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의 또 다른 만남을 기대하며'
'LA에서의 또 다른 만남을 기대하며'
  • 박지호
  • 승인 2008.07.25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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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지호 기자입니다. <미주뉴스앤조이>가 LA에 취재본부를 세우게 됐고, 제가 7월 22일부로 LA 지역으로 일터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뒤차가 경적을 울리는 횟수가 현저히 적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눈웃음을 지으며 인사하고, 이쑤시개처럼 솟아난 가로수가 줄지어 서 있고, 빨간 신호에서도 우회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비로소 LA에 왔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LA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미주뉴스앤조이> 기자로 보낸 1년 여 시간을 돌아보았습니다. “미국 한인 교회를 위한 ‘교회 일치의 길라잡이’, ‘교회 개혁의 나침반’, ‘평신도의 작은 등불’, ‘교회와 세상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호언했지만, 등불은커녕 호롱불 역할이라도 제대로 감당했는지 조심스럽게 뒤를 살폈습니다.

음습하고 냄새나는 교회의 치부를 들추는 것이 분명 쉽지는 않았습니다. 분쟁에 휩싸인 교회에 찾아갔다가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경찰차를 타고 나오기도 했고, 다짜고짜 전화를 걸어 ‘저주 받을지어다’ 하고 외치던 어떤 목사의 저주 기도도 들어야 했고, ‘난 사탄이 아니란 말이예요’ 하며 억울함에 몸을 떨며 눈물 흘리던 교인들의 눈물도 봐야 했습니다.

하지만 한편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극히 작은 자를 섬기는 이들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적잖은 기쁨이었습니다. 또 마음속에 꾹꾹 눌러놓았던 교회에 대한 안타까움을 <미주뉴스앤조이>를 읽는 것으로 토해냈던 많은 독자들을 만나면서 보람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둡고 탁한 현실 속에,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삶 속에 여전히 머물고 있는 하나님의 시선과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취재 현장에서 누릴 수 있었던 가장 큰 행복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주뉴스앤조이>는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LA에서도 교회와 교계를 들여다보며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늦추지 않을 것입니다. 성역으로 여겨지고 있는 한인 교회 내부의 폐습과 부조리를 개혁하고 목회자와 성도의 의식이 성숙해질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건강한 평신도 모델, 건강한 목회 모델을 발굴해서 소개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교회 개혁 운동을 일으키고, 대안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건강한 교회, 성숙한 성도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은 언론의 기능만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LA 지역에서도 교회 개혁을 위해 뜻을 함께하는 좋은 분들과 만남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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