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 김은정
  • 승인 2008.06.05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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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쩍쩍' 아들이 엄마식 미국 영어 25

아직도 모르는 분이 많이 계신 것 같은데, 제 아들 이름은 진짜 '아들(Adle)'입니다. 제가 딸보다 아들을 더 밝혀서 그런 이름을 지은 것이 절대 아니고요(제가 그런 오해를 많이 받지요). 제 남편이 아이가 한국인인 것을 기억시켜야 한다며, 순수 한국 이름을 짓기로 고집하면서 어쩌다 나온 이름이지요.

오늘은 생일 파티에 관련된 영어 좀 해볼까 합니다. 애들이 미국 친구한테 생일 파티 초대받은 경우가 많은데, 영어 때문에 이것을 좀 부담스러워 하시는 한국 부모님들이 많은 것 같아서요. 다른 미국 부모들 만나면 영어 한마디라도 해야 하는데 안 부딪치려고 애쓰지 마시고요. 몇 마디 나눠보세요. '영어 알고 보면 진짜 별 거 아니다'를 제 칼럼의 캐치프레이즈로 삼을까 봐요.

우선, "오늘이 우리 아들의 여덟 번째 생일이다"를 영어로 어떻게 하는지 다 아시죠? "It's my son's 8th birthday today"죠. 그럼 오늘이 우리 만난 지 10년째 되는 날이다"는 영어로 뭘까요? "It’s the 10th anniversary since we've met."

anniversary(애니-버어-써리) 하면 '기념일'이라는 뜻이고요, '-버어-'에 강세가 있으니까 거길 힘주어 말하세요. 밋밋하게 말하면 또 못 알아들어요. '~번째' 할 때 쓰는 서수어미 'th'를 발음하실 때 '~뜨~'라고 발음하시는 게 영어 원래 발음에 가장 가까워요.

여러분, 영어 문장 뭐 하나 아시는 거 있으면 그 문장에서 적어도 한두 문장은 '새끼를 쳐'보세요. 아시는 거에서 조금만 말을 바꾸거나 단어를 덧붙이면 전혀 새로운 문장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하루에 한 문장 확실히 써보면 일주일 7문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14문장이 나오고 또 21문장으로도 새끼를 칠 수 있는 것입니다. 자꾸 말을 바꿔서 넣어 보세요.

"몇 번째 기념일이에요?" 하고 묻고 싶으실 때는 흔히들 생각하시는 것처럼 'how many times'가 아니고, "How long has it been since it happened?" 하고 물으셔야죠. 'It'이 뭐가 됐던 간에 대화 중에 서로 아는 것이면 그냥 it이라고 하시던지 아니면 아예 since 이하를 생략하셔도 돼요.

생일 카드 초대장을 받으면, 참여 여부를 RSVP 해줘야 합니다. RSVP는 불어에서 나온 말인데, 파티에 오는지 안 오는지 연락을 해달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참석을 못해도 연락을 해줘야 해요. 초대장에 늘 RSVP라고 쓰여 있죠?

몇 명이 오는지를 알아야 그쪽도 준비를 그에 맞춰 할 테니까요. 그럼 또 어쩔 수 없이 전화를 걸어서 영어로 말해줘야죠?  마침 너무나 다행히 자동응답기가 돌아간다고 칩시다. 당황하지 마시고 얼른 이렇게 메시지를 남기세요.

"안녕하세요? 아들이 엄만데요. 생일 파티에 초대해줘서 고마워요. 아들이가 이안이 생일 파티 간다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파티에서 뵐게요. "Hi, this is Adle's mom. Thanks for the invitation. Adle is really excited about Ian's party. We'll see you there." 전화상에서 "저는 …인데요"를 "I am…"으로 하시는 게 아니고, "This is…"로 자신을 밝힌다는 사실에 유념하세요.

파티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인사 한마디 또 해야겠죠? 부모님들도 그 자리에서 같이 즐겼으면, "너무 재밌었어요." "We had a great time" 하든가, "애가 너무 재밌게 잘 놀았어요" 할라치면, "He had so much fun" 하고 끝에 또 "Thank you" 해줘야지요.

자식들 때문에라도 눈물겹게 배워야 할 영어입니다. 근데 괴롭고 눈물겹게 배우지 마시고 '가볍게' 한 문장씩만 배우세요. 여러분이 제게 보내주시는 질문들을 보면 어려운 말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미 알고 계시는 것들을 제가 단지 교통 정리해서 어떤 순서로 말하는지를 알려드리면 다들 무릎을 치시며 "오마 이렇게 쉬운 것을…" 하십니다.

제가 오늘 가르쳐드린 문장들도 생각 없이 보시면, "나 이거 다 아는 문장들이야" 하시지만, 막상 그 상황에서 영어로 말하려면 입에서 맴돌 뿐 생각이 잘 안 나실 걸요. 그러니까 미리 공부해두시고 기회가 났다 하면 거침없이 써보세요.

   
 
  ▲ 김은정 씨의 칼럼이 <굿바이 영어울렁증>으로 출판되었습니다.  
 
몇 번째 기념일이에요? (How long has it been since(it happened)?)

오늘이 우리 만난 지 10년째 되는 기념일입니다. (It’s the 10th anniversary since we've met.)

안녕하세요? 아들이 엄만데요. (Hi, this is Adle's mom.)

생일 초대 고마워요. (Thanks for the invitation.)

아들이가 이안이 생일 파티 간다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Adle is really excited about Ian’s party.)

파티에서 뵐게요. (We’ll see you there.)

애가 너무 재밌게 잘 놀았어요. (He had so much fun.)

김은정 / <코넷>

* 이 글은 김은정 씨가 쓴 <굿바이 영어 울렁증>(로그인 출판사)에 실린 글입니다. 저자 김은정 씨는 경희대 영어교육과 졸업하고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에서 TESOL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굿바이 영어 울렁증> 저자이자 전 미주리주립대 ESL 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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