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싱톤중앙장로교회, '소통' 없는 '성장'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소통' 없는 '성장'
  • 박지호
  • 승인 2008.02.08 16:0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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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당회 의사소통 외면 일관…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으려나

워싱턴에서 가장 큰 한인 교회 중 하나인 와싱톤중앙장로교회(노창수 목사)가 시끄럽다. 최근 재정 비리 의혹과 변화에 소극적인 당회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지역 일간지까지 나서 문제를 다뤘다.

교계에서 ‘어른’으로 통하는 이원상 원로목사가 시무했던 와싱톤중앙장로교회는 2005년에는 서든벱티스트와 빌리그레이엄센터가 5만 여 교회 중에 뽑은 13개 모범 교회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올해로 교회가 설립 35년째를 맞는 와싱톤중앙장로교회는 출석 인원만 3,000명에 이르는 대형 교회다.

몸집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문제는 의사소통에 대한 문제다. 교인 수가 늘어날수록 정작 ‘재정’과 ‘인사’ 등과 관련된 핵심 사안은 특정인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의 경우 재정 비리 의혹이 거론되고 있긴 하지만, 합리적인 의사소통의 부재가 문제의 핵심이다. 우선 문제의 발단은 김영배 안수집사가 2005년부터 현재 담임 노창수 목사와 당회의 문제점에 대한 문건을 만들어 배포하기 시작하면서 일어났다. 당회가 공금 6만 불을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담임목사에게 주택 구입비로 대출해주었고, 북한 선교 특별헌금을 교회 빚 갚는 데 전용했다는 등, 십여 가지의 의혹을 제기했다.

▲ 와싱톤중앙장로교회는 서든벱티스트와 빌리그레이엄센터가 5만 여 교회 중에 뽑은 13개 모범 교회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재정 비리 의혹으로 지역 일간지에 보도되면서 세간의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정 장로 임의로 헌금 용도 변경 집행

김 집사의 주장처럼 특정인이 횡령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흔적을 발견할 순 없었지만, 재정 집행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고, 교회 내에 충분하게 공유되지 않은 문제점은 있었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는 교회 문제가 일간지를 통해 보도되고 나서야 공개 설명회(작년 11월 28일)를 열었다. 당시 당회 측의 설명만 찬찬히 들어봐도 실수를 자인하는 대목이 나온다.

북한 선교를 위한 특별헌금은 교인들이 매월 한 끼를 금식해서 마련한 것인데, 돈의 일부를 당시 재정 담당 장로가 임의로 교회 빚을 갚는 데 사용했다가, 외부 감사의 지적을 받고 시정했다. 목사 사택 구입 가불 건도 절차상의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전임 재정 담당 장로가 담임목사에게 주택 구입 용도로 6만 불을 가불했다. 하지만 당시 공동의회와 제직회도 거치지 않고 집행되었다가 수개월 뒤 이런 사실이 알려져 현직 재정 담당 장로가 제직회 때 사과했다.

하지만 문제를 일으킨 전임 장로는 “돈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 선교 헌금의 일종이니까 이쪽에서 필요하니 쓴 것이다. 교회에서 그 정도 융통성은 있는 것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 융통성이 일반 사회에서도 통할지 의문이다. 그런 점에서 일부 교인들의 태도 역시 문제다. 지난 설명회 때 교인들은 문제를 제기하는 김 집사를 향해서 “여긴 사회가 아니라 교회야, 은혜로 덮어야 돼” 하고 소리쳤다. 문제 제기하는 방식이나 태도를 비판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문제 제기 자체를 은혜로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합리적인 처사로 보기 힘들다.

문제 제기 방식에도 문제

이렇듯 교회 내부에 문제가 없지 않음에도 당회나 교회가 귀를 기울이지 않는 데는 김 집사의 주장에도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다양한 의혹에 비해서 구체적인 증거 자료가 부족하다.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고 주장한 부분들도 있었다. 이에 김 집사는 “교회 측에 자료를 요구해도 도무지 공개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집사는 “당회에는 하나님의 법궤가 현존하지 못하고, 성령님은 이미 떠났다”며 무리하게 확대해서 논리를 펴거나, “노 목사는 사탄의 아버지를 지극히 사랑하는 것 같다”는 식의 인신공격성 발언도 했다. 또 담임목사와의 개인적인 문제를 교회 문제와 함께 거론하면서 김 집사의 의도를 교인들이 순수하지 않게 보는 측면도 있다.

▲ 와싱톤중앙장로교회가 4월부터 가질 '영적대각성을 위한 목적 40일 캠페인' 홍보 포스터다. "온 교회가 하나가 되어 비상하게 하는 탁월하고 흥미진진한 영적 도약 캠페인"이라고 광고 문구가 있었다.
안수집사회서도 꾸준히 문제 제기

하지만 김 집사의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교회와 당회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교회 내부에서 없지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안수집사회에서도 재정 집행에 관한 문제 제기는 꾸준히 있어왔다. 기자가 제직회 회의록을 통해 확인한 것만 2002년부터다. 당시에도 교회 재정 집행에 대한 당회의 해명과 시정을 요구했고, 2005년 3월에는 안수집사회에서 ‘교회의 의문점에 대한 질의서’를 작성해 재정 집행과 교회 운영에 대해서 해명을 요구했다.

작년 11월에는 안수집사회에서 공동의회와 제직회 운영 방법을 개선할 것, 김영배 집사와 관련된 일을 당회가 조속히 처리할 것, ‘재정 상태 진상 규명 위원회’(가칭)를 구성할 것, 감사 위원회를 구성해서 재정 투명화 방안을 검토할 것, 당회원들로 구성된 내규수정위원회를 시정할 것, 전문인을 도입해 ‘교회 전략 기획 위원회’(가칭) 구성할 것 등을 당회에 건의토록 결정했다.

안수집사회 결정 사항을 올렸지만, 당회는 “임원회에서 논의한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고, 안수집사 측에서는 “이미 임원회를 거쳤다”고 답했다. 당회는 다시 “그것을 안 받을 이유가 없지만, 임원회에서 한 번 더 상의해서 의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당회의 의지를 읽기 힘들다. 

당회 내부서도 쓴 소리 나와

당회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작년 9월 당회원 중 일부는 “당회원 인사 재조정을 위한 건의”라는 문서를 당회에 제출했다. 당시 문건을 작성한 장로 중 한 명은 일부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문건을 작성한 것에는 사과했다고 말했고, “내부 회의용 문건을 악의적으로 사용했다”며 김 집사에게 강한 불만을 나타냈지만, 문건의 취지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

오히려 “담당하고 있는 분(장로)들이 그런 것을 명확하게 이야기해주면 괜찮은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당회 내에서도 제대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당시 문건에 있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담임목사 주택 구입을 위한 가불 건은 공동의회를 거치지 않아 교회법에 어긋나고, 정상적인 당회원의 모임을 거치지 않았다. 특정 장로가 10여 년 동안 선교 사역에 집착하여 발전과 변화 기대 어렵다. 몇몇 장로가 특정 보직에 10년 넘게 정체되어 있다. 당회원 임기를 정하고 교체하길 건의한다. 담임목사를 받들고 보호한다는 몇몇 당회원들의 지나친 충정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미주뉴스앤조이>는 올해 1월 초에 와싱톤중앙장로교회를 방문해 양측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제를 제기했던 김 집사는 본인의 주장에 무리한 점이 있었다며, 교회 측에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해줄 것과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당회도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고, 요구하는 자료를 열람토록 하겠다고 했다. 조사위원회 구성에 대해서 노창수 목사는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시간을 달라며 변화를 다짐했던 교회 측에서는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2월 5일)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 집사가 자료를 요구하는 문건을 제출했음에도 아직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당회가 의사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자인했지만 결국 말뿐이었던 셈이다. 

지난 공개 설명회 때 노 목사는 “부분을 고치려다 전체를 허물 수 있다. 센터빌(새 예배당)로 이전하기 전에 털어버릴 것은 털어버리고 싶다. 재정 집행에 투명성을 갖기 위해 개선해야 할 것이 있으면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담임목사는 부분을 고치려다 전체가 허물어진다며 문제 삼는 교인들을 탓했고, 문제를 제기하는 일부 교인들은 부분을 고치지 않으면 전체가 허물어질 수 있다며 변화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 당회와 담임목사를 탓하고 있다.

▲ 노창수 목사는 새해 첫 주일,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는 한 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면서 "시속 150마일 달리면서 사고 나지 않길 바라는 것도 요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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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icham 2009-08-30 01:50:10
뉴스앤조이 글 중에 교회를 살릴려는 말은 하나도 없군요. 안타깝습니다.

한필승 2008-02-14 06:46:59
미주뉴스앤조이 첫 페이지에 기사거리 업데이트가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이젠 더이상 뉴스거리가 아닌 기사들이 아직도 있네요. 이 내용도 그렇고... 지난 달에 본 홈과 오늘 본 홈이 별로 다른 것이 없습니다. 좀 더 참신하고 신선한 내용의 기사들을 지속적으로 부탁드립니다. 수고하세요.

한필승 2008-02-14 06:40:36
님께서 쓰신 기사를 읽어보니 일간지에서 본 기사와 별 다른 내용이 없네요. 좀 뒷북이라고 생각됩니다. 잘 해결되기 위해 그 절차가 이미 진행중이라는데... 그리고 사진마다 비꼬는 듯한 문장은 좀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비록 다른 교회문제이긴 하지만 예수님의 몸으로서 하나라고 생각했을땐 별로 은혜스럽지 못하네요... 시정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