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한인들을 세계로 흩으시면서 특히 미주에는 적지 않은 한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때문에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도 미주 각지에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다른 대륙이나 지역에 비해 모든 면에서 가장 현지에 깊이 뿌리를 내리며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봅니다.
또한 일세대가 지나가면서 2세들이 등장함과 동시에 미주의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도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1세와 2세들을 연결하고 한인 교회들과 미주의 현지 교회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하나님나라를 확장해가기 위한 노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유학생들과 청년들을 영적으로 깨우기 위한 코스타 운동이 지속되어 오면서 미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젊은이들을 네트워킹 하는 귀한 사역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 운동이 동시에 세계의 목회자들을 연결시켜주는 고리 역할도 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포럼이나 선교 대회 등을 통해 한국, 미주 그리고 유럽과 다른 지역의 목회자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동역해왔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 속에 한국 및 해외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들이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지만 동시에 분열로 인해 주님의 기도(요 17:21-23)에 역행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가린 적도 많았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직도 많은 교회, 교단들이 성령 안에서 하나 됨을 힘써 지키지 못하고 나누어짐으로 오히려 전도의 문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동시에 각 교단이나 교파별로는 미주 전체 조직이 있으나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미주 한인 교회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는 기구는 없는 것이 현재 상황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 자리를 빌려 미주 전체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를 아우를 수 있는 협의회를 창설할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하고자 합니다. 그 목적은 미주 디아스포라 한인 교회들이 상호 이해 증진 및 협력을 통해 주님의 한 몸임을 확인하고 회복하며 미주 및 다른 지역의 교회 협의체들과의 동역을 통해 하나님나라의 확장을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조직은 미주 내 각 대표적인 교단에서 파송한 대표 2명(목사 1명, 평신도 대표 1명)으로 구성하되 자세한 내용은 서로 협의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나아가 모임은 우선 창립총회를 적절한 장소에서 개최한 후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져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웹사이트를 개설하여 시공간을 넘어 정보를 교환하며 보다 긴밀한 협력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50년 전 프랑스의 외무장관이었던 슈만이 유럽 연합의 비전을 제시한 후 현재 유럽은 전 세계가 주목할 정도로 통합되어 계속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저는 얼마 전 유럽에도 이러한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들의 연합 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분열이 심각한 다른 대륙의 한인 교회들에게도 신선한 충격과 도전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나아가 한국 교회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협의회로 양분된 상황을 극복하여 명실상부한 통합을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는 전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를 네트워킹 하는 귀한 시발점이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아직도 이데올로기로 양분된 한반도 한민족의 하나 됨을 회복하는 데에도 중요한 영적, 정신적 공헌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졸저 <하나됨의 비전>(IVP, 2006)에서 주님께서 어떻게 이러한 생각을 가지도록 인도해주셨는지를 비교적 상세하게 진술했으며, 그 후 유럽 연합의 수도 브뤼셀에서 교회를 섬기면서 이러한 비전을 좀더 구체적으로 기도하는 가운데 품게 되었습니다. 이 칼럼을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께서도 함께 기도해주시고 좋은 의견들을 개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를 하나 되게 하기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신 주님의 은총(요 11:52)이 미주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에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최용준 목사 / 벨기에 브뤼셀한인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