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책, 중국서 베스트셀러로 등극
성경책, 중국서 베스트셀러로 등극
  • 홍성종
  • 승인 2007.12.18 2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지, 종교 자유 제한에도 연 300만 부 발행 규모 출판사 성업

   
 
  ▲ 중국 최대 규모의 애미티출판사에서 발행한 성경. 지난 20년 동안 약 4,100만 권의 성서가 발행되었고, 이중 80퍼센트가 중국에 보급되었다. (애미티출판사 자료사진)  
 
중국 내 제한적인 종교 자유에도 아랑곳없이 해마다 성서 보급이 꾸준히 증가해 성경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고 지난 12월 17일치 <타임>(Time)지가 보도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종교적 자유 기반이 취약한 국가이고, 1979년 덩샤오핑(鄧小平) 시대 이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성경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당국의 검거 대상이 되었지만, 이제는 성경을 비롯해 기독교 관련 서적을 발행하는 가장 큰 규모의 출판사가 성업 중이다.

중국 남부 난징(Nanjing, 南京)에 자리한 애미티출판사(Amity Printing Co. Ltd., 南京愛德印刷有限公社)는 지난 20년 동안 4,100만 권의 성경책을 발행했으며, 지난해만 해도 300만 권의 성경을 발행했다. 애미티출판사가 발행하고 있는 성경 가운데 약 80퍼센트가 중국에 보급되었으며, 나머지는 아프리카를 비롯해 중앙아시아, 동유럽 등에 수출되었다. 이 같은 수치는 중국의 종교 자유가 국제 사회에 이슈가 되는 가운데 괄목한 성과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애미티출판사는 중국크리스천 자선단체인 애미티재단과 영국에 본부를 두고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중국에 성서를 보급하고 있는 유나이티드 바이블 소사이어티스(United Bible Societies, 이하 UBS)가 합작하여 1988년에 세운 중국 최대 규모의 출판회사이다.

애미티출판사는 현재 중국 정부 인가로 세워진 삼자교회에 성경을 보급하고 있으며, 앞으로 성서 보급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내년에 월 100만 권 생산 규모(약 48,000스퀘어피트)의 새로운 생산 시설을 갖추어 성서 출판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 규모의 애미티출판사… 월 100만 권 생산 규모로 늘릴 예정

현재 애미티출판사에서 발행한 성경은 공식 인가된 삼자교회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지만, 이를 통해 사들인 성경이 처소교회로 퍼져 나가고 있다. 또한, 등록 번호를 명기하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일부 성경은 이러한 등록 번호 없이 팔리기도 한다.

가톨릭 베이징 센터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장폴 와이스트(Jean-Paul Wiest)는 “학생들이 종교 서적을 갖는 일이 문제가 될 것 없다”며 “성경이 널리 보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서의 대량 생산이 곧바로 종교적 자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정평이다. 중국은 여전히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가한 교회 형태를 거부하고 가정교회 단위의 처소교회가 존재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이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월 28일 경찰당국은 베이징의 한 책방을 급습하여 성경과 기독교 서적을 압수했고, 서점 주인인 쉬위한(Shi Weihan)을 구금했다. 또한 중국 서부 신강(Xinjiang) 자치구의 한 지하교회의 리더와 사업가를 한국으로부터 3톤에 이르는 성경을 들여왔다는 혐의로 구속했다.

칼빈대학에서 아시안스터디즈를 담당하고 있는 데니엘 베이즈(Daniel Bays)는 “중국 정부가 두려워하는 것은 기독교 종교가 아니라 허가 없이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다”며 “예수를 믿는 사람들을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당국의 허가 없이 사람이 모이고, 모임을 누가 이끌고 있는가에 더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성서 보급 증가… 종교 자유 보장을 의미하지는 않아

현재 중국 내 기독교인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초반 상하이에 있는 한 대학교(East China Normal University)에서 중국인 4,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31.4%가 종교가 있다고 답했으며, 이중 12%가 기독교라고 응답했다.

중국 정부는 공식 인가한 삼자교회에 속한 등록교인은 1,700만 명에 이른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등록하지 않는 처소교회 등을 포함한 경우 약 5,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일부에서는 비공식적인 기독교인이 약 15,000만 명에 이른다며, “아직도 성경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