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목사'들의 기도한국
'돈 목사'들의 기도한국
  • 김은실
  • 승인 2011.06.20 17: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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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예장합동 기도회, 회개보다 자화자찬

   
 
  ▲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실내체육관이 예장합동 소속 교회 교인들로 가득찼다. ⓒ뉴스앤조이 유연석  
 
'촤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금색 비닐 폭죽과 드라이아이스가 공중으로 솟구쳐 올랐다. 무대 중앙에는 대형 전광판이 번쩍이고, 양옆으로는 파랑, 초록 조명이 밝게 빛났다. 핀 조명은 무대와 천장을 번갈아 가며 비췄다. 노란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청년들이 찬송할 때는 비눗방울이 뿌려졌다. 신이 난 참석자들은 행사 중간에 휘파람을 불기도 했다. 기도한국2011은 한 편의 화려한 쇼였다.
 
기도한국은 예장합동(총회장 김삼봉 목사)이 주최하는 기도회로, 2008년에 시작했다. 올해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오후 3시부터 세 시간 동안 열렸다. 수용 인원 2만 명인 체육관은 예장합동 소속 교회 교인들로 가득 찼다. 기온이 30도를 넘었지만, 장소가 냉방이 되는 실내인지라 더위로 고생하지 않았다. 주최 측이 생수를 나눠 주어 갈증 걱정도 없었다.
 
행사는 총 3부로 나누어 진행됐다. 1부는 감사와 찬미, 2부는 회개와 결단, 3부는 헌신과 비전이 주제였다. 이번 행사는 CTS를 통해 생중계되었다. 이 사실은 사회자를 통해 매 시간 강조되고 되새겨졌다.

   
 
  ▲ 김창근 목사는 "탄생 100주년이 된 잔칫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로 설교를 시작했다. ⓒ뉴스앤조이 유연석  
 
"탄생 100년을 맞은 잔칫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부 설교를 맡은 김창근 목사(광현교회)는 기도회를 잔치로 표현했다. 잔치 분위기는 회개 시간인 2부에서까지 이어졌다. 2부 사회를 맡은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우리 총회를 사랑해서 오셨으면 '아멘' 하세요"라고 하자, 참석자들이 아멘을 외쳤다. 소 목사는 "하나님 말씀을 가장 은혜롭게 봉독하시는 신수희 장로님이 성경 봉독하시겠습니다"고 장난스럽게 소개했다.
 
기도회가 예장합동을 자랑하는 잔치이자 쇼라는 것은 이날 발표한 비전 선언문에서도 드러났다. 예장합동을 '최대 교단', '전 세계 100개 국에 2,100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단'으로 소개했다. "하나님•말씀•교회 중심의 개혁주의 신학과 보수 신앙으로 교회들을 개척하고 섬겨 왔다"고 100년 역사를 자평했다. 
  
   
 
  ▲ 기도회는 3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각각 감사, 회개, 헌신을 주제로 대표 기도와 합심 기도를 했다. ⓒ뉴스앤조이 유연석  
 
회개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부 설교를 맡은 송용걸 목사(신천교회)는 "오늘날 한국 교회가 비참한 꼴이 되었다. 나부터 회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교단의 구체적인 잘못은 언급하지 않았다. 성추행, 재정 횡령, 금권 선거 등 예장합동 소속 교회와 목회자들이 가장 많이 문제를 일으켰지만, 이에 대한 회개는 없었다.
 
기도회 순서를 맡은 목회자들 면면을 살피면 회개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1부 사회자는 교회 재정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법정을 들락거리고 있는 정삼지 목사(제자교회)였다. 한기총에서 금권 선거 의혹으로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길자연 목사(왕성교회)는 격려사를 했다. 사회로부터 지탄받는 이들이 가장 높은 곳에 올라 당당하게 발언하고 박수를 받았다.
 
체육관 3층 벽면을 따라 전광판이 둘려 있었다. 전광판에는 기도 제목이 돌아가며 나왔다. 민족•나라•사회는 '고쳐 달라', 교회는 '세워 달라'는 기도 제목이었다. 
 
   
 
  ▲ 교회 재정 수십억 원을 횡령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정삼지 목사가 1부 사회를 맡았다. ⓒ뉴스앤조이 유연석

   
 
  ▲ 참석자들은 두 손 들고 찬양하고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유연석  
 
김은실 / 한국 <뉴스앤조이> 기자
 
* 한국 <뉴스앤조이>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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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라면 2011-06-22 23:37:09
차마 욕은 할 수 없고... 정말 힘드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