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의 맏형격인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70)가 37년간의 목회를 마무리했다. 은퇴식이 2월 12일 서울 일원동 밀알학교 그레이스홀에서 2500여 명의 내빈과 교인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후임으로 박완철 목사가 취임했다. ▲ 홍정길 목사의 은퇴식이 1월 12일 서울 일원동 밀알학교 그레이스홀에서 열렸다. 2500여 명의 내빈과 교인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뉴스앤조이 정재원
홍 목사는 고 옥한흠·이동원·고 하용조와 함께 복음주의 4인방으로 불리며 영혼 구원과 사회 선교에 힘썼던 복음주의 1세대다. 국외 선교를 위해 GMF를 설립하고 젊은이들에게 복음의 열정을 심어 주고자 코스타와 학복협을 결성했다. 또 밀알학교를 설립하여 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뒀고, 남북나눔운동을 통해 보수적 기독교인이 통일 운동에 참여할 길을 열었다.
설교자로 나선 이동원 목사는 홍 목사의 사역을 일일이 언급하고 "정말 하신 게 많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 목사는 "그러나 이제는 그 모든 과거를 회상하며 즐거워하기보단 바울처럼 자신의 과거를 배설물처럼 여기고 앞을 향해 달려 가야 한다"고 설교했다. 이 목사는 남서울은혜교회 교인들에게도 "홍 목사를 서서히 잊어 달라"고 당부하며 "홍 목사를 추억하는 게 아니라 홍 목사가 붙잡았던 예수님을 바라보고, 새로운 지도자와 함께 새로운 비전을 꿈꾸라"고 말했다.
이어 손봉호 명예교수(서울대), 김영주 총무(NCCK),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가 축사했다. 자칭 목사 킬러라고 소개한 손 교수는 "내가 목사 킬러가 된 이유는 진짜 목사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며 "그래도 홍 목사님처럼 따를 만한 목사가 있어서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김영주 총무는 "홍 목사님은 내가 만난 목사 중 제일 큰 목사다"고 평가하며 남북나눔운동에 나서 준 것을 감사했다. 김동호 목사는 "홍 목사님의 목회는 세속적 성공을 욕심내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하지 않고 성공했다"고 말했다.
남서울은혜교회는 홍 목사의 퇴임식에 맞춰 <동행-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지요>(이동원 외 19인, 크리스챤서적)라는 은퇴 기념 문집을 배포했다. 홍 목사는 "책에 기록된 사람은 내가 아니다"며 "한 사람을 평가한다는 건 그 사람 위에 흙이 덮이기까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홍 목사는 인사말에서 "하나님께서 다른 말씀 안 하시면 지금 사는 대로 계속 살 겁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정재원
남서울은혜교회 새 담임목사로 취임한 박완철 목사는 "교계 큰 어른인 홍 목사님의 후임이 되어 영광이지만, 마음에 큰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배운 대로 성실하고 정직하게 목회하고 성도들 한 분 한 분 애정과 관심을 두고 돌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예식에는 순서에 없던 중국인 화가 티양의 세례식이 거행돼 눈길을 끌었다. 홍 목사는 "모든 사람 앞에 하나님의 자녀로 확인된 이 사건은 내가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의 총화"라며 "내가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이 알려지는 일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퇴임 이후 홍 목사는 은퇴 선교사를 위한 센터 건립과 기윤실 이사장직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 갈 계획이다. 마지막 인사말에서 홍 목사는 "식(式) 하나 때문에 인생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계속 (목회의 길을) 가겠습니다"고 말했다.
정재원 / 한국 <뉴스앤조이> 기자
*이 기사는 한국 <뉴스앤조이>에 실렸습니다.
남서울은혜교회 새 담임목사로 박완철 목사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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