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억 년으로도 진화 설명 못해'
'140억 년으로도 진화 설명 못해'
  • 양승훈
  • 승인 2013.01.03 16:39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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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VIEW 양승훈 교수, '오랜 창조연대와 진화 '

   
 
 

▲ 양승훈 교수. ⓒ뉴스앤조이

 
 
근래 복음주의 진영에서 일어나고 있는 창조론 논쟁에서 핵심적인 사안의 하나는 창조 연대 문제입니다. 흔히 창조과학자들은 지구/우주가 6천 년 전에 창조되었다고 주장하고, 복음주의 진영의 전문과학자들은 대부분 대폭발 이론에서 제시하는 140억년의 우주 연대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창조과학자들이 6천년 지구/우주 연대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오랜 연대를 받아들이게 되면 진화론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 창조과학연구소(Institute for Creation Research) 소장 모리스(John D. Morris)는 "진화와 오랜 연대는 손에 손을 잡고 간다"(Evolution and deep time go hand in hand)고 했습니다.

이것은 다만 창조과학자들의 주장만이 아닙니다. 하버드대학 생물학 교수였던 진화론자 왈드(George Wald, 1906-1997) 역시 오랜 시간만 주어진다면 진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실 시간이야말로 줄거리(plot)의 영웅이다.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불가능한 일'(the impossible)은 가능하게 되고, 가능한 일(the possible)은 있을 법하게 되고, 있을 법한 일(the probable)은 사실상 확실한 것처럼 된다. 우리는 다만 기다릴 뿐이다. 시간은 그 자체가 기적을 연출한다." 그렇다면 140억년의 우주 연대를 받아들인다면 진화를 설명할 수 있을까요? 다시 말해 생명체가 6천년 동안에는 진화가 일어날 수 없지만 140억년 동안에는 생명이 저절로 발생할 수 있을까요?

생명의 자연 발생 확률

생명체의 자연 발생 확률에 관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다루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은 미국 창조과학자이자 수의사인 와이송(Randy L. Wysong)입니다. 그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L-형 아미노산과 생명체를 구성하는데 방해가 되는 D-형 아미노산을 각각 400개씩 섞은 혼합물(자연에 존재하거나 사람이 만든 아미노산은 모두 이런 혼합물로 존재)로부터 L-형으로만 된 400개의 아미노산이 저절로 분리될 확률은 1/2400=1/10120 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생명체가 만들어지기 위한 그 다음 단계는 L-형 아미노산으로부터 단백질이 합성되어야 합니다.

이제까지 알려진 생물들 중 가장 간단하면서도 번식 가능한 세포는 가축의 폐렴을 유발하는 PPLO라는 균인데 이 균은 625개의 단백질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면 각각 400개의 L-형 아미노산으로 된 625개의 단백질이 우연히 만들어지게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400개의 아미노산이 모두 L-형으로만 존재할 수 있는 확률이 1/10120이므로 625개의 그런 단백질이 우연히 형성될 확률은 1/10120을 625회 곱한 숫자 즉, (1/10120)625=1/1075,000 밖에 되지 않습니다.

가장 간단한 단세포 생명체가 저절로 만들어질 확률 1/1075,000은 상상할 수 없이 작은 확률입니다. 게다가 이 확률 계산에서는 단백질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L-형 아미노산들이 독특한 형태로 배열될 확률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고려한다면 400개의 L-형 아미노산이 우연히 특정한 배열을 하여 독특한 하나의 단백질을 형성할 수 있는 확률은 다시 1/400!=1/10869로 줄어듭니다. 그러므로 이 확률이 앞의 확률과 곱해진다면 생명체 합성에 필요한 특별한 단백질 합성 확률은 훨씬 더 작아집니다.

게다가 이렇게 단백질이 합성되었다고 해도 이들이 생화학적 활성을 갖기 위해서는 적당히 접혀야 합니다. 400개의 아미노산으로 된 단백질에서 각각의 아미노산이 네 가지 방향으로 접힌다고 가정하면 이들은 총 4399=10240 가지의 접는 형태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엄청난 숫자의 가능한 형태들 중 특정한 몇 가지 형태의 단백질만이 생화학적인 활성을 가질 뿐입니다. 따라서 생화학적인 활성을 가진(생명체를 만들 수 있는) 단백질이 저절로 만들어질 확률은 더욱 작아집니다. 확률의 법칙에 의하면 "확률이 극히 작은 사건은 일어나지 않습니다."(Events whose probabilities are extremely small never occur.)

우주에서 일어날 수 없는 사건

현재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의 수가 얼마나 될 것인지 아는 것은 자연주의자들의 주장, 즉 오랜 시간만 있으면 아무리 작은 확률의 사건이라도 일어난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지적설계론자 뎀스키(William A. Dembski)는 우주의 탄생 이래로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건의 최대 숫자를 이렇게 계산했습니다: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건의 최대 숫자
= 1080개 (관측 가능한 우주 내에 기본입자의 수)
× 1025초 (우주의 나이)
× 1045Hz (플랑크 시간의 역수로서 기본입자 하나에 있어서 1초당 일어날 수 있는 최대 물리적 사건의 수) = 10150

뎀스키는 우주의 연대를 현재 받아들여지고 있는 140억년, 즉 1018초 보다 1천만 배(즉 107배) 더 긴 연대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어떤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시간적 범위를 훨씬 더 크게 잡은 것입니다. 이 결과를 다르게 말한다면 우주에서는 1/10150보다 낮은 확률의 사건은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현대 우주론에서 말하고 있는 우주의 나이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전 우주에 걸쳐 1/10150 보다 작은 확률의 사건은 일어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거꾸로 140억년의 우주 역사에서 L-형과 D-형 아미노산이 각각 50%씩 섞인 혼합물이 생명체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L-형과 생명체 구성에 방해가 되는 D-형 아미노산으로 저절로 분리될 수 있는 최대 아미노산의 숫자도 계산이 가능합니다. L-형과 D-형 아미노산 분자들이 140억년 동안 저절로 분리될 확률이 1/10150보다 작아지기 위한 L-형 아미노산 분자의 최대 개수를 계산하려면 배열 가능한 수가 10150과 같아지는 아미노산의 수를 구하면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아미노산의 수를 미지수 x로 두고 2x=10150의 방정식을 풀면 됩니다. 그러면 x=498.3개, 즉 L-형 아미노산 분자의 최대 개수는 약 500개가 됩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이는 L-형 및 D-형 아미노산이 각각 500개 씩, 총 1,000개 이상이 섞여 있다면 우주의 탄생 이후로 지금까지 아미노산이 저절로 완전히 분리가 될 가능성이 없다는 말이 됩니다! 물론 L-형 아미노산이 저절로 분리가 된다고 해도 이들이 독특한 형태로 배열되어 생명체를 만드는데 필요한 단백질을 형성할 확률은 훨씬 더 낮아집니다.

이런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서 조지 메이슨 대학(George Mason University) 교수였던 모로위츠(Harold J. Morowitz)는 평형상태에 있는 직전 물질로부터 50억 년 동안 간단한 대장균 하나가 합성될 확률은 1/10100,000,000,000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혹자는 아무리 작은 확률의 사건일지라도 0이 아닌 이상 오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현대 우주론은 우주의 연대가 무한하지 않고 140억년에 '불과' 하다는 많은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00년도 못 사는 인간의 수명에 비한다면 140억년은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시간이지만 진화가 일어나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입니다. 그러니 오랜 시간도 더 이상 진화론의 피난처가 될 수 없습니다!

생명의 자연 발생과 창조연대

요약한다면 창조-진화 논쟁과 시간의 문제를 생각할 때 우리는 먼저 140억년의 우주연대로도 생명체 진화는 도무지 일어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비록 위의 계산에서는 생명체 발생과 관련된 불확실한 요소들이 불가피하게 많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생명이 저절로 진화해서 발생하기에는 6천년은 물론 140억년도 너무 짧습니다. 다시 말해서 지구 위의 모든 생명체들이 자연적인 메커니즘에 의해 진화되기 위해서는 6천년이나 140억년이나 둘 다 오십 보 백 보일 뿐 터무니없이 짧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랜 우주 연대를 받아들이는 것은 진화론과 타협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은 틀린 주장입니다. 창조과학자들이 평면지구설이나 천동설보다도 못하다는 비난을 들어가면서까지 지구/우주가 6천 년 전에 창조되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은 진화를 위한 시간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140억년의 우주연대를 받아들이는 것은 마치 진화론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고 비난합니다. 그들이 방사능 연대를 위시하여 오랜 연대를 보여주는 현대 과학의 수많은 연구 결과들을 모조리 배격하는 것도 혹이나 오랜 연대에 진화가 묻어 들어오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140억년은 지구상에 현존하는 수백만 종의 생명체들은 고사하고 아미노산으로부터 단백질 분자 하나 합성하는데 필요한 시간도 되지 못합니다!

생명의 자연발생 확률을 생각한다면 6천년이나 140억년이나 둘 다 순간에 불과하고 진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마치 가정집 수도관이 터져도 전 지구적 홍수가 나지 않지만 팔당댐이 터져도 전 지구적 홍수가 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걸음마 하는 어린아이가 펄쩍 뛰어서 지구의 중력권을 탈출할 수 없는 것이나 올림픽 높이뛰기 선수가 중력권을 탈출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논리입니다. 진화론자들의 논리에서 본다고 해도 현대 우주론에서 말하는 140억년이나 창조과학자들이 주장하는 6천년이나 둘 다 진화가 일어나기에는 턱 없이 짧은 '젊은' 우주론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믿는 이유 선교회'(Reasons to Believe) 총재 휴 로스(Hugh Ross)가 창조 연대 논쟁과 관련하여 현대 과학에서 말하는 우주나 지구연대를 오랜 연대라고 부르기보다 차라리 중간 연대(mid-age)라고 부를 것을 제안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아무리 작은 확률이라도 오랜 시간만 지나면 무엇이든지 자연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은 현대 우주론에 의해 정면으로 부정되고 있습니다. 시간은 하나님의 피조물일 뿐, 무엇이나 만들어낼 수 있는 전능한 창조주가 아닙니다! 위에서는 주로 아미노산이 자연에서 저절로 분리되어 단백질을 형성할 확률을 논의했으나 원자를 비롯한 무기물의 기원이나 무기물로부터 아미노산이 저절로 만들어질 확률을 고려한다면 생명의 자연 발생 확률은 더더욱 작아집니다. 그리고 가장 간단한 단백질이 합성되었다고 해도 이로부터 최초의 생명체 진화까지는(진화가 일어난다고 가정할 때) 또 다시 멀고 먼 길임을 생각한다면 확률적 과정으로 최초의 생명체가 저절로 만들어졌다고 믿는 것은 창조주를 믿는 것보다 훨씬 큰 믿음이 필요합니다!

양승훈 / 벤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IEW)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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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두기 2013-01-16 04:28:06
반복시행횟수라...
한 사람이 복권을 살 확률과 어떤 종류의 분자들이 한군데 모이려고 애쓰는 (시행하는) 확률은 어떻게 다를까요?

열역학 제 2법칙의 엔트로피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진화론의 확률은 너무 작아서 자동차 부품을 한꺼번에 공중에 던져서 그게 떨어지면서 비행기로 조립되어 나올 확률과 같습니다. 그럿지만 당신들은 "많이" 시행하면 그것도 가능하다는 거지요? 그러나 자연은 열역학 제 이법칙을 거스르면서 그걸 반복시행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인간중에는 복권을 반복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당첨자를 만드는데 일조하지요.

후쿠오카 2013-01-11 07:45:40
무명의 어느 수의사가 집에서 계산한 것 가지고 드리대시는데 무신론자 과학자들 중에는 아인슈타인, 호킹, 힉스, 와인버그, 페이먼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네이쳐지의 1998년 서베이를 보면 7%의 과학자들 만이 인격신의 존재를 믿고 있다고 합니다. 그 비율은 시간이 지날 수록 현저히 낮아지고 있음을 알고 있구요. 과학적 대응을 하려면 과학자들에게 해야지 애먼 시골 인터넷 사이트 유저들에게 하고 있으니 제3자 입장에서는 약장사처럼 보이는 인상입니다.

바두기 2013-01-10 23:49:11
복권당첨 확률로 진화론의 확률을 설명하려는 사람들 보셔요.
500만분의 일은 정말 작은 확률이지만 당첨자가 나오지 않느냐 하고 주장하시는데 사실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복권을 1000만명이 산다면 오히려 당첨자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게 됩니다.즉 많은 사람들이 사기 때문에 당첨자가 나올 확률은 안나올 확률보다 커지게 됩니다.

후쿠오카 2013-01-10 16:16:08
허허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근데 여호와가 천지를 창조했다는 증거는 어디있나요? 그걸 과학으로 증명하시려나 본데 설마 신화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건가요? 엉뚱한데 돈,시간 허비하시지 마시고 그 열정으로 가난한 사람들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Man 2013-01-10 10:31:35
바두기님
생각을 하고 글을 쓰시죠. 진화론은 확률을 가지고 이론을 만들지 않습니다. 확률을 가지고 시비를 건 쪽은 창조론자들입니다. 그리고 확률을 가지고 시시비비를 가린다고 하더라도 님의 주장을 나타내는 표현은 과학적인 표현이 아닙니다. "확률이 낮아도 너무 낮다." 이런 표현을 가지고 님과 같은 주장을 하는 과학자는 없습니다. 확률이 낮다고 할 때에는 상대적인 의미에서 낮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낮다는 말입니까? 님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보편적 현상의 확률을 가지고 낮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학은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주의 역사를 다룰 때에 10^-30초 정도의 시간도 다룹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이 정도의 시간이라면 그것은 순간입니다. 그러나 그런 순간에도 엄청난 물리적 변화가 우주에 있습니다. 님처럼 일상적인 삶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그런 짧은 시간 간격속에 일어나는 일들을 연구한다는 자체가 무의미한 것입니다. 하지만 과학자의 사고와 그들의 사고의 틀은 다릅니다. 논리라는 것은 지극히 이성적인 태도를 취할 때에만 바로 작용합니다. 종교적인 신념이나 주관적인 견해를 배제하는 것이 과학을 하는 가장 초보적인 자세입니다. 님에게는 그런 태도가 전혀 없습니다. 창조론자들이나 지적설계론자들이나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그들의 생각은 결론이 내려져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려는 태도로 모든 것을 몰고갑니다. 자신의 신앙적 신념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또 자신의 그러한 태도가 신앙심의 정도를 보여준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한번의 거짓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눈덩이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과 같은 거짓을 만들어낸다는 말입니다.
지금 이 기사에서 주장하는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서는 오래 전에 김명현 교수라는 사람이 교회를 돌아다니며 창조과학에 대한 강연을 했습니다. 자신의 전공분야도 아닌 고생물학과 지질학으로 다루면서 지금까지 두 분야에 온 삶을 바친 학자들의 이론을 완전히 웃음거리로 만들면서 개그수준의 강의를 했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그 자리에 있던 몇몇 전공자들은 쓴 웃음을 지으면서 한국 개신교가 보여주는 지성의 수준을 다시금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창조론자들이나 지적설계론자들이나 그들의 주장의 뿌리는 성경에 대한 무지입니다. 창세기의 사건을 문자주의적으로 해석하는 오류가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창세기는 오래전부터 역사가 아니라 고대의 신화를 차용한 문서이고 모세라는 사람이 쓴 것도 아니라 여러 사람들에 의해 쓰여진 것이라는 것이 밝혀져 있습니다. 종교적 경전이 과학적 사실을 넘어서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한국의 개신교 신자의 사고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듯이 근본주의자들이 가지게 되는 이런 강박관념의 이유는 종교를 통하여 사회에서의 강자의 위치 혹 우위의 위치를 점하려는 욕망때문입니다. 교회가 이것을 추구해왔습니다. 그리고 그결과가 부패와 탐욕입니다. 맘모니즘과 대형교회의 출현이 한국 근대사회의 역사적 상황과 맞물려 천민자본주의적 형태의 종교적 물욕과 권력욕을 낳았습니다. 이것은 한국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통해 들어올 때 부터 오염된 채로 들어왔고 한국이 지니고 있던 특수한 상황과 맞물려 기형적 형태의 종교로 발전한 것입니다. 이런 욕망에 대하여 사회학자들은 종교적 제국주의라고 부릅니다. 지난 천오백년 동안에 기독교가 서구문화를 지배해 온 기독교의 쇠락을 지켜보면서 자신들의 입지와 힘의 권좌를 다시 부활시키려던 18-9세기의 미국의 근본주의 운동이 한국에 그 마지막 여파를 드리밀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일부 그리고 영국의 일부 개신교외에는 근본주의적 기독교를 추구하는 집단이 없습니다. 당신 같은 사람들은 그 사람들을 보고 믿음이 없느니 아니면 사탄에게 속아넘어가고 있다고 일갈하지만 그들도 고민을 하는 기독교인입니다.
바두기님이 연세가 있다면 매우 힘든 일이겠지만 회의하는 신앙이 결국 본래의 종교적 원류에 회귀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만 알아두십시요.
그리고 과학은 누구의 전유물이나 소유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절한 훈련과 지식수준이 검증되지도 않은 사람들이 옳다 그르다는 쉽게 말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만일 그런 것이 횡행하는 사회가 된다면 그 사회는 가장 먼저 질서의 유지에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과학을 공격하시고 싶으시면 먼저 과학을 공부하고 그 분야에 전문가의 위치까지 오른 후에 과학에서 사용되는 용어와 개념 그리고 그 집단에서 허용하는 적절한 절차를 따라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십시요. 그러면 누구도 그에 대하야 쉽사리 반대할 것도 아니며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여 그 의견을 들을 것입니다.
목사, 의사, 고등학교 교사같은 사람들이 진화론이 어쩌니 빅뱅 이론이 어쩌니 떠들어봤자 귀가 얇고 전문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은 관심을 가질지 몰라도 정작 그 분야의 잔문가들은 그냥 웃고 넘어가면 다행인 것입니다.
제대로 물리학이 어떤 학문인지를 알고 있는 학자라면 본 기사와 같은 글은 쓸 수가 없습니다. 이게 모두 종교적 착각이 불러오는 불행한 시대의 결과물입니다.