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비롯한 행사 관계자들은 줄곧 “민주당 세력을 과시하기 위한 정치 모임”이라는 세간의 비판을 잠재우는 데 안간힘을 쏟았다.
더군다나 미 대선 예비경선을 앞둔 ‘슈퍼화요일’(2월 5일에 22개 주가 동시에 치르는 예비경선과 당원대회) 며칠 전에 행사가 치러진 탓에 정치적 연계 가능성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줄어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연사 배정에도 정당 간 안배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이중 공화당 측에서는 챨스 그레슬레이(아이오와) 상원의원과 린제이 그래함(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등이 연사로 참석했다.
그러나 애초 참석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공화당 측 미 대선 후보인 남침례회 목사 출신 마이크 허커비는 카터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부시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한 달 전에 참석을 취소해 행사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이번 대회에서 관심을 끌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정치적인 발언을 일절 삼가고, 자신의 신앙관을 피력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으며, 연설 자체도 선동적인 구호보다는 차분한 톤의 고백 형식을 취했다.이번 행사에 따른 부대 비용은 전액 기부금으로 대체했다. 평소 카터 전 대통령의 신앙관과 철학에 뜻을 같이하는 프리덤 소사이어티를 비롯한 독지가들이 거액을 헌납해 행사 참석자들은 등록 비용 등을 별도로 부담하지 않아도 됐다.
다만, 앨 고어 전 부통령이 개최한 오찬 행사에는 사전 티켓을 구입한 등록자들에 한해 입장이 허락되었고, 지구 온난화 등 환경 의제를 다룬 이 모임에는 약 2,500명이 참석했다.
오전과 저녁 시간의 예배와 행사에는 약 3~4시간이 소요되었으며, 행사 중간에 성가대 찬양 등 다채로운 순서가 마련되어 참석자들은 지루함 없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이번 대회가 시작되기 이틀 전에는 4개 흑인 침례교단이 역사상 두 번째로 같은 장소에서 모였다. 때문에 대부분 흑인 침례교단 소속 교인들은 곧이어 열린 신침례언약축전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예우에 신경 쓰지 않는 카터 전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도 행사 기간 내내 눈에 띄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장시간에 걸쳐 진행된 예배와 행사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앞자리에 앉아 경청했으며, 자신의 차례가 돌아올 때에도 경호원이 의전석에 앉도록 권유하는 것을 거부하고 흑인 소년 합창단 가운데 함께 앉아 순서를 기다리는 등 ‘사람 중심의 행사’를 배제하려 노력하기도 했다.한편 카터 전 대통령은 미 남침례회와 예각을 세우는 것을 피하고자 이번 대회와 관련한 이해를 돕는 편지를 미 남침례회의 프랭크 페이지(Page) 회장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행사 이후에도 따로 내용을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