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만 봐주세요"
"한번만 봐주세요"
  • 김은정
  • 승인 2007.10.11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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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쩍쩍 아들이 엄마식 미국 영어 13

경찰한테 걸렸습니다. 가슴이 벌렁거리죠? 별로 빨리 달린 것 같지 않은데…. 앞차만 따라갔는데 왜 나만 걸렸지? 학교로 애 데리러 가는데 늦어서 그만 나도 모르게 좀 세게 달렸나 보다고, 몰랐다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한번만 봐달라고 해보자.

그런데 ‘한번만 봐주세요. 경찰관 아저씨’를 영어로 어떻게 한다지? 한번만 Once… 봐주세요…. See me?... Please? 그게 아닐 거 같은데…. 일단 경찰이 삐용~ 소리를 내면서 따라오면 무조건, 가까이 차를 세울 만한 곳에 세우시는 것 아시죠? 그리고선 가만히 앉아 계셔야지, 절대 차문을 열고 나오거나 허튼짓(?)을 했다간 큰 코 다치신다는 것도요. 경찰이 다가올 동안, 오늘 가르쳐 드릴 말을 열나게 연습하라고요.
 
우선 Once see me please?는 절대로 쓰지 마세요. 경찰한테 ‘나하고 한번 데이트할래요?’ 하는 말로 들릴 수 있어요. ‘Are you seeing anybody?’하고 말하면 ‘누구 데이트하는 사람 있어요?’ 그런 말이에요. 그러게 문장으로 영어를 익혀야지 대충 단어만 갖다 붙이면 큰일 난다니까요.

일단 경찰관한테 할 첫말부터 익힙시다. ‘뭐가 잘못되었나요? ‘What’s the problem, officer?’ 아니면 ‘What’s wrong, officer?’ 혹은 찔리는 게 있으면, ‘제가 뭘 잘못했죠?’ ‘What did I do wrong?’ ‘잘못한다’ ‘잘한다’ 우리 그런 말 자주 하죠? ‘잘못한다’는 ‘do wrong’이고 ‘잘한다’ 는 ‘do good’이에요.

사정이야 어찌 되었건 경찰관은 일단 운전면허증과 자동차보험증을 요구하게 되어 있어요. 운전면허증이 driving license인 거 다 아시겠고, ‘보험증’은 ‘proof of insurance’라고 하니까 경찰관이 말하면 그렇게 알아들으세요.

그것들을 내놓으면서 ‘여기 있습니다’는 영어로 ‘Here is my driving license and proof of insurance’라고 말하면 된답니다. 자 이제 말을 잘해서 어떻게 해서든 티켓 띠는 걸 면하도록 노력 해봐야겠죠? 그렇죠. 다 변명이죠. 거의 잘 안 먹히지만, 한번 찔러나 봐야죠.
 
꿀 먹은 벙어리마냥 말 한마디 못해보고 티켓 받으면 얼마나 한이 되겠어요. 영어 몇 마디라도 하고 티켓 받으면 그래도 ‘음… 그래도 나 영어 쫌 되는구먼. 내말 다 듣고 안 봐준다고 하잖아….’

이런 변명은 어떨까요? 제가 한번 써먹었는데 통하더라고요 글쎄. ‘학교로 우리 애들 데리러 급하게 가는 길이었어요. 저는 앞차만 열심히 따라가고 있었는데 그렇게 빨리 달리고 있는 줄은 몰랐네요. 너무 죄송한데, 요번 한번만 경고 처리 해주시면 안 될까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학교로 우리 애들 데리러 급하게 가는 길이었어요’는 ‘I was in a hurry to pick up my kids.’입니다. pick up은 지난번에 설명 드렸듯이 사람을 차로 데려오는 것이고, ‘서둘러’는 영어로 ‘in a hurry’에요.

‘저는 앞차만 열심히 따라가고 있었어요’는 ‘I was just following the car in front of me’죠. ‘앞에는 ‘in front of’잖아요. ‘follow’는 ‘따라가다’고. 너무 쉽죠? 아니면 ‘I was just following the traffic’이라고 그래도 되고요.

결국 ‘한번만 봐주세요’는 영어로 ‘Could you let me go with a warning?’ 해야 맞아 떨어져요. ‘요번 한번만 경고 처리 해주시면 안 될까요?’라는 뜻이죠. 한국말을 그대로 직역하면 진짜 안 되는 거 아시겠죠?

제가 가르쳐 드리면 다 너무 쉬운데 난 왜 그 동사, 그 단어가 딱 생각이 안 날까 그러시죠? 단어 따로 문장 따로 놀아서 그래요. 우리가 만날 하는 말 빤하잖아요. 만날 쓰는 그 우리말들, 영어로 익히세요. 그래야 써볼 기회가 생기고 그래야 영어가 는다니까요.

What’s wrong, officer? (무슨 일이시죠?)
Here is my driving license and proof of insurance. (여기 운전면허증하고 보험증입니다.)
I was in a hurry to pick up my kids. (학교로 우리 애들 데리러 급하게 가는 길이었어요.)
I was just following the car in front of me. (저는 앞차만 열심히 따라가고 있었어요.)
I didn’t know I was speeding. (그렇게 빨리 달리고 있는 줄은 몰랐네요.)
Could you let me go with a warning, just for this? (한번만 봐주세요)
I’ll never do that again. (다시는 안 그럴게요.)



* 이 기사는 <코넷>에 실린 글입니다. 

 

* E.J. Brown  / 본명 김은정
경희대 영어교육과 졸업.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에서 TESOL 석사 학위 취득. '굿바이 영어 울렁증' 저자. 전 미주리주립대 ESL 강사. 현재 U.T. Arlington  ESL 강사. Texas Wesleyan University 심리학과 교수인 남편과 이름이 ‘아들’인 아들 그리고 딸 조아와 Fort Worth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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