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믿음의 언어' 이해 못하는 건 누군가
장애인의 '믿음의 언어' 이해 못하는 건 누군가
  • 김효선
  • 승인 2011.06.20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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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 교수의 특수교육의 목회적 접근(1)

 

김효선 교수(캘리포니아주립대학 특수교육상담심리학과)는 미네소타주립대학에서 특수교육(박사)을 연구하고,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석사)을 공부한 뒤 특수교육의 목회적 접목을 시도해왔다. 30년간 특수교육을 가르쳐오면서 발달장애인에 대한 신앙인들의 오해나 편견을 줄곧 봐왔던 김 교수는 성경을 통해 올바른 특수교육을 모색하고, 각 교회가 실천할 수 있는 특수교육 정보를 정리해나갈 것이다. (편집자 주)

사춘기로 방황하던 고등학생이었던 70년대 초, 예수님을 만나 새로 태어나는 기쁨이 나를 특수교육으로 이끌었다.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한 뒤 장애 학생을 가르치는 교편 생활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였다. 장애인의 교육과 복지라는 말도 50년대 미국인이 전쟁 고아를 수용하는 복지 시설에서 시작되었고, 당시만 해도 특수교육이란 단어가 막 사용되기 시작되던 때라 일반 교회에서 장애교인들에 대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 갓 크리스천이 된 지 얼마 안 되는 터라 예수님의 사랑에 감동하고 그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열정이 있었기에 교회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특수학교의 장애아이들을 대할 때면 늘 빚을 지고 있는 심정이었다.

그때 친하게 지내던 목사님과 신부님들을 만나 내가 재직중이던 특수학교에 직접 방문해서 장애 학생들과 성경공부와 공과 학습을 하면 세례를 줄 수 있느냐고 진지하게 물었다. 물론 교리학습은 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그 당시 초교파적으로 미국 선교사와 목사님, 수녀님, 신부님과 몇몇 신자들로 구성되어 일주일에 한 번씩 기도를 하던 기도모임의 멤버였다. 10여 년 동안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기도하고 성경공부를 하러 다니던 나를 곁에서 지켜봤던  분들이라 방과 후에 성경공부와 공과학습을 끝내면 장애 학생들에게 세례를 주기로 했다. 

그분들을 통해 내가 예수님을 만나게 되었고 또 특수교육이라는 학문에 입문하게 되었다. 또 늘 옆에서 예수님의 현존이 되어 내 옆을 지켜주었고 기도로 인도해주었다. 그래서 장애학생들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특하게 여겼고, 전도에 힘을 쓰는 나에게 학습 인도자의 자격을 부여해주기도 했다.

그 뒤로 늘 교회 안팎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장애인의 교회 참여와 직분에 대한 주장을 해왔다. 장애인들이 사람을 통해 전해진 예수님의 메시지를 듣고, 그 내용을 이해해야 하고 스스로 결단을 내려 우리가 알아듣는 언어로 믿음을 표현해야 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우리가 입을 통해 말로 표현하는 언어와는 다른 내면의 언어와 성경을 통한 이해와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끊임없이 대화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언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장애인들의 그들의 언어로 믿음을 외치고 있음에도 우리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한계고 잘못이라면 우리의 잘못을 바탕으로 그들에게 부당한 결정을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일까. 장애인의 신앙 결단이나 표현의 언어를 못알아 듣는 우리는 우리 마음대로 그들의 세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눈과 마음으로 그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야 하고 하나님의 결정을 기도해야 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교회에서 능력에 맞는 사역의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주어지는 직분도 장애인의 능력에 맞는 일을 하도록 자유롭게 주워져야 한다. 장애인도 그들에게 주어진 정도의 달란트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사역의 직분으로 하나님께 되돌려 드릴 날을 준비해야 한다.

지적 장애인에게 세례를 주고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직분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나는 특수교육으로 박사과정을 마친 후에 풀러신학대학에서 목회학을 공부했다.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신 이유는 목회자로서의 사역이 아니라 교회 내에서 장애인을 대변하는 일과 교회가 장애인을 포용하는 사역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좀더 전문적인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성경을 바탕으로 예수님께서 실천하신 특수교육을 알아보고 각 교회에서 실천해야 하는 장애인 사역에 도움이 될 정보와 자료를 정리해 나누는 일을 할 것이다. 여기에 기초가 될 장애인 선교의 모형은 담대하게 하나님나라를 선포하시고, 말씀을 들으러 모인 자를 먹이고, 깨달음을 주기 위해 은유법으로 가르침을 주신 예수님의 사역을 본뜬 모형으로 선교와 복지와 교육의 3대 요소를 충족시키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려고 한다. 

김효선 교수 / 캘리포니아주립대학 특수교육상담심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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