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고 질 좋은 고기가 아니라 값싼 광우병 위험 고기라고 알려라
4월 24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새 정부 고위 공직자 재산 등록 신고 내역'에 따르면, 청와대 수석들의 평균 재산은 35억 5,610만 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354억 7,401만 원이다. 과연 354억 재산가 대통령과 35억대 청와대 수석들이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먹을 것인지 묻고 싶다. 참고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주무부서인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27억 원으로 신고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질 좋은 값싼 쇠고기를 도시 근로자들이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미국산 쇠고기를 개방했다고 말했다. 또 22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주무부서인 농림수산식품부 정운천 장관은 21일 "광우병은 구제역과 달리 전염병이 아니다. 광우병 위험이 과장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더 한심한 일은 한미 쇠고기 협상을 주도한 농림수산식품부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은 광우병 특정 위험 물질(SRM)을 '복어의 독(毒)'에 비유했다는 것이다. 민동석 정책관은 22일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 특정 위험 물질만 제거하면 99.9% 안전하다. 마치 독을 제거한 복어를 우리가 아무런 걱정 없이 먹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대통령은 질 좋은 쇠고기를 싸게 먹이겠다, 주무장관은 광우병이 과장됐다, 협상 정책관은 SRM만 제거하면 안전하다고 했다. 이 발언을 보면 이들에게 대한민국 국민 건강권을 책임지게 했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비극이다.
민동석 정책관은 복어 독과 광우병 원인 물질로 알려진 '프리온'(prion)이란 단백질 입자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조차도 모르는 것 같다. 복어 독은 위험해도 전문 자격증을 가진 조리사가 요리를 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리고 복어 독은 즉각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지만, 광우병은 10년 이상 잠복기를 두고 발병한다. 그러니까 복어 독과 광우병 원인 물질 '프리온' 단백질 입자와는 비교 자체가 안 된다.
특히 프리온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아니다. 그럼 무엇인가? 변형 단백질이다. 아무리 높은 온도에서 끓이거나 튀겨도 없어지지 않는다. 프리온을 '0.001g'(후추 한 알의 1000분 1)만큼만 섭취해도 인간 광우병에 걸리게 된다. 인간 광우병은 한 번 걸리면 치료가 불가능하다. 결국 '죽음'이다.
어쩌면 인간 광우병 잠복 기간이 10년 이상이므로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천 장관, 민동석 정책관은 자신 임기 동안에는 발병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발언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미국산 쇠고기 개방을 통해 광우병 위험 물질 부위가 우리 식탁에 오르고, 그것을 먹은 우리 국민이 10~15년 이후에 인간 광우병에 걸린다면 책임을 질 것인가?
그때 가서 먹은 사람들이 잘못이지 우리 책임은 아니라고 말할 것인가?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는 가난한 도시 노동자들이 먹고, 결국 인간 광우병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수십억 땅부자들, 354억대 대통령이 정말 자신들 식탁에서 인간 광우병에 걸릴 수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까?
미국산 쇠고기가 국익을 위한 위대한 결단이라고 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청문회를 수용하고, 청문회가 부족하다면 국정 조사까지 받아야 한다.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위험에 노출되었음을 설명하고, 광우병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적극 홍보해야 한다.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가 비록 한우보다 값은 싸지만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땅부자 청와대 수석과 각료들 자신들은 먹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라고 홍보하지 말고, 값싼 광우병 위험 쇠고기라고 널리 알려야 한다. 이것이 이명박 정부가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 이 글은 <뉴스앤조이>와 기사 제휴를 맺고 있는 <오마이뉴스>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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