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 목회와 2세 목회, 독립적 공존이 중요"
"1세 목회와 2세 목회, 독립적 공존이 중요"
  • 서재진
  • 승인 2007.07.1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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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기윤실서 열린 1세·1.5세·2세 목회자 좌담…그들이 본 '한인 교회'

1세부터 1.5세, 2세까지, 3세대 목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말하는 한인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횃불교회 김병호 목사(1세), 또감사홈선교교회 최경욱 목사(1.5세)와 하나크리스천센터 이용욱 목사(1.5세), 리디머장로교회 한정훈 목사(2세)가 LA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무실에서 한인 교회의 현실과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지난 <미주한국일보> 창간 38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좌담회는 <미주한국일보> 김호성 기자가 사회를 맡았다.

   
 
  ▲ 왼쪽부터 김병호 목사(1세, 횃불교회), 최경욱 목사(1.5세 또감사홈선교교회), 이용욱 목사(1.5세, 하나크리스천센터), 한정훈 목사(2세, 리디머장로교회). (사진 제공 : <미주한국일보>)  
 
한인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최경욱 / 1세와 2세 목사가 부딪치는 일이 많다. 마치 물과 기름이 섞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하겠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해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이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 관심도 없다. 1.5세 목사로 목회를 시작했는데, 자연스럽게 1세와 2세까지 포함하게 되었다.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것도 벅차다. 이질적인 문화에서 오는 갈등, 낯선 땅에서 한국인으로서 살아가는 이민자 부부의 갈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무엇보다 1.5세와 2세 목사들 사이의 갈등의 골이 깊다.

한정훈 / 리더십 부재가 가장 큰 문제다. 달리 표현하자면 2세들에게 안내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목회자의 리더십 부재로 인해 큰 곤란을 겪고 있다. 한인 2세가 목회를 한다 해도 미국인 교회가 될 수는 없는 거다. 교회는 부분적으로 미국 교단과 한국 교단에 등록되어 있다. 그래서 한국 교단을 떠나고 미국 교단으로 가야 하나, 아니면 미 교단을 떠나고 한국 교단으로 들어가야 하나 고민한다. 따라서 정체성 확립에 혼란을 겪고 있는 한인 2세들에게 한국 교단의 차이를 알려주고 이끌어 줄 1세나 1.5세 목회자 지도력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라고 하겠다.

이용욱 / 오히려 80년대는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라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 80년도 후반과 90년도 전반에 들어서면서 이민 교회에 한국 교회의 물결이 쏟아져 들어왔다. 한국 교회의 프로그램들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정체성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거꾸로 흘러들어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미국에 있는 교회들을 따라 한인 교회가 미국화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은 미국에 있지만 한국 교회들의 전형을 따라서 한인 교회가 한국화 되는 것 같다.

김병호 / 부목사로 있던 시절 한국에서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목사님을 모시고 부흥집회를 한 적이 있다. 미국에서 한국보다는 부흥집회가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말을 한다. 한국 교회 목사들은 이민 교회라는 독특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한국적인 것을 그대로 미국에서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민 교회는 한국적인 것으로 흘러가서도 안 되고, 미국적인 것으로 흘러가서도 안 된다. 우리 나름대로의 독특함이 내재되어 있는데, 우리 자신들조차도 그 독특함의 정체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현실에서 소화해 내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문제가 도래했다고 본다.

주일날 어른들은 어른 예배 가고, 아이들은 주일학교로 간다. 예배가 끝나면 각자 구역별로 친교 모임을 갖고 늦은 저녁에 만나서 집에 돌아온다. 교회 내에서도 가정이 많이 파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최경욱 / 한어권 아이들의 경우 별 문제가 없지만, 영어권 아이들의 경우 한국말로 예배드리는 것을 많이 힘들어 한다. 막내동생이 목사인데, 한 달에 한 번 전 교인이 함께 드리는 한국말 예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 주만 피해서 안 나오는 아이들도 있다고 한다. 하나 된다고 하는 것의 정의를 명확하게 내릴 필요가 있다. 언어적으로 하나 되는 것보다도 어우러지면서 하나 되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 하나라는 분위기가 하나 된 언어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

김병호 / 최 목사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우리 교회도 한 달에 한 번씩 새벽 예배를 마치고 온 가족이 함께 홈리스 사역을 한다. 먹을 것을 나눠주고, 콩나물을 다듬고, 찬양도 하면서 어우러지는 동안 말이 아닌 몸으로 하나 됨을 느낄 수 있다. 멕시코 같은 가까운 나라에 가족 단위로 선교를 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하나 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1세 목회자들이 2세 목회자들을 존중해 주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고 하는데.

한정훈 / 1세와 2세가 서로 신뢰하지 못하고 어울리지 못한다. 1세대는 2세대를 믿어주지 못하고 어린아이 취급하면서 목회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단정한다. 결과적으로 2세 목회자를 이끌어줄 리더십의 부재가 큰 문제다. 이끌어 주는 사람 없이 홀로 목회를 하던 2세 목회자들이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목회를 그만 두는 경우가 많다. LA에 모 교회의 2세 목회자가 그만 두었다. 2세 목회자는 한인 1세가 세운 교회에서 영어 목회를 하면서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2세 목회자들은 1세로부터 독립해서 목회를 하고 싶어 하지만, 많은 부분들이 1세들에게 예속되어 있다. 하지만 문제는 2세대 목회자들의 사역에 필요한 것을 1세 목회자들로부터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2세 목회자들이 그만 두는 것이다. 1세대 목회자들은 자신들이 세운 비전대로 2세 목회자들이 따라주길 바라지만, 2세 목회자들도 나름대로의 비전이 있기 때문에 서로 양립하지 못하는 것이다. 당회만 봐도 대부분 1세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2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정훈 / 예를 들면 1세 목사들은 2세 목사들을 데리고 심방을 절대 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2세 목사들이 1세 목사들의 목회를 배울 수 있단 말인가? 또 다른 예로 당회에 참석하는 것도 그렇다. 2세 목회자들은 당회에서 결정된 내용만 접할 수 있을 뿐이다. 당회가 어떻게 운영되며,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지 알 길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1세 목회를 이해하고 따르는 데 무리가 생기는 것이다.

이용욱 / 부목사 시절 당시 담임목사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가령 당회도 들어갔다. 교회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모임들을 전적으로 나에게 맡겼다. 장로 20명으로 구성된 교육부 회의를 진행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조금만 배려해주면 1세와 2세 사이의 사소한 갈등이 많이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

이용욱 / 결국은 문화 차이인 것 같다. 말이야 떠듬떠듬 하면 의사소통은 할 수 있지만, 문화적으로 사고방식이 다르면 참 힘들어진다. 예를 들어서 전도사님이 파트타임 사역을 시작하는데 일주일에 몇 시간을 일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어보면 1세 목사님들은 무조건 싫어한다. 사역자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나와서 기도도 하고 힘닿는 대로 사역을 함께 하길 원한다. 이것은 의사소통의 문제가 아니다. 사고방식의 차이다. 사고방식이 너무 다르다 보니까 그걸 맞추기가 어렵다.

재정적인 문제는 어떤가? 2세 교육을 위해 재정을 제대로 지원하는가?

한정훈 / 2세 목회가 많은 난관에 부딪치는 이유는 재정 독립이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2세들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 1세들은 2세들이 헌금을 제대로 안 한다고 생각한다. 2세로만 구성된 우리 교회의 재정은 95%가 자체 헌금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목회하기도 수월하다. 하지만 1세가 설립하고 2세 목회가 그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는 어려움이 많다. 2세는 재정적인 부분에 있어서 결정권이 없다. 2세 목회에서 거둬지는 헌금으로 자체 목회가 운영될 수 있도록 권한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2세들만 구성되는 당회도 설립되어야 한다. 2세 목회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준다면, 부모님이 다니는 교회가 아닌 내가 출석하는 교회라는 정체성이 성립되어야 2세 목회는 1세 목회에 의존하지 않고 비로소 스스로 자립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용욱 / 영어 목회를 한어 목회와 독립시키면서 이름도 바꾸고 당회도 새롭게 만들어 준 교회가 있었다. 나중에는 건물까지 독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똑같았다. 영어 목회자가 떠나고 지금은 통합되었다. 그리고 모 교회 영어 목회도 얼마 전에는 재정적으로 독립을 했었다. 그랬다가 다시 합쳤다. 이런 사례를 보면 영어 목회에 재정적인 독립을 준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임시방편으로 쓰일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최경욱 / 본 교회도 1.5세가 목회를 맡으면서 1세 목회와 2세 목회를 한 번에 하기가 버거워서 2세 목회를 독립시켰다. 재정적으로도 독립시켰고, 당회도 따로 구성해 주었다. 한 가지 조건은 일주일에 한 번씩 담임목사와 만나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기대만큼 좋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면서 최선의 방책을 찾아야 한다.

한정훈 / 영어 목회와 한어 목회는 공존해야 한다. 2세 목회와 당회도 독립적으로 공존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흘러가고 있는 경향은 2세 목회 교회들이 점점 더 많이 생기고 있다. 그러나 1세 목회 교회들이 많이 성장하고 있는 반면 1세 교회에 소속된 2세 교회들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만큼 1세 교회에서 2세 교회가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이유는 2세가 자유롭게 목회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않고, '내 교회다'라는 주인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병호 / 1세는 2세가 독자적으로 잘 성장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한국계 미국 교회로 독자노선을 취하는 점이 우려된다.

한정훈 / 그런 걱정에도 불구하고 2세 목회는 독립되어야 한다. 잘 아는 코카서스 인종이 사역하는 교회가 있는데 출석 교인의 50% 가량이 한인이다. 200명인 한인이고 200명이 코카서스인이다. 이런 비근한 예는 여러 군데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인은 아직도 한인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1세가 세운 교회의 영어권 목회자는 거의 100% 한국인 2세이다. 다른 인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한인 공동체의 특이성이다.

주변 목사님들을 통해 들은 이야기인데, 보통 2세들이 19살 되면 다 교회를 떠난다고 한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정훈 / 첫 번째로 한인 교회에 잔재해 있는 위선 때문이다. 하지만, 위선적인 한인 교회에 속하고 싶지 않아서 교회를 떠난 2세들의 30% 이상이 다시 교회를 찾아 되돌아온다. 왜냐하면 2세가 결혼을 해서 자녀를 가지는 경우 자녀 양육을 위해서다. 본인이 교육받았던 환경에서 자녀들을 양육하고, 종교적·도덕적 가치관을 확립시켜주는 것이 최선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용욱 / 2세들의 눈길을 끄는 것이 너무 많다. 주말이면 항상 바쁘다. 해야 할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이 많기 때문이다. 주로 여가를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한인 사회가 발전하면서 동시에 유흥가도 엄청 많이 발전하였다. 1.5세 2세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한인 젊은이들이 그곳에 빠져 있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술 마시는 것, 노래방 가는 것을 주말에는 꼭 해야 하는 것처럼 여긴다. 한 주라도 술 안 마시고 노래방 안 가면 이상할 정도로 습관화되어 있다. 교회에서는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김병호 / 1세 입장에서 교회 분열을 뼈아프게 인정한다. 그리고 2세들이 청년 시절에 조용히 교회를 떠나는 현실 또한 인정한다. 교회에서 분쟁이 있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 본질을 꿰뚫어 보면 교회와 하나님을 향한 순수한 사랑이 있음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성장기에는 잘 모른다 하더라도 2세들이 어른이 되어서 '1세가 정말 교회를 사랑하고 헌신했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1세 교회들은 지금도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실수도 있고 위선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1세가 미국 내의 한인 교회의 정체성을 찾고, 2세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례 또한 남길 수 있을 것이다.

교회가 대형화됨에 따라 교회 내에서의 무관심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와서 설교만 듣고 가버린다. 물론 그런 것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다. 조승희 군도 그런 경우였다. 조승희 군이 중학교 때 출석했던 목사님과의 인터뷰를 유심히 보았는데, 조승희 군의 조용한 성격 외에는 잘 알지 못했다. 교회 내 개인 고립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정훈 / 우리 교회는 한 비전으로 나아가는 여러 교회를 꿈꾸고 있다. 하나의 커다란 대형 교회가 아닌 같은 방향으로 함께 가는 다수의 교회 말이다. 왜냐하면 작은 것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작은 규모 속에서 더 효율적으로 각 사람의 필요를 알고 채워줄 수 있다. 물론 작은 교회 대형 교회 모두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큰 교회일수록 소외되는 사람이 더 많다. 버지니아 사태만 봐도 알 수 있다. 조승희 군은 어느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다. 작은 교회에서라면 개개인을 더 잘 보살펴주고 말을 건네 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대형 교회의 목사님께 개개의 성도들을 다 아시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물론 다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목회를 하고 있느냐고 속으로 물어보고 싶었다. 우리 교회는 개척한 지 얼마 안 된다. 하지만 현 상황으로 교회를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나로 하여금 이 교회를 개척하게 하신 목적이다. 나의 비전은 교회를 세우고 그 교회를 유지시켜 나가고 누군가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것이다. 작은 것은 여전히 아름답다.

김병호 / 교회 사이즈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교회가 대형화가 된다고 해서 고립화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교회 정체성과 핵심 가치다. 큰 교회도 그 안에서 작은 그룹을 형성해서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놓기만 하면 작은 교회들이 가지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이러한 힘을 통해서 고립화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조그만 교회든 큰 교회든 어떤 하나를 놓고 의사소통을 활발히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줘서 각자의 필요가 채워지고 서로를 세워줄 수 있는 소그룹 공동체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런 체계 하에서 만들어지는 교회가 건강하다. 이민 교회 교인들이 특히 외롭고 고독한 것 같다. 정말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교회를 지향하는 것이 모색되어야 한다.

최경욱 / 대형 교회라고 해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스템이 잘 갖추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김 목사님 의견에 동의한다. 소그룹을 활성화시키면 대형 교회라 할지라도 커다란 문제없이 성도 개개인과 의사소통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 새신자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기존 멤버들이 새신자를 데리고 오면 파악이 용이한데, 새신자가 얼마 안 되어서 또 다른 새신자를 데리고 오면 파악이 쉽지 않다. 언제 왔다갔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부분에 있어서 셀로 시스템이 잘 정리가 안 되어 있으면 새신자를 맞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이용욱 / 청년들하고 이야기하면서 느꼈던 점인데, 청년들이 교회 가는 것을 참 싫어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너무 부담된다고 한다. 교회에 가면 예배 시간에 소개시키고, 새신자반 들어와라, 제자반 들어와라, 봉사활동 해라, 이런 것들을 막 요구하니까 말이다. 답답하고 힘들어서 편안하게 사람들도 만나고 예배를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교회 갔는데, 이런 자신의 속마음을 열어 보일 틈도 없이 교회는 프로그램으로 뺑뺑이를 돌린다는 것이다. 한국 교회들이 특히 그런 것 같다. 프로그램이 많다 보니까 멤버를 위한 교회가 되는 것보다는 교회를 위한 멤버들이 되는 경향으로 치닫게 되는 것 같다. 한인 교회들이 조금 느슨하게 열린 분위기를 가져야 할 것 같다. 프로그램도 가능하면 줄이고, 예배 시간도 조금 짧게 하고.(웃음)

   
 
  ▲ 좌담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언어적·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1세 목회자와 2세 목회자들 간의 갈등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했다. (사진 제공 : <미주한국일보>)  
 
지금 논의되고 있는 내용과는 별개이지만, 미국 내 한인 교회 수가 4,000개가 넘고, 이민자의 50% 이상이 교회에 출석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논의된 것은 교회 내부적인 문제다. 하지만 교회 밖의 상황은 어떠한가? 본인이 실무 책임자로 있는 기윤실은 한인 교회와 교인들이 어떻게 기독교적 윤리를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가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한인 교회가 한인 공동체에서 가지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많이 소홀한 것 같다.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질문 : 유용석 LA 기윤실)

김병호 / 우리끼리 잘 먹고 잘 살자는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모든 인종을 품을 수 있도록 지경을 넓히길 바란다. 돈만 보내는 선교가 아니라, 가까운데서 우리 몸이 구체적으로 가는 선교가 되었으면 한다. 노숙자 사역이라든가, 양로원 방문 등 곁에서 우리 형제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역할을 교회가 감당하였으면 한다. 교회의 크기와는 상관없다.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사역을 통해서 교인들이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한정훈 / 교회의 역할은 '복음 전파'다. 복음이 삶에 적용되어 변화된 삶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한 사람이 한 번씩 세상을 변화시켰으면 한다. 만약에 열방에 복음을 전파한다면 그들의 문화가 바뀔 것이고, 각각의 바뀐 문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교회의 역할이 병원을 찾아가고, 노숙자를 찾아가고, 양로원을 찾아가는 것인지는 확실히 잘 모르겠다. 교회가 비영리 전문 단체들을 도와서 간접적으로 그들을 도울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교회는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고, 그 복음을 들은 각계의 사람들이 변화되고 그들이 속한 세상이 변화되는 것이다.

이용욱 / 식상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말씀이 생활 속으로 녹아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 우리가 믿지 않는 이들에게 칭찬을 듣느냐, 욕을 먹느냐를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거의 대부분의 크리스천들이 욕을 먹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부터 먼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심지어는 선교에 대한 재정을 줄여서라도 합의를 봐야 할 부분은 바로 이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인 교회의 독특한 성격을 잘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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