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섹스를 기뻐하신다?
하나님은 섹스를 기뻐하신다?
  • 박진
  • 승인 2008.03.04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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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 교회 "30일 섹스 도전" 이색 캠페인 화제

'40일 기도 성회', '100일 새벽 기도회' '신구약 완독 성회'. 어떻게 하면 세상 속에 살고 있는 교인들을 더 영적으로, 더 성경적으로 살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만들어진 교회의 구호들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구호가 교회에서 외쳐지고 있다면 어떨까.

"하나님은 섹스를 기뻐하신다, 30일 섹스 도전."

일반적으로 섹스에 대한 이야기가 금기시되고 있는 기존 교회에서 만약 이런 구호가 외쳐지고 있다면 누구든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갸우뚱거릴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탬파 근교의 이보르 시의 한 교회에선 현재 '30일 섹스 도전'이라는 구호 아래 기혼 교인들로 하여금 30일 동안 매일 성생활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어 적지 않은 화제 거리가 되고 있다.

파울 워스 목사가 시무하고 있는 렐러번트교회(Relevant Church)에서는 지난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를 기점으로 30일 동안 기혼 교인들에겐 성생활을 매일 할 것을 권유하는 한편, 미혼 교인들에겐 30일 동안 금욕 생활을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30일 섹스 도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언뜻 보기에 전혀 이해가 되지 않은 캠페인이다.

   
 
  ▲ 부부 간의 관계를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30일 섹스 도전"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탬파 렐러번트 교회.  
 
목사, “섹스는 부부 생활을 통해 친밀감 높인다”

워스 목사는 <탬파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20~30대가 주류인 교인들을 위해 이들의 중요 관심사 중 하나인 '섹스'에 관한 설교를 준비하게 되었고, 성생활을 통해 서로 간의 더 깊은 친밀감 유지할 수 있도록 이번 캠페인을 벌이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이 섹스를 싫어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하나님은 부부들이 성행위를 통해 서로가 만족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상의 여러 바쁜 일들 가운데서 부부 간의 대화 부족이 문제라며, 부부간의 성행위가 이러한 소원해진 관계를 좁히는 데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그는 미혼자들에겐 금욕 생활이 일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 결국 성취감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회 교인인 로레나 웨버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조금 망설여졌지만 여러 일들로 바쁜 삶 가운데서 남편과의 친밀감 증진을 위해 한번 시도해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미혼 교인인 브렌트 케이슨은 금욕 생활이 결코 쉽지 않겠지만 현재 밴드 매니저로서의 자신의 일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한번 시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원치 않는 부부행위 강요하는 도구될 수도”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정신 건강 상담가이자 성의학 연구자인 린 산티아고는 “섹스에 흥미를 잃어버린 부부들에겐 이런 캠페인이 섹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면서 그동안 소원해진 부부 관계를 회복시키는 데 어느 정도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도, “하지만 가정 폭력이 문제시되는 일부 가정에선 배우자가 원치 않는 성행위를 강요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그는 15분 정도 계속 포옹만 하고 있더라도 충분히 친밀감을 증진시킬 수 있다며 섹스만을 통한 방법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이러한 부정적 의견들에도 렐러번트교회의 '섹스 30일 도전'은 당분간 교세 확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 같다. 특히 교회를 다니지 않는 기혼 남성들이 이번 캠페인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면서 교회에 관한 문의가 늘고 있다는 것.

교인인 더그 웨버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친구들로부터 “네가 다니는 교회가 바로 이 교회야? 어떻게 하면 그 교회에 등록할 수 있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조만간 몇몇 친구들은 교회에 출석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박윤숙 / <코리아 위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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