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상가 교회에 마련된 거룩한 피난처
시카고 상가 교회에 마련된 거룩한 피난처
  • 최봉실
  • 승인 2007.11.09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인 중 절반이 불법 체류자인 아달베르토연합감리교회

   
 
  ▲ 아달베르토연합감리교회는 시카고 웨스트사이드에 있는 상가 교회로, 출석 교인의 약 절반이 불법 체류 이민자들이다. 이 교회는 '신 피난처 운동'의 일환으로 추방 위기에 놓인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피난처를 제공했다.  
 

32세인 엘비라 아레야노(Elvira Arllano)는 학교에 아들을 데리러 가서 더운 날씨에 아이스크림이라도 사주고 싶다. 하지만 교회를 나갈 수 없다. 그녀는 2006년 8월 5일, 이민 당국이 추방을 경고한 이후 이 교회를 피난처로 삼고 있다. 여덟 살 난, 미국 시민권을 지닌 아들 사울과 헤어지는 것이 그녀는 가장 두렵다.

그들은 아달베르토연합감리교회(Adalberto United Methodist Church)에 거처를 두고 있는데, 이 교회는 시카고 웨스트사이드에 있는 상가 교회로, 출석 교인의 약 절반이 불법 체류 이민자들이다. 이 교회는 ‘신 피난처 운동’(the New Sanctuary Movement)의 일환으로 추방 위기에 놓인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피난처를 제공했다고 한다. “항상 이민자들을 도운 건 교회입니다”라고 아레야노는 말한다.

아레야노는 미국에서 일자리를 얻어 가족을 부양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속에 10년 전 멕시코의 미초아깐(Michoacán) 국경을 넘었다. 두 해 전 부친이 농사짓던 땅을 잃으면서 가난이 그녀의 집을 덮쳤기 때문이다. 아레야노는 북미자유무역협정이 자신의 가족을 불행에 빠뜨렸다고 믿는다. “우리나라는 FTA와 페소화의 평가절하로 큰 타격을 입었어요.”

그녀는 2002년 12월 오헤어 공항에서 청소부로 일하던 중 연방정부의 단속으로 체포되었다. 아달베르토교회 목사인 월터 콜먼(Walter Coleman)과 교인들은 체포된 수십 명의 사람들을 보석으로 꺼내주었다.

이후 아레야노는 교회에 참석하며 라틴가족연합(라 파밀리아 라티나 유니다, La Familia Latina Unida)을 시작했는데, 이 사역은 현재 추방에 직면해 있는 일원을 둔 300가족들을 섬기고 있다. 아레야노는 이민관세집행국(the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에 자신이 있는 곳을 알렸고, 자신의 주장을 담은 편지들을 교회 현관 유리창에 붙여놓았다.

작고 아담한 체구에 부드러운 목소리를 지닌 아레야노는 때로 이 운동의 대변인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이 운동의 ‘유일한 사람’이고 싶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녀는 다른 가족들에게도 피난처를 찾아 이민제도가 무너진 현실을 증거하도록 격려한다. 최근에는 추방에 직면한 또 한 명의 여성인 34세의 플로르 크리스토소모(Flor Cristosomo)가 아레야노와 함께 아달베르토 교회에 함께하게 되었다.

지난 5월 9일은 ‘신 피난처 운동’이 공식적으로 출범하는 날이었으며, 이날 아레야노는 조세 빌라다(Jose Villada)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 그녀 역시 불법 체류 이민자로 <우리 천사 중의 여왕 교회>(Our Lady Queen of Angels)에 피난처를 마련했다. 이곳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가톨릭교회로, 첫 번째 ‘피난처 운동’이 일어난 1980년대에 이민자들을 보호했던 곳이다. 아레야노는 빌라다와 그의 가족에게 하나님을 신뢰하여 추방당할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격려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하나님 덕분에 우리는 계속 싸워갈 수 있는 피난처를 구한 것입니다”라고 그녀는 그에게 말한다.

그 때 이후 다른 교회들도 이 운동에 동참했다. “교회는 용기 있게 진실을 알려내는 신성한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라고 콜먼은 말한다.

요한복음 5장 26절은 진리의 증인으로 오실 보혜사 성령을 언급하고 있는데, 콜먼은 이 대목에서 큰 힘을 얻었다. “(아레야노의) 이야기는 정확히 그런 일입니다. 우리가 신성한 피난처를 제공하게 된 것은 성령의 임재하심에 감화되었기 때문이라 믿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힘겨운 시간 동안 아레야노를 지탱해준 것은 기도였다. “저는 다만 하나님에게 힘을 주시기를 구할 뿐입니다. 또한 생이별한 다른 가족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지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가족연합에서 아레야노가 함께 일하고 있는 가족 중에 52세인 마리아 가르시아(Maria Garcia)의 가족이 있다. 가르시아는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났지만 지금은 미국 시민으로, 현재 열네 살 아들과 함께 시카고에 살고 있다. 그녀의 남편은 이탈리아인으로, 2004년 1월에 비자 만료로 추방되었다. 가르시아는 변호사 비용으로 3만 달러 이상을 썼다. “가족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라도 지불했을 거예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가르시아는 자신의 남편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그녀의 희망이 불붙여진 것은 아달베르토교회에 참석하면서부터다. “이 교회를 알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해요. 장소는 협소하지만, 무척 아늑한 곳입니다.”

아레야노 또한 하나님과 교회를 신뢰하며 위안을 얻고 있으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매우 지치긴 했지만, 사울리토를 바라본답니다. 엄청난 희생을 치렀지만, 하나님은 우리에게 큰 축복을 주셨습니다.”

실레스트 케널-섕크(Celste Keennel-Shank) / 작가. 시카고에 살고 있다. 엘비라 아레야노와의 인터뷰는 스페인어로 진행되었고, 작가가 영어로 번역한 것이다. 이 글은 <sojourners 9/10월호에 실린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