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엔 아름다운 교회들이 너무 많아요. 지금도 그 큰 뜻을 위해 소리 없이 일하시는 목회자들이 너무 많아요. 잘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병마와 싸우면서도 마지막까지 빈자를 섬기는 이름없는 목회자도 계시고요, 지리산 골짝에서 온 힘을 다해 노인과 병자를 섬기는 목회자도 계시고요, 문명이 없는 오지에서 원주민에게 의료 선교하시는 의사들도 적지 않지요. 이분들이 아직 남아 있는 구도자(Seeker)들이시죠.

이분들, 남은 자(The Remnant)들은 드러내고 자랑치 않으시기에 보이지 않아요. 그들은 숨어서 예수님의 흉내를 내는 분들이죠.

그런데 세상은 개신교에 대해 염려합니다. 세상에 보이는 이들은 남은 자들이 아니라, 드러나 있는 자들이기 때문에 그래요. 세상에 알려진 '드러난 자'들은 좀 더 조심해야 하는데, 밝히 드러나기 때문에 치부가 보이나 봐요. 그래서 세상은 이들을 비판하지요. 그러면 그 동업자들은 입을 맞추어 "주의 종을 비판하지 말라"고 합니다. 성경에 그렇게 쓰여 있던가요? 아니죠. 오히려 구별하라 하셨죠.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 양의 옷을 입고 너희에게 나아오나 속에는 노략질하는 이리라(마 7:15)."

예수님은 양의 옷 닮은 하얀 성스런 옷을 입고 성스러운 말로 다가오는 '노략질하는 이리'를 구별하라 하셨어요. 불교에서 원효처럼 존경받아 마땅한 큰 스님이 있고, 반대로 '땡중'이 있듯이, 개신교에도 존경해야 할 목사님이 계시고 반대로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전혀 예수님 닮지 않은 목사인 척하는 '노략질하는 이리'가 있습니다.

또 어떤 이는 말합니다. "비판하지 말고, 판단을 하나님께 맡기세요"라고요? 판단을 하나님께 남겨두라고 성경은 가르치지 않습니다.

"장로에 대한 고발은 두세 증인이 없으면 받지 말 것이요. 범죄한 자들을 모든 사람 앞에서 꾸짖어 나머지 사람들로 두려워하게 하라(딤전 5:19~22)."

사기꾼들을 꾸짖어야 합니다. 무엇이 부끄러운지 깨닫게 해야 합니다. 성실하게 살수록 악마가 될 수 있습니다. 아돌프 아이히만은 상냥한 아비였지만, 다만 나치의 폭력에 성실했던 관리였습니다. 악의 구조를 비판치 않고, 그 안에서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악의 평범성'(한나 아렌트)은 우리와 우리 후손을 괴물로 만듭니다

"너희는 지혜로운 자로서 어리석은 자들을 기쁘게 용납하는구나. 누가 너희를 농으로 삼거나 잡아먹거나 빼앗거나 스스로 높이거나 뺨을 칠지라도 너희가 용납하는도다(고후 11:19~20)."

이것 보세요. 옛날에도 이리 떼들이 속여도 용납하는 어리석은 자들이 있었습니다. 노략질하는 이리의 설교를 성실하게 들어주고, 착하게 십일조 내고 헌금 내는 것이 노략질하는 이리를 양산하는 길이 될 수 있어요. 양의 옷을 입은 사이비 이리 떼가 아니라 진정으로 약자를 섬기고, 노인들을 섬기고, 부정에 분노하는 분들을 도와드리고 연합해야 할 때입니다. 남은 자의 설교를 듣고, 기도와 헌금으로 선한 분, 정의로운 목회자들 편에 서서 지지해 드려야 합니다.

다만 주의해야겠어요. 이런 글 쓰려면 단어가 갖고 있는 묘한 매혹이 따라와요. 남을 비판할 때 느끼는 쾌감 같은 거죠. 쓰는 저나 읽는 분이나, 그런 마음 말끔히 지워야겠죠. 그리고 자기가 쓴 비판은 곧 자기 삶으로 되돌아온다는 법칙을 각오하며, 미물(微物)에 지나지 않는 서생이 모자란 글을 올립니다.

1. 세습 욕망 - 한기총에게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가 '세습'이란 표현을 부정했네요. (관련 기사 : 한기총, '세습'이라 하지 마라)

작금의 한국교회를 돌아보건대, 후임 담임목사를 청빙하는 문제에 있어서 안팎으로 혼란을 겪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 사회 어디라고 문제가 없는 곳이 있겠는가! 성경에 보면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한기총은 인본주의적이고 비이성적인 세상의 잣대로 교회를 재단하고 세상 언론에 유포하며 한국교회의 성장을 방해하는 소수의 진보적 세력들로 말미암아 한국교회 전체가 오해와 편견 속에 복음의 길이 막혀가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유감을 표명하는 바이다. 이에 한기총은 명실상부 한국교회의 대표적 기관으로서 추후 세습, 승계를 운운하며 기독교의 법과 질서를 뒤흔드는 잘못된 세력 앞에 55,000 교회와 10만 목회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을 천명하는 바이다. (한기총 성명서, 2012.7.19)

	▲ 한기총이 '세습'과 '청빙'을 구분하자 했으니, 명확히 하겠습니다. 이제부터 한기총 목사들이 예비하고 아들 사위의 세습이 성사될 경우, 교회 이름 뒤에 '세습' 자를 붙이기로 하죠. 사진은 2월 14일 열린 제 18대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당선된 홍재철 목사(오른쪽)와 전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왼쪽). ⓒ뉴스앤조이 김은실

먼저 누가 한기총이 "명실상부 한국교회의 대표적 기관"이라 합니까? 자칭(自稱)일 뿐이죠. 그리고 아브라함, 이삭, 야곱 같은 부락연합 시대를 본받자 하네요. 그럼, 세례 요한이, 바울이, 디모데가 세습했던가요? 한기총 이 사람들은 아브라함 시대의 구약만 성경으로 믿는 거 같아요. 신약시대 남은 자들은 모가지가 잘리고 감옥에 갇히는 오지를 찾아 선교했지요. 세습 목사 아들은 왜 일본의 시골이나 아프리카나 캄보디아로 가지 않고, 왜 거대하고 온갖 이권이 붙어 있는 아버지 교회를 '세습'할까요?

일반 사람이 '세습'을 문제시하는 것은, 시골 교회나 섬 교회에서 오실 목회자가 없어 아들이 대신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명확히 금욕과 명예욕을 대물림하려는 '세습'은 밑바닥이 빤히 보입니다. 한기총이 '세습'과 '청빙'을 구분하자 했으니, 명확히 하겠습니다. 이제부터 한기총 목사들이 예비하고 아들 사위의 세습이 성사될 경우, 교회 이름 뒤에 '세습' 자를 붙이기로 하죠. '00 세습 교회'로 쓰고 부르기로 하죠.

사람들은 더 이상 손가락을 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손가락을 가리키는 사람의 삶을 봅니다. 손가락으로 가르치며 설교해도, 사람들은 그 손가락의 주인이 제대로 살고 있는지 묻습니다. 한국교회의 부패는 바로 목회자의 부패한 삶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세습'을 용인하는 한기총 목사들의 삶을 봅니다.

기득권만 누리는 '기득교'나 개 같은 종교라는 '개독교'라는 말이 만들어진 안티기독교의 원천은 한기총 한국기독교총연합회라고들 말합니다. 태동부터 전두환 정권과 야합했던 한기총이 '세습'을 부추는 이 선언문을 보면, 한기총은 거의 반(反)예수, 적그리스도에 가깝다는 생각을 할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그걸 못 느낄 정도라니, 이미 곯아 도덕 불감증이죠.

"이 땅에 무섭고 놀라운 일이 있도다. 선지자들은 거짓을 예언하며 제사장들은 자기 권력으로 다스리며 내 백성은 그것을 좋게 여기니 마지막에는 너희가 어찌하려느냐(렘 5:30~31)."

'세습'을 포장하는 이들을 목사라고 해야 할까요? 인용한 예레미야 말씀을 교회에서 듣기 어렵지요. 목사님들이 설교하지 않는 구절, 밑줄 치지 않는 구절에 가끔 보석이 숨어 있어요. '세습' 교회가 늘어나는 이유는 거기서 이익을 보거나, 박수치는 백성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레위기 기자는 "어찌하려느냐"라며 염려합니다.

2. 물신 욕망 - 오정현 목사님께

	▲ 사랑의교회 건축 현장. 예수님께서 목회하시던 곳은 거리, 다락방, 광야, 배가 아니었던가요? 어마어마한 대리석 건물, 그것도 공공 도로 밑 지하 같은 데 예수님께서 편히 가실까요? ⓒ뉴스앤조이 김은실

세상은 대형 교회의 부패에 대해 염려합니다. 교회가 크다는 이유로 비판받을 일은 없습니다. 저도 강남의 몇몇 대형 교회에 가서 강연한 적이 있습니다. 옥한흠 목사님 계실 때 '사랑의교회'에서 청년들 대상으로 강연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랑의교회 건축을 앞두고 사람들이 염려하고 있습니다. 이 동영상 보셨겠죠? (관련 동영상 : '사랑의교회', 건축 허가의 진실)

사람들은 이렇게 묻습니다.

"시민의 도로는 지상 지하 모두 시민을 위한 공간입니다. 시민의 도로 밑에서 예배 드리면 빈자 예수님 기뻐하실까요? 비웃음 대상이 되어도 은혜스러우신가요?"

교회를 다 짓는다 해도, 끊임없이 물을 겁니다. 이렇게…. 예수께서 언제 법을 교묘하게 처리하여 시민의 도로 밑으로 예배당 짓는 데 모든 걸 투자하라 하셨나요? 과정이 순수하지 않더라도 목적만 성스러우면 되나요? 이웃과 하나님을 내 몸처럼 사랑하고, 세상 속에 소금 역할을 하라 하셨죠.

"먼저 나의 무능을 깨닫고, 하나님의 큰 능력을 의지한다. 자아가 죽는 일, 이것이 도덕의 절정이다. 내가 아직도 약한 것은 내가 아직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던 우찌무라 간조의 묵상(1903. 6)을 다시 읽어 봅니다. 우리 안의 탐욕이 너무 강하고, 선한 행동은 약합니다.

공사 기간 7년, 공사·채석·운반 일꾼 18만 명으로 지은 솔로몬 성전, 향기로운 백향목과 온갖 금으로 칠한 그 성전, 지금 어떻게 되었나요? 예수님 말씀대로 다 허물어지고 다른 이교도의 성전이 세워져 있지요? 예수님은 건물이 아니라 스스로 성전(요 2:21)이라 하셨죠?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고전 3:16)."

성전은 건물이 아니라, 우리와 우리 사이가 하나님의 성전이라 하셨죠. 우리 마음에 혹은 목사님 마음에 '성령' 이전에, 혹시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상품신(商品神)을 섬기는 프로테스탄트"라고 비판했던 상품신으로 가득 찬 것은 아닌지요?

예수님께서 목회하시던 곳은 거리, 다락방, 광야, 배가 아니었던가요? 오 목사님은 예수님처럼 쌍용과 재능교육 해직자들이 있는 거리에서, 용산 철거민이 한때 집단 거주하던 2층 집에서, 고기 잡는 배 대신 노동하는 공장에서 설교하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많은 시간을 빈자와 같이하신 예수님과 달리, 많은 시간을 부자와 함께하시지는 않는지요? 어마어마한 대리석 건물, 그것도 공공 도로 밑 지하 같은 데 예수님께서 편히 가실까요?

목사는 언어로 가르칠 뿐만 아니라, 삶으로 가리키는 존재여야 합니다.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라는 답이 목사의 삶에서 나와야 한다고 합니다. 교회 건축에 슬퍼하는지, 이웃의 고통과 정의를 위해 슬퍼하는지, 오 목사님은 어떠한 문제로 슬퍼하셨나요?

법률을 위반하면, 아랫사람은 "뭐 까짓것"하며 밥 먹듯 위반합니다. 윗물이 맑지 않아 온갖 위법이 횡횡했던 지난 몇 년이었습니다. 탐욕 탓에 불법을 법으로 위장한 위반, 이제 보십시오. 습관적으로 반복되고 교육될 겁니다. 빨간불인데도 건너는 사람이 많으면 겁 없이 빨간 등도 무시하고 넘어서는 원리죠. 오정현 목사님은 그 맨 앞줄에 계시는 거 아닌지요?

주일학교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무얼 배우겠습니까. 연줄과 돈이 있으면 공공 공간을 확대해도 된다. 그것을 교회에서 배웠다. 이래도 좋은지요? 지우려 해도, 교회사에 영원한 치부로 기록될 겁니다. 아니, 이미 여러 책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랑의교회에 여러 번 갔었습니다. 이제라도 상식적인 법이 지켜지면 다행이겠습니다.

3. 회개 없는 성 욕망 - 전병욱에게

2006년 5월 결혼식 주례 부탁하러 목사님 방에 갔습니다. 목사님께서 문 잠그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목사님이 제 엉덩이를 한 움큼 주물렀습니다. 최양락 같은 목소리로 "넌 왜 이렇게 엉덩이 쳐졌냐? 운동해야 힙이 업(up) 돼."…소파에 앉으라 하여 소파에 앉자 목사님이 "너 가슴 한번 만져 보자. 만져도 되지?" 대답할 새 없이 제 가슴을 만졌습니다. "너 가슴도 쳐졌네. 너 정말 운동해야겠다"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한창 목사님이 자전거 타고 다니시면서 설교 때 자전거 얘기 많이 했었고, "지방을 태워 단백질로" 구호도 많이 하셨습니다. 주례 부탁했고, 마지막 말에 또 충격 먹었습니다. "결혼하고 찾아와. 야한 체위 알려 줄게." 기겁했습니다.

어느 포르노 소설 한 부분이 아닙니다. 마침내는 구강성교까지 실현했던 전병욱에 대한 묘사입니다. 성(性)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볼펜을 빠는, 프로이트가 말한 유아성 심리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남에게 치명적인 정신적 상처를 준 성폭력에 대한 문제입니다.

전병욱 사건은 한국교회의 총체적 부패의 상징입니다. '성폭행 목사'의 헛된 설교를 열심히 들어준 '성실한 신자들'과 쉬쉬 감추며 '악의 평범성'(한나 아렌트)을 구축해 준 당회, 노회와 부패한 목사들의 감싸기, 그야말로 '부패 도미노 현상'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피해 여성이 내 아내, 내 딸, 내 조카, 내 손녀가 될 수도 있는데도 말입니다. (관련 기사 : 전병욱 사건은 한국교회 현주소) 

	▲ 전병욱 사건은 한국교회의 총체적 부패의 상징입니다. '성폭행 목사'의 헛된 설교를 열심히 들어준 '성실한 신자들'과 쉬쉬 감추며 '악의 평범성'을 구축해 준 당회, 노회와 부패한 목사들의 감싸기, 그야말로 '부패 도미노 현상'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또 내가 그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었으되 자기의 음행을 회개하고자 하지 아니하는도다(계 2:21)."
성경 말씀 그대로입니다. 회개할 기회를 주었는데, 회개치 않고 오히려 정당화하고 있는 그의 동영상 설교를 들으면 대단합니다.

지난달 새벽 설교에서, 자신을 고통스러운 다윗으로, 교인들을 아굴람굴에서 다윗과 함께하는 동역자로 비유하면서, 어떤 말에도 속지 말라 하네요. 2000년대 조용기판 성공학 설교입니다. 전병욱은 며칠 전에도 "뻔뻔해야 한다"고까지 설교했더군요.

"죄짓고 또 새로 태어났다 하는 교회 사람들은 뻔뻔하다고 세상 사람들이 말해요. 그래요. 예수 믿는 것은 뻔뻔한 거예요."

홍대새교회 성폭력자 전병욱은 계속 다윗과 함께하자 합니다. 다윗은 자기 자신이고, 성폭력을 비판하는 사람은 다윗의 적이 되는 겁니다. 그러면서 "뻔뻔해야 축복받는다"고 강변합니다. 저 뻔뻔한 마케팅에 속는 사람들이 안타깝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마케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홍대새교회 홈페이지에는, 예배 사진들이 있죠. 저렇게 사진 내려면 앞뒤에서 수십 장 찍어 그중 잘된 것을 뽑아야 할 텐데. 예배 중에 사진 엄청나게 찍을 거 같습니다. 예배당인지 사진관인지 모를 곳에서, 전병욱을 위한 모델로 이용되는 저 얼굴들이 불쌍합니다(관련 기사 : 전병욱, 출교냐 면직이냐 복귀냐, 이제까지 나온 홍대새교회 전병욱에 대한 가장 정확한 지적과 대안은, 황영익 목사님의 '목회 윤리와 목회자 권징'이 아닌가 싶습니다).

3. K의 연대와 부활

카프카 장편소설 <소송>에서 주인공 K를 자살하게 만든 초자아는 인간이 살아 있는 한 늘 우리 곁에 있어요. 식민지시대 일본제국, 물질시대의 부패교회와 그 하수인들이 초자아로 군림하며 죄 없는 K들을 '떼 바보'로 만듭니다. K들은 속지 말고 서로 연대해야 살 수 있어요.

자신 있게 말하거니와 소수지만 말씀대로 사는 남은 자들(The Remnant) 많습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시골에서 섬에서 산골에서 약자들 위해 사시는 구도자들 많이 계십니다. 강정 해군기지 반대하며 아직도 감옥에 갇혔던, 아직도 계신 목사님 신부님 스님들 계십니다. 단돈 10원이라도 이쪽에 헌금 보내야 합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드러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작은 사제들입니다.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심이라(벧전 2:9)."

1517년 10월 31일 95개 반박문을 내걸고 루터가 이렇게 썼죠.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제사장이고, 모든 제사장들은 그리스도인들이다. 그리스도가 유일한 대제사장이시고,우리는 그의 형제이므로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선포할 명령을 수행해야만 하며, 수행할 능력을 가졌고, 우리의 이웃을 위해 중재자로서 하나님 앞에 나가야 하며 하나님께 우리 자신을 드려야 한다. 만인 제사장이 되는 계기가 바로 세례다"라고요. 그러고 보니 만인사제주의(priesthood of all believers)를 알렸던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2017년)이 5년 남았어요.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민생 경제와 남북 관계가 모두 위기입니다. 이제 저는 늙었습니다. 힘도 능력도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가 최대한 일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예수님."

故 김대중 대통령께서 남기신 마지막 일기를 읽어 봅니다. 우리 남은 자 K들끼리 만나야 합니다. 함께 기도하고 즐겁게 지혜도 모아야 합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다가오는 5년 안에 기뻐 웃는 일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무릎 끓고 기도하고, 처음부터 다시 읽고 몇 자 수정해서 이제 보냅니다. 남은 구도자님들, 늘 평안하시고요.

김응교 / 시인

* 이 글은 한국 <뉴스앤조이>에 실렸습니다.

김응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