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거목도 생명력을 지닌 한 알의 씨앗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시카고 헤브론교회(담임목사 송용걸)도 ‘사랑의 씨앗’을 심기로 했단다.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의 삶이 다시 풍성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손 내밀면 닿을 수 있는 곳에 교회가 있어야죠”
▲ 헤브론교회 송용걸 목사. 송 목사는 "앞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헤브론교회 홈페이지) | ||
‘사랑의 씨앗’은 전기, 가스, 의약품, 식료품 등을 살 돈조차 없는 이웃을 돕기 위한 것이다. 송 목사는 응급처치용이라는 표현을 썼다. 정말 급한 사람들을 돕겠다는 말이다. 그들이 손 내밀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겠다고 송 목사는 말했다.
20년 넘게 미국에서 목회를 하면서 적은 돈 조차도 없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는 송 목사는 “교회가 이런 이웃을 도울 수 없을까 고민했었는데, 이제야 시작한다”며 쑥스러워했다.
“이민 생활이 어려워요. 당장 돈이 없어 가스비를 못 내도, 먹을 게 떨어져도, 아이들이 아파도 손 벌릴 곳이 없어요. 한국은 그나마 친구도 있고 친척도 있지만, 여기는 그런 인적 인프라가 없다 보니 어려울 때 막막한 거죠. 이런 분들을 도와야겠다 싶어 시작했어요. 필요한 사람들이 부담 없이 쓰고 나중에 갚도록 하는 거죠.”
2월 12일부터 시작된 이번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6명에게 총 3,000불이 지급되었다. 실무 담당자인 석태희 행정목사는 “생각보다 수요자가 많다”며 “시카고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요청이 많지만, 현재로선 힘들고 앞으로 점차 범위를 확대해 갈 생각이다”고 전했다.
한인봉사단체들 반색 “유용하게 쓰일 것” ▲ 지난해 7월 카트리나로 페허가 된 뉴올리언즈에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 헤브론교회 단기선교팀. (헤브론교회 홈페이지)
시카고에서 가장 큰 교회로 알려진 헤브론교회가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자 한인봉사단체들도 반기고 있다. 시카고 ‘여성핫라인’ 유경란 사무총장은 “교회가 사회에 관심을 갖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이런 일을 하는 진행하는 것은 드물다”고 했다.
유 사무총장은 “상담을 하다 보면 급하게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갑자기 어려워진 분들은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도록 우리가 돕는데, 그 기간 동안 생활비가 없어 힘들 때가 종종 있다”며 기금이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신청은 추천을 받거나, 본인일 경우 헤브론교회, 시카고 한인사회복지회, 시카고 여성핫라인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접수된 신청서는 간단한 심사를 거쳐 은행장을 통해 대출된다.
관련 문의 : 헤브론교회(847-394-8454) 사랑의 씨앗은행 홈페이지(http://www.hebron.org/HBEvents/loveseed.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