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처음엔 원망했다"
"우리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처음엔 원망했다"
  • 박지호
  • 승인 2008.02.15 23:43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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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조 목사, '아프간 위한 기도 모임'에서 사건 내용과 장래 계획 설명

   
 
  ▲ 박은조 목사는 기도회에서 아프가니스탄 납치 사건을 둘러싸고 퍼진 오해들에 대해 해명하고, 이번 사건이 준 교훈과 은혜,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면서, 기도를 요청했다.  
 
작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났던 분당샘물교회 단기봉사팀 납치 사건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일반인들에게 한국 교회가 어떤 모습으로 보이고 있는지가 벌거벗겨진 것처럼 드러났으며, 한국 교회의 해외 선교 정책에 큰 교훈과 숙제를 안겨 주었다. 분당샘물교회 박은조 목사는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났고, 교회에도 사표를 냈다. 교인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목회는 계속 하고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박은조 목사는 미국의 몇몇 지역에서 집회를 인도하던 중간 중간에 아프가니스탄을 위한 기도 모임을 별도로 가졌다. LA를 시작으로 뉴욕과 뉴저지, 애틀랜타와 휴스턴에서 기도 모임을 열었다. 2월 14일에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뉴욕 주사랑장로교회(이길호 목사)와 뉴저지 필그림교회(양춘길 목사)에서 열었다. 박 목사는 이 자리에서 아프가니스탄 납치 사건을 둘러싸고 퍼진 오해들에 대해 해명하고, 이번 사건이 준 교훈과 은혜,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면서, 기도를 요청했다.

박 목사는 먼저 아프간 사태를 둘러싼 갖가지 오해에 대해 해명했다.

‘왜 굳이 아프가니스탄인가’라는 물음에 박 목사는 “세계 최악의 빈민국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을 3무(無)의 나라라고들 한다. 산에는 나무가 없고, 강에는 물이 없고, 집에는 먹을 것이 없다. 실은 3무가 아니라 6무다. 병원에는 의사가 없고, 약국에는 약이 없고, 마을에는 학교가 없다”고 했다. 게다가 미국과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으니, 그들에게 무슨 미래와 희망이 있겠느냐고 했다. 또 분당샘물교회의 상당수 선교사가 오랫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그들이 단기선교팀을 보내 달라고 했기 때문에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가지 말라고 했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위험 지역이니 조심하라고 선교단체에 공문을 보냈을 뿐인데, 마치 여행 금지 구역을 불법적으로 간 것처럼 왜곡했다고 했다.

고급차를 타고 이동했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상표만 벤츠지 10년 넘은 고물차다. 그리고 칸다하르에서 카불까지 가는 모든 시외버스 차종은 벤츠다”고 말했고, 이슬람 문화권에서 반소매 차림으로 다니고, 탈레반이 우글대는 지역에서 쇼핑을 했다는 등의 소문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유서를 쓴 것에 대해서 “단기선교팀 중에서 훈련 프로그램의 하나로 유서 쓰기를 하는 팀도 있고 안 하는 팀도 있는데, 그 팀은 했다. 그러나 참가자의 절반도 안 썼다”면서, 마치 죽을 작정을 하고 간 것처럼 그들이 무리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외교부가 여권을 빼앗고 강제로 돌아오도록 했다거나, 교회가 정부를 고소하려고 한다는 인터넷의 유언비어는 모두 2006년 8월에 있었던 인터콥의 '아프가니스탄 평화축제'라는 행사와 관련된 것인데, 정작 그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분당샘물교회가 모든 오해와 욕을 이번에 다 뒤집어썼다고 설명했다.

   
 
  ▲ 아프간에서 살해당한 배형규 목사. 청년들은  "예수를 위해 사는 것과 예수를 위해 죽는 것이 동일하다"고 강조했던 배 목사의 말을 기억하면서 배 목사는 자신이 말한 대로 살았던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사진 제공 : 분당샘물교회)  
 
   
 
  ▲ 박 목사는 아직도 고통 가운데 있는 고 심성민 씨의 부모를 위해서 특별히 기도 부탁을 했다. 사진은 고 심성민 씨가 교회 장애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사진 제공 : 분당샘물교회)  
 
샘물교회에 갑작스레 어려움이 불어 닥쳤지만, 놀라운 은혜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피랍자 부모의 절반 이상이 불신자였고, 사건 초기 그들의 분노와 원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했다. 배형규 목사가 죽었을 때도 ‘순교’란 말을 입 밖에도 낼 수 없었다. 하지만 45일 동안 함께 지내면서 기도하는 동안에 조금씩 조금씩 변화가 생겼고, 사건이 종료된 다음에 피랍자 부모 중 7명이 샘물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고 심성민 씨의 부모 마음이 아직도 닫혀 있는 것이 큰 고통이라면서 기도를 요청했다.

박 목사에게도 변화가 있었다. 두 사람이 죽었을 때는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했다. 피랍자 가족은 물론이고 교인들에게서도 싸늘한 반응을 느낄 수 있었으며, 한국 교회에 대한 비난을 자신과 분당샘물교회가 다 먹고 있다는 사실을 견디기 어려웠다. “새벽기도 가서 밤기도 마칠 때까지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하나님에 대한 원망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우리는 그래도 잘한다고 했는데,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합니까’, ‘왜 한국 교회가 먹어야 할 욕을 우리가 먹어야 합니까’ 하고 억울한 마음으로 하소연하던 어느 날, 박 목사의 머릿속에 섬광처럼 그림 한 장이 스쳐지나갔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가 돌에 맞아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는데, 저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변명하는 어처구니없는 장면이었다.”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철저히 회개 기도를 했고, 그 후로 자신과 샘물교회를 향해 쏟아지는 질책과 조롱을 어머니인 한국 교회를 위해서 달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두려움도 사라졌다고 돌아봤다.

박 목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다른 나라 그 누구도 아니고 하필 한국인이 피를 흘려야 했을까 생각하니, 하나님께서 그만큼 아프가니스탄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한국 교회의 희생을 원하신 것”이라고 해석했다. 17년 동안 고락을 함께했던 가장 사랑했던 동역자이자 청년과 선교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졌던 고 배형규 목사와 고 심성민 씨의 깨끗한 영혼을 하나님께서 원하신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들의 순교의 피가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남은 자들에게 있다고 했다.

박 목사는 “죽음의 위협 속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1,000여 명의 아프가니스탄의 숨겨진 크리스천들이 당시 사건 때 기도를 많이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가 이들을 섬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 사건 이후 아프간 내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기독교인 중 한 명이 “한국인 크리스천이 아프간 땅에서 무고한 희생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아프가니스탄의 청년들을 한국으로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명 정도의 청년을 한국에서 공부시켰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왔다면서, 이 사역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을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공부하도록 한 뒤 아프가니스탄의 지도자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사건 이후 한국 교회 지도자들이 공익재단을 만들어서, 한국과 세계의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돕고 섬기는 사역을 적극 후원하는 데 힘을 쏟기로 한 것도 열매 중 하나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회장인 손인웅 목사(덕수교회)를 중심으로 재단이 세워졌고,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다면서, 기도와 참여를 요청했다.

   
 
  ▲ 박은조 목사가 메시지를 전하기 앞서 참석자들과 아프간 사태에 관한 영상물을 시청했다.  
 

   
 
  ▲ 행사 이후에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박은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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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리 2022-10-22 11:54:29
아 저것들 진짜. 조용히 살어 좀. 지네 잘못이 뭔지도 모르는 뻔뻔한 놈들 제발 이나라 떠나라. 다같이 기독교인들의 추악함과 뻔뻔함에 대해서 잊지말고 곱씹어야한다

개독 2021-09-06 12:15:41
이 ㅂ.ㅅ들 아직도 정신 못차렷누

김찬정 2020-08-29 23:18:50
허위적인 정보에 관해서는 수정을 부탁 드립니다

변완섭 2008-02-21 10:55:57
박은조목사의 미국 강연은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려고 해도 잘못된 일인듯 합니다. 이 사건은 선교에 대한 한국교회의 시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일이었기 때문에 이일을 통해 교계가 큰 교훈을 얻고 변화가 있기를 많은 사람들이 바랬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개월이 지난 지금 자기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니 실망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또한, 배형규 목사를 섣부르게 순교자로 추대하는것 또한 경계할 일입니다.

변완섭 2008-02-21 10:52:41
배목사와 심성민 형제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일은 그들을 순교자로 만들어 한국 교회의 왜곡된 현실을 가리는 행동에 잊지 않습니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깊은 회개와 침묵의 시간을 통해 한국 교회가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