되었다는 것은 산업폐수가 많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물이 맑다는 것을 그만큼 가난하다는 말로도 충분히 공격할 수 있을 터인데 왜 맑은 물까지도 왜곡이라며 시비를 거는지.

이번 토크 콘서트에서 황선씨의 발언중 북한에서 세 쌍둥이를 낳으면 헬리콥터까지 보내준다는 말도 시비거리가 됐다. 이것 역시 그 사회가 ‘지상낙원’이 아니라 봉건적 사회라고 충분히 비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역시 오래 전 태어난 네 쌍둥이의 이름인 ‘매난국죽’의 이름을 기억하는 국민들이 많지 않은가? 당시 정부나 사회 차원에서의 상당한 지원과 격려가 아직도 생생하다.  

인구수도 자원인데 그래서 남쪽 정부도 떨어지는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 각종 묘책을 생각하는데 인구의 증가를 대놓고 좋아하는 ‘촌스러움’(순박함)과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의 차이라고 왜 이해하지 못할까? 게다가 이 증언은 탈북여성들이 출연하는 채널 A에서 그들의 입을 통해 직접 확인된 내용이다. 탈북여성이 하면 진실이 되고 황선씨가 이야기하면 종북이 되는 기준은 무엇인가

신은미씨를 종북으로 모는 사람들 중에는 북한 사람들이 관광객들 앞에서 연기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관광객을 위해 국민 전체를 연기에 동원할 만큼 북한 사회가 시스템적으로 잘 돌아가는 사회라면 북한을 매우 ‘고무 찬양’하는 발언이다. 짐 캐리가 나왔던 영화 <트루먼 쇼>처럼 한 사람을 위해 모든 사회가 움직이려면 세밀한 네트웍 시스템과 돈이 있어야 하는데 북한이 과연 그 정도 수준이 될까?

종북 세력 때문에 대한민국의 국기가 흔들린단다. 아래의 기준을 참고로 하여 북한을 과대평가하는 종북 세력을 색출하고 국기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종북세력의 특징

 1. 자신과 다른 의견의 자유로운 표현을 못 견뎌 하며 그들을 향해 물리적 언어적 폭력을 행사한다.

 2. 권력자에게 맹종하는 성향이 있으며 대를 이어 충성하기까지 한다.

 3. 군복을 즐겨 입는다.

 4. 북한의 국가적 시스템이 국민 모두에게 연기 지도를 할만큼 발전한 것이라고 믿는다.

 5. 가난에 찌들어 탈북한 사람 조차도 북한의 군사 비밀과  주석궁에서 무엇을 먹는지 다 아는 개방사회라고 믿는다. 자유로운 남한 사회도 아직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무엇을 먹는지 무슨 운동을 하는지 모르는 데 말이다.

김기대, 편집장 / <뉴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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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2015-10-23 13:26:36
암튼 다 좋아....근데 나쁜 것은 나쁜 것이라고 말도 할 줄 알아야지...근데 한국에 대해서는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이런 저런 이유로 까면서 북한에 대해서 말 하지 않는 저의는 뭔가?하는 것이지.
신은미는 결국 북한을 빌미로 자기 길을 딱고 있잫아...북한이 좋으면...북한에 대해서 말 하고 싶다면 그냥 순수함 그대로 그렇게 사면서 자기 좋아 하는 일 하면 되잫아...근데 언젠가부터 자기가 무슨 투사나 된 것처럼 무슨 단체들과 더불어서 강연한다고 떠들고 다니고 있어...근데 북한에 대해서 나븐 애기는...잘못된 애기는 안해...그 의도가 뭐냐? 이거지...투사처럼 무슨 자기만 북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지 말란 말이야...그냥 혼자서 자기 좋은 일 해요. 그럼 누가 뭐라 그러남?

박혜연 2015-10-21 22:15:01
단지 북한을 추종했다는 이유로 모두 종북으로 모는건 안좋지만 어쨌든 북한은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지구상 최악의 폭력국가입니다~!!!! 더군다나 독재자 김정은에 대해서 일체언급을 안했음에도 단지 북한이 좋다라는 말을 했다는이유로 생사람잡는 극우보수단체들의 행동 내가봐도 안좋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미래세대가 노인이 되어서도 이런 잔인한전쟁 지속될것같더군요? ㅡㅡ;;;;;

지나가다 2014-11-28 15:04:51
목사님 차라리 저런 글은 괜찮습니다. 그래도 균형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얼마전 어느 목사가 다녀와서 쓴 글을 뉴스앤조이에 올렸지요. 저는 모든 글은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세계 사람들이 다 아는데 마치 북한을 잘못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는 혀를 차게 만듭니다. 그런 목사님은 이런 글을 보시면 뭐라고 하실까요?
글이 길어기사 주소를 올립니다.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41127_0013322816&cID=10300&pID=1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