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사랑? '공감'이 먼저
장애인 사랑? '공감'이 먼저
  • 박지호
  • 승인 2008.04.2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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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뉴욕장로교회, 장애인의 날 맞아 '장애우 체험 행사' 열어

'백문이 불여일행.' 눈 가리고 음식 먹기, 귀 막고 의사소통하기, 휠체어 타고 장애물 넘기, 한 팔 고정하고 옷 입기. 공감은 상대방을 아는 데서 비롯된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 ‘경험’이라는 도구보다 좋은 게 있을까. 장애인의 날을 맞아 뉴욕장로교회(안민성 목사)의 러브미션팀과 브릿지선교팀은 장애인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장애 체험 행사를 4월 20일 열었다. 

▲ 눈 가리고 글을 쓰고 있는 체험자들. (사진 제공 : 뉴욕장로교회 러브미션)
'백문이 불여일행'

▲ 사랑한다는 말을 어떻게 표현할까. 참가자의 표정이 흥미롭다. (사진 제공 : 뉴욕장로교회 러브미션)
러브미션은 장애인들을 위한 예배와 교육을 위한 사역을 하는 뉴욕장로교회 내에 있는 장애인 선교 부서다. 청년부 내에 있는 'Bridge'(이하 브릿지)라는 팀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허물고 사랑의 다리를 놓기 위해 사역하는 부서다. 이날 행사에는 러브미션과 브릿지 부서원 30여 명이 진행자와 도우미로 나서 교인들이 장애인의 삶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왔고 교인 200여 명이 참여했다.

시각 장애 코스에서는 체험자에게 눈가리개를 씌우고,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음식을 먹어보고, 블록을 쌓고, 그림을 그려보도록 했다. ‘힘들겠지’ 하고 그저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는 것과 실제 부딪쳐보는 것과는 천양지차다. 

청각 장애 코스에서는 농아인과 청각 장애인들이 어떻게 대화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소음 방지 귀마개를 끼고 다른 한 명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눠보기도 했다. 차 한 잔 마시자는 말도 쉽지 않다. 이들은 이어 한쪽 팔을 고정하고 한 손만으로 옷을 입어보고 두세 손가락으로만 젓가락질을 해보면서 장애인들의 삶에 한걸음 다가섰다. 

▲ 귀를 막고 대화를 시도하는 모습. (사진 제공 : 뉴욕장로교회 러브미션)
"2인치짜리 나무토막이 이렇게 높을 줄이야"

이날 행사는 장애인에 대한 무관심과 편견을 허물고 장애인의 이웃으로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되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비장애인들은 휠체어를 조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실제로 타보기도 했다. 휠체어를 타는 건 그나마 쉬울 줄 알았는데, 고작 2인치밖에 안 되는 나무토막 하나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장애물에 나무판 하나를 이용해 언덕을 만들어주니 체험자들이 훨씬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 교인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사랑은 연민 어린 시선이 아니라, 그들의 삶의 장애물을 함께 제거해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배울 수 있다. 다음은 행사 참여자들의 반응이다.  
 
"From now on, I won't think them as pitiful people, but blessed people just as us." (10대 남)
"더 많은 체험을 하면 할수록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깊이 사랑하고 행할 수 있을 것 같다." (50대 남)
"짧은 체험이었지만 일상에서의 불편함을 잘 보여주고 충분히 공감이 가는 체험이었다." (30대 여) 
"그들을 배려하는 설치들이 더욱 필요함을 느꼈다." (30대 여)
"청각 장애자와의 대화를 회피했었는데,  내가 먼저 다가가야겠다는 걸 깊이 느꼈다." (30대 여)

▲ 한 체험자가 휠체어를 타고 장애물을 넘고 있다. (사진 제공 : 뉴욕장로교회 러브미션)
장애인에 대해서 전혀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는 어린아이들에게도 교육적인 효과가 컸다. 장애 체험을 하고 난 아이들의 입에선 ‘장애인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라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교회를 이끌어가는 중직자들도 행사에 참여하면서 ‘장애인를 더욱 배려하는 교회가 되도록 애써야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이번 행사는 특수교육 전공자들이 참여해 어떻게 하면 장애인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지, 그리고 장애인이 정부의 혜택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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