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승리하리라!"
"시민이 승리하리라!"
  • 강만원
  • 승인 2015.11.15 13:5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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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이념이 아닌, 진실, 생명과 인권의 문제
▲ 강만원 ⓒ <NEWS M/미주뉴스앤조이>

어느 쪽이든 상관없이,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는 일방적인 보도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시위 현장을 찾았고,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켑사이신을 잔뜩 섞은 물대포를 시위대 하나하나를 ‘정조준’해서 발사하는 경찰, 물대포에 맞고 의식을 잃은 농민과 그를 구조하기 위해서 다가서는 시민들에게 가차 없이 물대포를 퍼붓는 경찰...

결국 나이 70의 힘 없는 그 농민은 뇌사상태에 빠졌다. 의학적으로 죽었다는 말이다. 아니, 공권력을 빙자한 무자비한 폭력으로 “살해되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시위대의 거친 폭력이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에 맞선 경찰의 ‘합법적인 대응’이라고 말하려는가?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다. 지역의 치안을 내팽개친 채 부산을 비롯해서 전국에서 몰려든 경찰들이 수천 대의 경찰버스를 동원해서 ‘평화 행진’을 막지 않았다면, 5중의 차벽과 차단막을 설치해서 시위(manifestation)를 봉쇄하지 않았다면, 켑사이신을 잔뜩 섞은 물대포를 얼굴에 대고 발사하지 않았다면 시위대는 절대로 ‘거칠게' 맞서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에 시민들이 '폭력 시위'를 염두에 두었다면 당연히 어떤 식으로든 무장했을 테고, 실제로 무장했다면 경찰의 차벽쯤은 단번에 해치울 수 있었다. 예컨대, 만약에 중장비를 몇 대만 동원했다면 차단벽쯤은 30분에 뚫릴 수 있었다. 고작 물병을 집어던진 시민들에게 폭력 시위라는 말은 가당치가 않다.

온갖 포화로 중무장한 공권력 앞에서 총칼이 없는 시민들의 힘은 정녕 무력한 것일까? 아니다. 나는 두 분으로 똑똑히 보았다. 깨어난 시민 의식과 투철한 저항 정신으로 군부 독재의 무소불위의 폭력을 타파하고 마침내 이 땅에도 민주 정부를 세웠던 것처럼, 어제 시위를 통해서 이명박근혜의 불의한 정부에 맞서 머잖아 <시민이 승리하리라>는 분명한 확신을 하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역사 국정화 결정>은 차라리 역설적인 ‘신의 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땅에서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서 시민들을 불러 모으는 ‘기폭제’가 되었으니 말이다. 보수 세력의 결집을 통해 장기집권을 노리는 불의한 집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잠재된 민심’이다.

50대 이하에서 70%가 반대하고, 60대 이상에서 70%가 찬성하는 국정화 여론조사 결과는 한 마디로 말해서 국가를 분열시키는 망동이며, 저들이 주장하는 보수는 ‘가짜 보수’일 뿐이며, 가짜 보수는 머잖아 망할 수밖에 없다는 선언이다.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싶었을 뿐 좌우의 이념 싸움에 섣불리 휘말리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이건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진실의 문제이며, 생명과 인권의 기본 상식에 관한 문제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다. 이 정부의 종말이 결코 멀지 않았다!

강만원 / <아르케 처치> 대표, <그것은 교회가 아니다> 저자, <루나의 예언> 역자, 종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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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걸이 2015-11-28 03:09:45
자신의 주장만 내세웠다는 일방적인 보도는 무엇이고 그 근거는 어떤 것인지 알고싶습니다

폭력시위 2015-11-16 19:49:49
광화문에서 시위대를 막지않아서 시위대가 청와대로 향하면??
그 이후 벌어질 일들을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인고?
기자가 책임지겠는가?
" 이 정부의 종말이 결코 멀지 않았다??"
웃기지 좀 마라
당분간 정권 절대 안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