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예수 재림을 부인했다고?
교황청이 예수 재림을 부인했다고?
  • 박찬희
  • 승인 2015.05.09 23: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황색 언론에 좌우되는 여론

며칠 전, 어느 학교에서 점심식사를 하던 중 어떤 이에게서 질문을 받았다.

“아세요? 교황청이 예수님의 재림을 공식적으로 부인 했어요”.

...

나는 작년에 이미 그런 이야기를 인터넷으로 접하고 한바탕 웃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주 진지하게 내게 말했다.

그럼, 대체 그 전말은 무엇인가?

▲ 13년전 시위 장면을 세월호 집회에서 일어난 장면으로 왜곡한 채널 A의 방송장면 갈무리

2014년 4월 19일자로 WATERFORD WISPERS NEWS라는 매체에 대략 다음과 같은 글이, 브리핑하는 추기경들 사진과 함께 올라왔었다.

<바티칸의 대변인이 오늘 하나님의 외아들 예수의 재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 지오르지오 살바도레 추기경은 WWN과의 인터뷰에서 “바티칸이 주의 지상재림을 기다린 지 올해로 1981년째다.” “우리는 우리가 본 그대로 예수가 다시 오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서 그는 아마도 또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또 다른 선한 일을 실제로 행할 것이다.” ... "예수가 재림을 약속할 그 때 술에 취해서 헛된 약속을 했을 것이다".>

이 일로 국내외 인터넷 공간이 떠들썩했다. 실제로 몇몇은 내게 이것의 진의를 물어오기도 했다.

그럼 이 기사의 진위는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 진실이 아니다.

WATERFORD WISPERS NEWS는 가공의 뉴스를 통해 풍자하는 사이트다.

이 사이트에서 언급한 지오르지오 살바도레는 로마 가톨릭 추기경 명단에 없으며, 대변인은 더더욱 아니다. 역대 가톨릭 추기경 중 비슷한 이름은 있다. 1996년에 팔레르모의 대주교로서 활동하다가 2006년에 퇴임한 살바도르 데 지오르기가 바로 그 사람이다. 웹사이트는 그의 이름을 추기경 지오르지오 살바도레로 가공하여 풍자뉴스를 업데이트 한 것이다.

실제로 이 사이트가, 자신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공지한 다음의 글을 살짝 보기만 했어도 이 웃기지도 않는 호들갑과 비난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가를 알 수 있다. 다음은 이 사이트가 자신들에 대해 공지해 놓은 내용이다.

“워터포드 위스퍼스 뉴스는 Waterford Whispers News에 의해 출판된 풍자뉴스와 코미디 웹사이트를 조합해서 만든다. ... 워터포드 위스퍼스 뉴스는 공적형태로 풍자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뉴스의 모든 내용에 가명을 사용한다.”

며칠 전인 5월 1일에 광화문광장과 안국동 사거리에서의 세월호 시행령 폐기 촉구 집회에 대한 조선일보(TV조선)와 동아일보(채널 A)의 보도가 그러했다. 13년 전의 시위 때, 누워있는 사람들을 짓밟은 공권력에 분노한 시민들의 대응 사진을 마치 5월 1일 당일에 찍어 올린 것처럼 배치하고, 당일 시위가 경찰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폭력시위였다고 며칠을 두고 떠들어댔다. 이 신문들과 종편방송을 본 대다수의 사람들 중에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고서 유가족들과 시민들을 배척하고 매도하고 있다. 매스미디어의 매커니즘을 십분 이용한 반역 집단들의 놀음에 사실여부를 살피고 조사해볼 생각도 없이 부화뇌동 하고 있는 대표적 사건이다.

집권자들의 언론조작을 통한 사실호도는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그들은 언제든지 언론재벌들을 주무르고, 반역도배들의 탐욕에 개밥을 뿌려주면서 시민들을 속인다. 이 속임수는 진짜 같은 편집으로 더 진짜같이 만들어진다. 거기에 더하여, 일단 조작이 들통 나도 실수였다고 한마디 하는 굴욕을 기꺼이 감내한다면, 일부 무뇌인들을 속이기는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다. 왜곡된 것을 사실로 믿어버리고, 황색 언론에 꼬리를 흔들며 완장을 차고 나대는 자들이 있는 한, 권력과 언론은 거짓말의 효용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던지는 한마디!
Don't Speak by No Doubt!

박찬희 목사 / 기둥교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